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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4월
평점 :
더글러스 케네디의 소설, The big picture 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단지 그의 소설 한 편 읽은 것 만으로 그를 평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 책, 대단한 모든 질문들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해 깊이 더 알게 된 계기도 된 것 같다.
그가 털어 놓는 그의 생각들, 지나 온 과거 속에서 겪어 왔던, 일상에서 부터 지금까지 느껴왔던 슬픔과 우울했던 이야기들을 차례대로 해 오면서 작가 스스로 과거의 아픔을 통해 뭔가를 얻으면서 치유도 하고 그의 경험담을 독자와 나누는 몫도 보여주고 있다. 마치 한 사람의 진하고도 굴곡진 인생의 한 파편을 가까이에서 듣는 것 같은 느낌 이랄까. 하루 이틀 그의 이야기를 오롯이 들어 준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문득 부딪히게 되는 의문들, 사람은 왜 사는가, 행복이란 것은 무엇인가 와 같은 광범위하고도 절대 답을 구할 수 없을 문제를 놓고 막연하게 더듬어 가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겪었던 가정 생활 속에서 행복의 문제로 거슬러 올라가 왜 지금 우울하고 슬퍼야 하는가의 근본 원인을 '덫' 이라 표현하며 그 덫은 그 누구도 아니라 자기 자신 스스로가 놓았다는,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 또한 스스로임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통해서 행복이란 무엇이며, 비극은, 용서의 문제, 균형 같은 이야기를 서술해 간다.
무엇보다, 작가의 어린 시절 그리고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이야기에서, 그의 자라온 가정 환경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여기에서도 또 한 번, 똑 같은 현상을 보게 된 점이 놀라웠다. 그것은 프란츠 카프카에서 보게 된 ,괴팍 했던 부모 아래 자란 사람들의 유사한 결과물 같은 것이다.
한 가정에서 아버지의, 어머니의 역할이 한 사람의 성장 과정에 미치는 영향으로써 어떤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을 공교롭게도 여기에서 카프카의 그것과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작가들의 작품에서 드러나게 되는 그런 영향들에 연관짓지 않은 채로 작품을 읽게 되었을 때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 지 궁금해 지기도 하는 부분이다.
이렇게 작가 개인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며 용서 부분에서도, 이야기 속의 진실을 말하는 부분에서도, 그는 마음 속에서 쓸 거리와 배울 거리 등을 정돈해 둔 것 같다.
행복하지 못했던 가정 생활, 아내와의 불화, 아들의 자폐 증상, 꼬이기만 했던 일, 부모님과의 사이좋지 못했던 이야기들, 이 모든 일상을 이루는 이야기를 통해서 작가는 몸의 균형을 잡고 무릎을 앞으로 약간 구부리며 얼음 위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스케이트를 배우며, 어쨌든 얼음을 지치며 나아가는 것으로 매듭을 짓는다.
작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사실 그대로 옮겨 놓은 자전적 에세이, 살아가는 이야기 인지라 읽어가다 보면 공감되는 부분도 많이 보일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