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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아시아 제40호 2016.봄 - 다람살라 2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storytelling ASIA,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 두 가지 생각을 먼저 했었다. 계간으로 발행하는 잡지를 언제적에 읽어 봤더라?, 와 아시아가 제목이니까 아시아 관련 소설이 줄줄이 나오겠구나, 였다. 예전 언제던가 계간 발행 소설 전문지를 받아 보았던 적이 있었다. 그 때 느꼈던 것은, 매 주 혹은 매월 연속하는 이야기도 연결지어가며 읽어가기가 기억이 아롱아롱 거려 지는데 몇 달이 지나고 나서 그 다음편 이야기가 나오는 계간에서는 연속되는 상황이 잘 기억 날까, 하던 것이었다. 그랬던 내가, 아시아 책에서 나오는 이란 알아보기와 심훈 문학상 작품이 실려 있다는 것에 호기심과 기대가 올라왔다.
아시아라 하면 아시아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그 나라들에 대해 다 알고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들의 사상과 삶이 녹아있는 글을 읽는다는 것은 그들을 더 잘 알게 되는 계기도 될 것이고, 작품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글을 읽어가면서 나라 별로 특색이 드러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달라이 라마 이야기와 티벳, 네팔과 같은 나라의 사람들 이야기에서도 그들의 사상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평소에 자주 접하지 않던 문학에 가까이 다가간 느낌으로, 뚜껑을 열어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굴비처럼 엮어져 나왔다.
페르시아인으로서의 강건했던 기개가 이란인으로 되면서 어떻게 달라지게 되는지를 이 책에서 고개 끄덕이며 읽었다. 이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그들의 종교였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매일 떠오르는 사건과 이슈에 눈과 귀를 모으고 있다 보니 저쪽 서남 아시아 쪽의 무서운 종교가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자리 잡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본래 페르시아인이었다는 생각은 전혀 연결도 되지 않는 채로. 그들에게도 문학이 있었고, 그 문학을 알지 못하면 그들의 언어도 할 줄 안다고 말 할 수 없다는 그 말, 예전에는 이런 말들에 강력히 부인해 왔었던 나만의 생각, 언어는 연습에 좌우되고 습관적이라는, 그 생각을 다시 돌아 보게 해 주었다. 이란어를 전공하고 이란 문화를 읽고 배웠어도 이란인 처럼 말 할 수 없다, 이것은 강한 인상을 주는 말이었다.
네팔의 지진이야기도 뭔가 쿵, 떨어지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네팔 고향 땅에 집을 마련하기 위해 10여 년을 타향에서 노력해서 모은 돈으로 집을 짓자 얼마 안 있어서 지진으로 그 집이 부서졌다. 너무 가혹한 일이고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가장 기대가 갔었던 심훈 문학상과 고은 작가와의 인터뷰 기사는 아직 입도 떼지 못했다. <작가의 눈>에서 바라 본 <고은의 깊은 곳>이 이 책 봄 호의 백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작품 속에 숨어있는 고뇌는 작품 하나를 탄생시키기까지의 실상의 고통이 그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에 확인을 시켜 주는 기사였다. 고은 작가의 일생 자체는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참혹했던 우리의 역사 속에 끌려왔다. 요즘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에 빠져 있는 터라 더욱 이 시대의 고통이 다가오고 있었던 참이었다. 그것이 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절대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더 상기 시켰음이기도 하다. 오히려 태백산맥 이라는 소설 속 상황들은 조금이라도 미화 했을 것도 같다. 그만큼 고은 작가의 구비구비 일생에는 고통스러웠던 삶의 역사가 있었다.
109쪽 - 나는 허무와 죽음의 세계만을 나의 세계로 삼았네. 이런 상황에서 집을 뛰쳐 나가게 되었고 입산했고 몇 번째 자살미수를 거듭했지. 이 과정에서 나는 뭔가를 쓰기 시작한 것이니 그것이 시와의 해후이겠네. 예감은 없었어. 예감 따위를 생략하고 맨몸으로 맨손 맨발로 시인이 되어버린 것이지.
아시아의 다른 나라 작가들, 특히 내게는 생소한 그런 사람들의 소개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들 나라에서는 이미 유명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에는 알려지지 않은 그런 작가들의 삶이 흙 속에 묻혀있다 흙을 살살 헤치고 드러나는 느낌이었다. 다양한 읽을거리가 눈을 즐겁게 하고 아시아의 이모저모가 문장들 속에서 술술 풀려 나오니 모르고 있던 문화, 문학, 사상이 한 가득이다.
지금은, 왜 진작 이 책을 펴 보지 않았을까, 의아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