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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산성과 보련산성 ㅣ 파란하늘 전설 시리즈 2
강무아 지음, 김희남 그림 / 파란하늘 / 2016년 1월
평점 :
충북 충주시에 있는 장미산성에 관련해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삼국시대때의 남매 이야기인데, 산성을 쌓게 된 경위와 이야기는 남녀 차별, 남자아이 선호 사상으로 인해 나온 것이라, 혹시라도 자랄 적에 여자 아이라고 차별을 받으며 자랐다거나 연관성이 있는 독자들에겐 약간은 추억적으로 변해 버린 남아 선호 사상을 어렴풋이 생각해 보며 이야기를 읽어 볼 수 있을 것이고,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라면 옛날에 남자 아이를 가정의 대들보로 여기던 그 시절의 부모들의 태도와 생각을 읽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옛날 상황이 이해도 되지만 어떤 면에서는 성적인 차별 대우가 가져온 불행으로써 슬픈 이야기 이기도 하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월성댁에게는 두 남매가 있다. 혼자몸으로 보련이와 장미를 길러 낸 것이다. 우애도 서로 깊고 힘도 둘 다 센 아이들은 대장군이 될 운명을 타고 났다 한다. 누나인 보련이는 남자 못지 않은 힘을 지니고 마음까지도 강건한데 비해 동생인 장미는 마음도 여리고 힘도 누나보다는 다소 약하지만 남자 아이라는 이유로 월성댁의 지지는 장미에게로 쏠려있다. 오누이에게 월성댁의 아들 선호 현상을 적극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집 안을 다시 일으켜 세울 아이는 당연히 아들이고, 그 아들이 잘 되기를 밀어 주는 월성댁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상황은 아닌 것이다. 딸이야 남의 집에 시집을 가 버리면 그만 이라는 생각에서 이기도 하다. 먹는 것에서부터 모든 일상이 장미 우선으로 돌아가고 딸인 보련이 대접을 못 받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 들이도록 보여진다.
자식은 모두 똑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기본 마음이야 있지만 남자냐, 여자냐의 성별은 이미 차별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어렸을 적부터 남자 이니까, 여자 이니까 라고 차별을 두기 시작했고 양육 과정에서 당연시 하게 만들어 지는 상황이다.
이 상태로 세월이 흐른 후에는 그 댓가를 어떤 모습으로든지 치르게 됨을 드라마나 영화, 소설을 통해서 본 적이 있다. 주변을 둘러 봤을 때에도 딸이 많은 집의 귀한 막내 아들의 태도는 주로 불손하고 버릇이 없는 캐릭터로 나온다. 집 안을 이어가는 남자의 역할은 사회적으로도 뿌리 깊이 박혀있고, 부작용이 있긴 했어도 낡은 구습 가운데에 우뚝 서 있었다.
'딸 바보' 라는 이름으로 딸 선호 사상이 만연하게 될 줄은 전혀 예감하지 못한 채로 세상은 그렇게 변화하고 있다. 집 안을 일으키고 지킬 사람은 아들이라고 여겨졌던 것은 이제 과거의 유물 정도가 아닐까 싶다. 여자가 시집을 가도 살뜰히 친정을 보살피며 손주들도 외가를 더 따르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의 모든 일들에 여자들의 의견이 강해지고, 여자들의 솜씨에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 특히 육아 부분에서는 외가에서 보살펴 주는 손이 더 큰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한 집안에서 두 명의 장수는 있을 수 없다는 생각, 둘 중의 한 명은 마을을 위해 제물이 되는 희생을 해야 한다는 마을 어르신의 생각, 이야기의 전개를 슬픔 쪽으로 몰고 가는 이유이다. 마을 사람이라는 다수의 입장에서 바라 본 소수의 희생, 거기에다가 왜 여자 쪽이 희생물이 될 수 밖에 없는가, 이미 정해져 있는 답에 대한 질문일 뿐이다. 그런데 월성댁의 선택도 이미 정해져 있었다는 것이, 그리고 실천에 옮겼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선택을 해야 했고, 그 선택의 기준도 아들이냐 딸이냐, 그것에 의해 정해진 답, 아들이기에, 딸 이기에, 슬플 수 밖에 없다. 그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딸에게 떡을 먹이는 행위로 아들이 이길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주는 그 태도와 의미, 열 손가락을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있다는 느낌이다.
차별을 받는 자식은 물론이고 차별을 두는 부모의 판단이 잘못된 자식 사랑의 방법이기에 더욱 슬픈 이야기 이다.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장미산성의 주변으로 찾아 가 볼 만한 유적지가 있다는 소개도 볼 수 있다. 탄금대, 고구려 비, 충렬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아들 딸 차별을 모르고 자란 요즘 시대의 어린이, 청소년 독자들과는 이 이야기와 더불어 부모와의 대화 시간도 함께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