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안나 카레니나 세트 - 전3권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톨스토이의 작품, 안나 카레니나 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도서관에서 두 권으로 되어 있는 책을 봤을 때 너무 익숙하고 잘 알던 제목이라 생각하고

스쳐 지날 뻔 했다.

내가 읽긴 읽었던가?   영화로 접했던 것을 책으로 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갸웃거리며 이번 기회에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 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기를 참 잘했다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현대 소설, 현 시대를 배경으로 구어체 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요즘 소설을 보다가

톨스토이의 안나는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해지고, 19세기 에서 20 세기 근대화 과정 속의

사람들, 그 사람들의 사고 방식, 생활 등을 들여다 보는 기분을 느끼며 "책을 읽는다" 는

느낌 마저 강하게 들게 한다.

이번엔 특히 이런 느낌으로 1,2 권 모두에 푹 빠져 재정 러시아 시대의 안나네 가족 뿐만

아니라 안나 오빠 네와 그 상대편 가족 그리고 그들과 연관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한동안

머물렀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순진무구함이 순결 이랄지 때묻지 않은 하얀 눈에 비유할만치

선(good) 을 지향하는 방식의 사고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들의 행동 양식에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종교 의식이고 올바른 삶인지 타락했는지의

표현도 종교에 의지하는 부분도 많이 느껴진다.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집 안 끼리의

혼사 임에 치우치지 않고 당사자 간의 자유 연애와 개인 의사에서 존중해 주는 부분도

컸고 이미 결혼해 아들까지 둔 안나의 비 상식적 행동 조차도 톨스토이의 표현 속에서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었다.

안나의 입장에서 보자면 사랑 없이 결혼해 살고 있는 남편, 카레닌 과의 삶에서 벗어나

뒤늦게 열정을 안고 안나와의 새로운 출발을 원하는 브론스키에게로 향하는 것이

참(truth) 이고 진실되게, 정직하게 산다는 의미이겠지만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브론스키와의 삶이 계속 이어질 수 있겠는지, 현실적인 문제로 진입하면 제대로 된

판단이 불가해 지는, 오직 중요한 것은 사랑 뿐인 비현실적인 여인으로 밖에는

보여지지 않는다.

이 소설 속에는 인간관계 속의 인물 탐구 영역에서만 보더라도 대단히 흥미로운

등장인물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 귀족, 농부의 삶, 결혼 생활, 그리고 살아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그 삶 속에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깊은 철학적 문제도

대두되어 있고 독자의 성향과 안목에 따라 여러 각도와 여러 갈래로 나누어서 음미가

가능해 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살아가는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할 지와 같은

생각에 무게를 두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