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골동품 상점 (무선)
찰스 디킨스 지음, 김미란 옮김 / B612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도대체 무슨 일일까?  찰스 디킨스의 작품 들 속에서는 항상 등장 인물들에게 일어나는 일이 왜 시작된 것인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골동품 가게를 지키고 있는 아리따운 소녀 넬, 그 넬을 돌보며 사랑하는 할아버지, 이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궁금증이 유독 생기게 하며 소설 속으로 더욱 몰입하게 한다.

 

책이 두툼하다. 700 페이지가 넘는 두께이고 보면 거의 두 권짜리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속에는 역시나, 등장인물들이 좀 많다. 그 인물들 하나하나에는 저마다의 역할이 주어져 있고 쓸데없이 한 자리를 차지하는 식으로 등장하고 있지는 않는다. 등장인물로서 꼭 이유가 있고 그들의 몫이 정해져 있어서 독자가 읽을 때에 상상력에 불을 붙이게 한다.

 

착하고 아름다운 넬을 행복하게 잘 살도록 해 주겠다며 할아버지는 밤마다 넬만 혼자 가게에 남겨두고 외출한다. 그와 돈으로 얽혀있는 관계에 있는 칼프, 난장이에다가 흉측한 모습을 한 그의 등장은 소설 초반에서부터 음울함을 더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작가의 묘사력은 칼프의 추하고 흉측한 모습을 충분히 상상하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이런데서 세월이 흘러도 명작으로, 고전으로써 이름을 길이길이 남기는가 한다.

 

마치 로드 무비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골동품 가게가 칼프에게 넘어가고 할아버지와 넬은 더 이상 가게에서 살지 못한다. 공포 분위기가 지속되고 이런 분위기에서 살 수 없다고, 할아버지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런던을 떠나서 떠돌이가 된 삶을 살아도 좋을 거라고 넬은 생각한다. 새벽이 되자마자 아무도 모르게 살며시 떠나는 넬과 할아버지, 길 위에서의 생활이 이렇게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로드 무비의 시작이다.

 

할아버지의 잘못으로 문제가 발단이 되었지만 이것으로 전체 소설을 이끌어 갈 긴 여행의 시작과 중반을 넘어서서 까지도 스토리가 전개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로써 자리를 잡는다. 한 사람의 잘못이 긴 스토리를 자아내게 하는 여파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렇지 않았었다면 으로 시작하는 가정법이 이루어 진다고 한다면 긴 여행도 떠나지 않았을 것이고 떠돌이가 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중간에 만나고 지나쳐야 했던 인형극단, 밀랍 인형 전시 마차의 부인, 도시 속의 화부, 선원 등을 만날 수도 없었겠다.

 

어쩔 수 없이 골동품 가게를 떠나야 했고 길 위에서의 삶들은 여전히 펼쳐지는,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하나의 인생 이라는, 긴 여행을 통해서 들여다 보게 했다. 디킨스의 작품은 이렇게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가 길게 이어진다. 위대한 유산에서도, 두 도시 이야기 에서도 늘 얽히고 설키는 인간 관계와 상황들을 엮어 냈었다. 골동품 상점 안에 있었다면 그 수 많은 등장 인물들이 나타날 그리고 만날 계기가 어디에 있을까. 할아버지의 손을 이끌며 길을 걷던 넬, 이들의 옆을 스치던 등장 인물들, 그 뒤를 쫓아 가는 사람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만들어 가는 상황들이 사람 살이의 모습과 마음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소설의 맛 인 것이다. 인생 축소판, 알려고 들면 미리 알아질 수도 있는 그들의 미래, 그러나 쉽게 건너 뛰고픈 마음을 묶어 두는 중간 과정들, 만나야 할 사람들과의 조우, 내칠 수 없는 단계들이 존재하기에 결말도 생겨남을 잘 보여준다.

 

넬의 여행 중에 들렀던 작은 시골 마을의 교장, 그를 왜 알게 했을까?  이유있는 만남들 투성이 임을 보여준다.

정작, 진짜 만났어야 할 사람들의 만남은 그 시간의 늦었음으로 인해 기대했었던 만남으로써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 그렇게 후회와 안타까움을 남기기도 한다.

 

이 소설은 잡지에 연재되는 가운데 어린 넬을 실제 인물로까지 착각을 하게 하며, 아직 살아있나요?, 를 물어 볼 정도로 인기리에 쓰여졌다고 한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마음도 느껴지게 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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