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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축일기 - 어쩌다 내가 회사의 가축이 됐을까
강백수 지음 / 꼼지락 / 2015년 11월
평점 :
글을 쓰고 노래를 짓는 작가, 시인이며 가수인 작가가 써 내 놓은 사축일기는 그만큼 시적이면서도 노랫말 같다.
눈 뜨면 회사로 달려가고 밤하늘 별을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직장인을 노래했다.
표지랑 책 내부의 일러스트들, 글귀마다에서 웃지 못할 풍자스러움도 함께 느껴져서 어쩐지, 마치 탈을 덮어 쓴 채 세상을 비웃던 탈춤 한마당이 연상된다. 사회를 풍자하고 세상을 비웃으며, 원망을 노랫가락으로, 춤으로 덩실 거리며 애절하고도 비통하게 뽑아 내던 한 많은 그 목소리들이 바로 책으로 묶여 나와 내 앞에서 노래하며, 한 편으론 푸념과 한탄으로, 힘들다고, 간신히 버텨가고 있다고 목청껏 뽑아내고 있는 느낌이다.
사축일기, 회사원, 직장인을 길들여진 가축으로 표현한 것이다.
노예라는 표현에서 가축의 의미인 사축까지, 웃어야 할 지 찡그려야 할 지, 이 세상 속의 슬픔과 애환은 그 옛날 노비가 살던 시대에서 벗어난 지금까지도 형태만 달리 한 채, 얼굴만 싹 씻고 다시 들이민 것 같다.
조금이라도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같이 아랫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혼내지 못해서, 부려먹지 못해서 안달이라도 하는 것 처럼 구는 것일까. 그러고 보면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유교 문화, 양반제도의 정신이 영혼 속에서 낙인이나 문신처럼 새겨져서 전달해 져 오고 있는 것일까? 서양에서도 농노 제도라 해서 지주와 농민이 하늘과 땅 만큼이나 벌어진 신분의 격차가 있었지 않았었나. 그렇지만 지금 현재에선 그렇게까지 엄격한 고개 숙임과 복종, 층층시하의 계급적 우월과 비하까지는 보이지 않던데 유독, 일본과 우리 사회를 보면 회사에 소속된 회사원들은 무슨 종신 계약을 한 것도 아닌데 죽을 둥 살 둥 아둥바둥 하는 모습이 강하다. 주말 근무, 야근, 정시 퇴근이 없는 회사 생활이 비정상적 생활은 분명 하지만 어디서부터 뒤집어 봐야 제대로 된 생활, 학교 윤리 시간에 나왔던, 자아 실현을 위한 일을 하며 행복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내가 못 입고, 못 갖는 좋은 옷, 좋은 무기, 내 아바타 라도 갖게 해 주자, 그 심정, 회사 생활에 기운 빠진 직장인의 대리 만족으로써 어찌나 마음 으로 닿아 오던지.
직장인 독자들의 심정을 잘도 노래 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