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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필요 없다 - 인공지능 시대의 부와 노동의 미래
제리 카플란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Humans need not apply.
원제에서 살벌함이 솟아 오른다. 인간은 필요없다니,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도래하고 있고, 인간없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를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꺼림칙한 분위기를 떨칠 수 없게 한다.
어릴 때 일본 만화 은하 철도 999를 보면서 느꼈었던 그 궁금증이 떠오른다. 영원한 생명을 얻으러 은하 철도에 탑승해서 메텔과 여행을 하던 철이는 대체 무엇을 찾고 있었을까? 은하 철도를 조종하던 인간 아닌 기관사의 기묘함까지도 생각이 난다. 탑승객은 따로 없고 오직 주인공 철이와 메텔 뿐인 기차, 정차하는 행성마다 저마다의 이상한 분위기와 상황들,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무엇인지도 모른 채 갈구하고, 서둘러 얻을 수 있기를 바라던 철이를 보면서 혹시라도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미래에 순수 인간인 철이처럼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애써야 하는 그런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닐까, 그런 말도 안 되는 만화 속의 상황이 이 책 제목처럼 바로 <현재> 속으로 들어와 있는 것이다.
인공 지능 학자인 저자의 표현대로, 인공 지능이 모든 것을 담당하는 시대가 왔다. 인공 지능, 로봇 들이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되고, 일상까지도 조절할 수 있는 그 속에서, 그들이 주인공인 세상, 여기에서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인간과 인공 지능과의 공존을 위해 해야 할 인간의 몫을 살펴본다.
::: 16쪽
한정판매 나 총알배송 이라는 참기 힘든 유혹에 눈이 멀어, 지금껏 소중히 간직해 온 생활방식이 점진적으로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할 지 모른다. 오늘밤에 온라인으로 전기 밥솥을 주문하면 내일 바로 배송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로 인해 집 근처 소매점들이 점차 문을 닫고, 이웃들이 일자리를 잃는 결과는 가격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편리함을 좇아 과학의 발전이 눈부시게 진보했지만 상대적으로 인간에게서 할 일을 없애고, 사회 시스템이 달라지고, 경제 체제에 변동이 생긴다는 말이다. 인간은 그만큼 편리함을 얻었지만 인간적인 삶을 내어 주어야 했을 때의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도덕을 지키는 인조 지능은 가능한가?" 부터 생각을 해 본다면,
컴퓨터 로써의 역할로써 사람이 입력한 정보만 처리해 오다가 주식 매매 거래 현장에서의 역할까지 해 내는, 인간이 계산해 내기는 역부족인 정보를 척척 해 내 온 인공지능, 그들에게서 윤리를 지키도록 하는 프로그램의 입력은 가능할 것인가? 이 의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현재까지는 NO. 이다. 인간의 도덕관 이라는 것은 동정과 연민을 느끼는 인간의 능력에 뿌리 내려진 것으로 판단이 되므로 인공 지능 기기에게는 도덕 규범을 프로그램 할 커리큘럼은 아직 멀다고 말한다. 도덕관념이 없이 주어진 임무를 척척 해 내기만 하는 인공 지능,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정, 동정심이 전혀 없이 역할만 해 내는 인공 지능의 모습을 언제던가, 외국에서 제작한 미래 영화에서 본 적이 있다. 집 안 일을 돌보는 여자 로봇, 상냥하기는 하지만 왠지 감정없이 주어진 집 안일을 척척 해 내고 인간에게 전혀 해를 끼치는 일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일까? 임무를 행하는 것과 당장 처리해야 할 위급한 문제 사이에서의 결정 같은 것은? 이런 점이 우리가 인간으로서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다.
