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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복수 도시락 - 엽기발랄 싱글맘과 까칠한 여고생의 맛있고 다정한 3년간의 밀당
ttkk(카오리) 지음, 이은정 옮김 / 우리학교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남다르다. 복수 도시락.
도시락이면 도시락이지 복수의 도시락 이라니?
그것도 엄마가 딸에게 매일 싸 주는 도시락이 복수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니,
독자로선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러면서 생각나는 것이 도시락의 생김새, 그 내용물의 모습이다.
집에서 싸 주는 엄마가 있으니 딸이 받아서 가져 간다는 그 상황이,
엄마와 딸 사이의 손과 손을 건너가는 그 도시락이 가지는 의미는
참 다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함께 나면서.
엄마의 정성, 손맛, 뒷바라지, 그런 것들이 스며있을 도시락이
이 집에선 복수를 품고 있다, 는 그 자체가 흥미를 당겼다.
모녀 간의 보이지 않는 소통이 매끄럽지만은 않은 것인가, 뭔가 터지기 직전일지도
모르겠다, 는 상상을 발휘하게 하며 살짝 기대가 되지 뭔가.
그러면서도 혹시 모를 반전이라도 숨어 있는 건 아닐까, 라는...
누군가에게는 도시락 싸기는 귀찮음일 것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하기 싫은 일이다. 그러나, 이왕에 준비할 도시락이라면
좀 의미도 둘 수 있고, 싸는 사람에게나 받는 사람에게나 둘 다에게
기쁨과 보람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귀찮음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집에서 먹는 메뉴 고르는 것 조차도 사실 쉽지 않다.
늘상 먹는 밥이지만 오늘은 뭐해 먹지, 늘 생각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더욱, 도시락을 통해서 이 엄마가 딸에게 보내는 도시락은
어떤 모습일지 독자로서 엿보는 재미, 정말 쏠쏠하지 않을까?
::: 40 쪽
반항의 최절정기 라고는 하지만 지금은 딸아이와 단둘이 살고 있으니
아무리 서로에게 짜증이 나도, 싸움을 해도 대화는 해야 했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어쩌면 도시락은 우리 둘을 잇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적격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참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이 둘 이지만 한 아이는 이미 독립을 했고
둘째 딸과 함께 살면서 그 딸이 까칠하고 표현이 없는 것에 귀여운 복수 감정을
도시락에 표현해서 딸과의 소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제목도 다양하고 내용물에도 변화를 주어서 마음을 표현하는 엄마.
이게, 이 캐릭터 도시락이 바로 복수인건가?
::: 53쪽
캐릭터 도시락 그만둘까? 그러나 인생이 그렇게 달달하지 않다는 걸
가르쳐야 하는 입장이므로 복수의 캐릭터 도시락을 그만 둘 수는 없죠.
슬프게도 연휴가 길었던 덕분에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요.
::: 111쪽
신학기가 시작되었다는 건 도시락 싸기가 시작되었다는 뜻이죠.
도시락이 없는 행복한 나날도 끝이군요. 도망가고 싶어도 도망갈 수 없는,
그런 도시락 만들기도 앞으로 1년 남았습니다. 즐기자, 그래, 즐기는 거야!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다 보면 매일 다른 모양의 캐릭터 도시락이
눈에 확 들어온다. 누가 봐도 아이디어를 보통 내어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반찬 자체를 얼굴 모양으로, 사람 모습처럼 다양하게 잘 꾸며 놓았다.
사랑하는 연인이 있어 도시락을 준비한다면 밥 위에 완두콩 같은 재료로
하트 모양이나 낼 줄 알았던 빈약한 아이디어 뿐인 독자에게는 화들짝
반가울지도 모르겠다. 마음으로만은 변화를 주고 싶은 생각으로 넘치지만
그 내용을 정하는데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고, 방법도 자신이 없던 솜씨의
소유자 라면 소시지로 얼굴 만드는 법 이라든지 내용 선정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과 힌트를 얻게 되는 시간이 되어 줄 지도 모르겠다.
사춘기의 반항,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이런 예쁘고 창의적인
캐릭터 도시락을 매일같이 몇 년동안 제공 받을 수 있다면 그 이름이
복수의 도시락이든 그 무엇이든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싶다.
이런 멋진 방법으로 복수를 한답시고 매일 다른 캐릭터를 구상해 내느라고
아이디어를 짜 내는 엄마가, 그렇게 멋진 엄마가 계신다면 너무너무
행복할 것 같다. 어디 감히 툴툴대며 먹을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