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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 셀프 포트레이트 ㅣ 비비안 마이어 시리즈
비비안 마이어 사진, 존 말루프 외 글, 박여진 옮김 / 윌북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풀밭 위에 길게 드리운 검은 그림자 사진, 길 가의 쇼윈도우에 비친 반사된 모습, 반사경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카메라를 들이댄 채 담겨있는 본인의 모습, 이 모든 셀피들이 1950 년대에 시도되었던 비비안 마이어의 작품들이다.
요즘 사람들이 찍고 있는 셀카 사진들과 방법이 너무 흡사 하다는 생각에 마이어의 솜씨와 사진을 찍는 방법에 놀라움으로 다가올 뿐이다.
비비안 마이어, 변변한 직업을 가졌던 안정된 작가의 입장이 아니었다.
보모로서, 남의 집 살이를 하면서 매일 사진을 찍었다. 거기의 사람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그녀의 눈은 카메라였다.
수 많은 사진을 찍었던 그 순간순간 자신의 모습을 담아 놓았고, 그녀가 남긴 많은 작품 가운데에서 셀피만 모아 놓은, 셀프 포트레이트를 만나면서 다시 한 번 더 그녀와의 시간을, 그녀의 작품을 즐길 시간을 가진다.
정식으로 카메라 공부를 한 것도 아니었고 특별히 배운 것도 아니었지만, 그녀의 사진 찍는 법은 유난스럽고도 특별했다.
매일 사진을 찍었으니 그 양만도 대단했고, 남의 집 살이를 하던 그녀로선 보관할 곳이 없어 따로 창고를 빌리기까지 했을 정도였다.
사진에 대한 호기심, 열정이 그녀 인생에서 전부를 차지한 것 같이 보였다.
그녀의 작품으로 인해 그녀가 살았던 그 당시의 사람들의 모습과 거리의 풍경, 상황들을 잘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주변의 모든 환경을 앵글에 넣으면서 더불어 그녀 자신의 모습도 남겼다는 것에 사진에 대한 애정을 더 엿 볼 수 있을 것 같다.
셀피를 찍는 방법에 있어 어떻게 이런 장면을 그 당시에 생각할 수 있었을까. 스스로를 담는 방법이 현대를 사는 우리들의 셀피 모습과 별 차이없이 담겨 있어서 시대를 앞선 카메라의 시선, 실험 정신, 자세, 열정이 이 셀프 포트레이트에 한 가득 모아 놓았다.
사진을 좋아하고 자주 찍는 사진 인구가 많은 요즘 시대에 그녀의 셀프 포트레이트를 감상하면서, 앞서 살았던 비비안 마이어의 작품들 즐겨 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