데이터의 가치를 활용한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을 비롯해서 자동차, 의료비, 컴퓨터의 가격까지 실제 비용을 인지하기 어렵게 만들어서 서비스의 비용이 모두 얼마인지 거의 알 수 없게 만드는 구조를 소개하고 있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내게 약간 새로운 부분이었다. 정확한 가격은 대체 얼마인가, 무료 배송이라는 의미가 사실일까, 이런 의문은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소비자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고 까지 하니 숨겨진 뭔가를 느끼게 했다. 여태까지 온라인 쇼핑이다, 홈쇼핑이다, 오프에서 열고 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 보다 대부분의 쇼핑을 온라인에 의지하는 나로서는 의아하지 않을 수가 없는 부분이다. 첫째는 편리해서, 시간도 절약되고 가격도 낮고, 이용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그 쪽으로 선택을 하게끔 하던 것이 바로 이런, 숨어 있는 부분이 있었던가 싶다. 그렇게 함으로 해서, 한쪽으로 편중된 부는 상위 1 %를 더욱 부자로 만들며 그들의 영향력은 개개인을 위한 국가 정책에도 미칠 것이며 소득 불평등과 노동의 위기로 나아가게 한다니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또, 노동의 모습의 변화이다. 변호사 업계, 로스쿨 졸업생들 대신에 꼼꼼한 지식을 탑재한 로봇들의 법률 서비스 제공, 의료계, 항공기 조종사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직업의 변천과 이동을 예고한다. 자동화와 로봇의 대체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잉여 노동자는 어떻게 흡수해야 할까, 하는 문제가 여기에서 대두된다. 이에 저자는 " 직업 대출" 이라는 이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전통적인 직업 교육은 하등 도움되지 않았음을 알리며 고용주가 필요한 신기술을 습득한 노동자의 숫자를 제출하면 그 수에 맞춰 기술 교육을 이수하게 하고 노동자가 벌어들일 소득에서 교육비를 제한다는 개념이다. 마치 주택 담보 대출 처럼 인간이 앞으로 벌어 들일 수 있는 소득을 담보로 하는...... 직업의 수요와 공급을 맞출 수 있고 고용주는 특정 기술을 지닌 노동자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보이긴 한다. 내 생각으로도, 달라진 노동의 모습과 노동의 구조이니 만큼 그 시작인 교육의 모습도 달라져야 할 것이고, 직업 교육은 특히 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에도 정체되어 있는 노동의 모습, 실업, 바늘 구멍 통과하기의 힘든 모습을 보면 사람 대 사람으로서도 힘들기 그지 없다. 여기에다 인공 지능과의 일자리 경쟁은 그 어떤 표현이 적당할 지 조차도 모를 현상이 될 것이다.
미래의 어느 날 인가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기계화와 자동화로 인해 많이 달라질 분위기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라는 개인적인 생각,크게든 적게든 로봇의 힘에 의존해서 삶이 이루어 지리라, 는 생각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회 전반적으로 기계와 로봇의 힘으로 살아가는 일상은 이전의 인간만의 삶에서 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일련의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아울러서 해 보아야 했는데도 그 단점보다는 편리할 것이라는 눈에 보여지는 장점에 힘입어 기대를 더욱 부풀리게 하는 효과를 가져 왔었다. 미래 관련 외국 드라마를 보면서도 인공 지능을 사용하는 편리함, 좋겠다, 라는 생각에 거의 치우쳐 지낸 것이 사실이다.
밝은 면이 있다면 항상 그 이면의 어두운 면을 고려해 봐야 하듯이 인공 지능이 함께 할 미래 사회에서 인간으로서 처리해야 하고 미리 예방해야 할 제반의 문제들을 생각해 보는 시간들을 갖게 하는 이 책은 사회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와 정치 체제에 미칠 영향도 함께, 연결된 망을 통해서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생각해 보라는 것과 부의 재분배 문제, 노동하지 않고 삶의 기본적인 생활이 충족될 때의 잉여 에너지의 사용법과 같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의 생각들도 담고 있다.
당장 눈 앞에서 벌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먼 훗날의 일이 아닌 것이다. 인공 지능의 편리함만에 빠져서 우리에게 닥쳐 오는 문제점들을 생각해 보지 않고, 또 인간 만이 해결 할 수 있는 부분을 미처 대비해 놓지 않는다면 인공 지능 사회는 우리가 원하던 그 편리함 만으로만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저자의 경고도 간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래를 맞이하면서 꼭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라서 더 좋았던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