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평점 :
무슨 일이 벌어지려고 서론이 이렇게까지 길게 전개 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날 만큼 너무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서두에서 오래 차지하고 있다. 이야기가 서술이 될수록, 대체 무슨 일일까?, 만 머리 속에 자꾸 떠오르게 만들고 궁금증은 더욱 커져 갔다. 갑자기 무시무시한 사건이 눈 앞에 쑥 들이밀고 나타나서, 앞에 길게 서술했던 그 어딘가에서 혹시라도 실마리가 될 것을 놓치고 흘러가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평범한 일상 속을 평범하지 않게 눈여겨 보느라 집중해야 했다.
소설의 줄거리가 진행되는 가운데 등장인물들의 인터뷰가 더욱, 앞날에 벌어질 그 무언가에 대한 기대감이랄까, 좋지 않은 사건 같은 것이 벌어질 것만 같은 느낌을 다분히 전달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었다. 전개 형식에 있어서 작가의 전달 방식이 무척 돋보였다. 일상의 전개 뿐이었다면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저자의 전작인 <허즈번드 시크릿>을 미리 읽어 보지 않은 채로 후속작인 이 작품으로 첫 대면인 셈이니 이 책에서 보여주는 방식 그 자체인지, 원래 작가의 스타일인지 까지는 알 수 없지만, 각 장의 끝에 따라 나오는 인터뷰 형식이 독자에게 강한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작용을 확실히 하고 있었다.
살인 사건이 벌어질 거라는 암시는 꾸준히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소설의 반 이상을 넘어 가도록 독자로서는 어떤 사건으로, 누가 어떻게 죽을 것인지, 누가 죽일 것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꾸준히 평범하면서도 꾸준히 일상적일 뿐이다.
단지, 폭행 문제가 점점 고개를 들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의 문제가 늘 그러하듯이 어른들에게로 공이 넘어온다. 아이 문제는 말 많은 학부모에게로, 지도교사와 학교장에게로 불이 번지듯이 번지고, 누가 괴롭히고 있는가 정확하지도 않은 폭행 문제로 시시비비가 엇갈린다.
이 폭행 이라는 이슈는 학부모 중 하나인 셀레스트 에게도 숨겨진, 말 못할 비밀로써 , 겉으로 볼 때의 행복하고 무난한 가정 생활 속에서도 엄청난 사실이 있다는 것과 연결 지으며 전개 될 때 작가의 스토리 구성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600 페이지가 넘는 장편 소설, 연속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흥미진진, 기대감, 궁금증, 감탄사, 오, 그랬었구나, 그렇게 소설을 읽어갔다. 겉으로 멀쩡하게 보이는 사람이라 해도 그 정신 속에 무엇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으며 어떤 특징이 숨어 있을지 참 모를 일이라는 것과 법이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이지만 이 소설 속 상황이 발생한다면 사람들의 생각과 반응이 소설 속에서처럼 그렇게 동시적, 이구동성 식으로 나타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해 보게 했다.
여성 독자들에게는 공감이 더 클 것이라 생각 해 본다. 남성 독자들에게는 어떨지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