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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사람인가
발타자르 그라시안 &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 장 드 라 브뤼예르 지음, 한상복 엮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평점 :
지혜로운 사람은 남들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기 보다는 필요한 존재가 되고자 한다. ( 25쪽 )
이 책 제목인 필요한 사람 인가 처럼 현재의 나의 위치, 사람간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스타일로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주옥같은 내용들로 꽉 차 무슨 내용부터 언급해 볼까 순서를 정할 수도 없이, 생활 속에서 가질 수 있는 모든 관계나 생각이나 태도에 관한 조언들로 구성되어 있다.
살아오면서 해 왔던 실수들도 떠 올려 다시 생각하게 하기도 했고, 미리 받지 못했던 조언들로 그 많던 시련의 시간이 있었나 싶기도 했다. 좀 더 나이를 덜 먹었을 때 이 책을 만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가질 수 밖에 없던 이유이기도 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기 보다 필요한 사람으로 남으라는 작가는 17세기 유럽에서 살았던 3명의 현명한 사람들, 그라시안, 로슈푸코, 브뤼예르 이다. 여기에 한 상복 작가가 동 서양의 일화들도 끌어와서 오늘 날 시대 속에서 행해지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나 태도를 예로 들어가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엮었다. 오늘 날의 세상과 1600 년대의 세상은 시대를 벗어나고 거슬러 올라가도 사람들의 관계나 태도에 있어서는 시대를 막론하고 동감할 수 있다는, 우리들이 고전을 읽고 느껴야 하는 그 이유만큼이나 비슷하다. 옛 현인들의 사상과 가르침에 오늘날의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하는 바로 그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나 사람들 간의 관계나,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하는지의 어둡고 허허로운 들판 같은 곳에서 길을 잃고 헤매임을 자주 하며 뒤늦게 후회의 바다에 자주 빠지는 본인 같은 독자를 위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그리고, 가르침을 주는 좋은 책 임에 밑줄 그은 부분이 자꾸 자꾸 늘어나기만 한 책이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쉬울 듯 하면서도 쉽지 않은 것이 인간 관계 이고 일상 속에서 늘상 부딪히는 그 수많은 관계 들 속에서 절대 벗어나지도 못하고 그대로 이어지는 생활을 하는, 나 스스로는 필요한 사람이던가.. 그리고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찌 해야 하는가... 고뇌의 시간을 이 책과 함께 했다.
간단하면서도 스쳐 지나가면서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을 행동 중의 하나가 바로 인사 가 아닐까 한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잘 이끌어 가는 바로 그 시작에 있으며, 물론 관습의 차이에 의해 인사 방법이 다양하게 있고 의미도 조금씩 다른 것도 있겠지만, 인사 하나 에도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한 생존의 지혜가 깔려 있음을 생각 할 때 인간 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렸을 적 부터 부모님들이 동네에서, 학교에서 꼭 인사를 잘 하라는 교육을 시키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기도 하고 실제적으로 인사를 잘 하는 어린이나 어른들 모두 좋은 얼굴로 좋은 대접을 받게 되는 것 만을 봐도 인사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사춘기 청소년 때에는 얼굴 맞대는 것에 수줍음이 심하고 어른을 슬쩍 스쳐 지나가면서도 모르는 척 해 버리는 그런, 사소한 듯, 작은 아무일도 아닌 일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작은 행동 하나에도 큰 의미가 있음을 상기시켜야 한다는 것을 이 책에서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많은 교훈적인 이야기들과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어간 책이었는데 가장 마음에서 와 닿는 구절을 다시 한 번 더 기록해 보고 싶다.
127 쪽 낙관주의자는 어디서든 녹색 신호를 본다. 비관주의자는 어디서든 붉은 신호를 본다.
그러나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들은 색맹이다.
278 - 279 쪽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인생 1막은 죽은 사람들과 대화를 즐겨라. 고전에 힘입어 우리는 더 깊이있고 참다운 인간이 된다. 인생 2막은 살아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세상의 좋은 것들을 즐겨라. 인생 3막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서 보내라. 행복한 철학자가 되는 것 만큼 좋은 인생은 없다.
두고 두고 음미하며 곱씹어 볼 구절들이 참 많은 책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