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삶에 관하여 (2017 리커버 한정판 나무 에디션)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20 대의 몸부림과 허탈에 관한 책은  가만 생각해 보건데, 직접 읽어 보고 접해 본 책만 해도

적지 않았다고 본다.

 

"버티다" 의 의미는 버둥대며 존재하기 위한 분투에 가까운 힘겨움을 던져 주는 만큼, 유쾌하고

발랄한 느낌을 기대해서는 안 되겠지.  수필적인, 붓 가는데로 생활 속에서 느끼는 바를 잘,

그야말로 멋진 어투와 단어, 문장들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했었다.  기대 이상이었다.

 

일상 속에서 벌어진 일, 사람들에 대한 느낌, 가볍게 받아 들이고 그냥 과거 속으로 내동댕이

-치다시피 휙휙 지나가 버리는 시간을 어쩌면 그렇게도, 이런 감탄사가 가끔씩 나올만큼

작가는 유연하고도 물 흐르듯이 그렇게 잘 써 나갔던 것인지, 한 가지 에피소드, 길지 않은

단막극 처럼 짧게 짧게 이어가는 그 이야기들 속에서 동감되고, 마음을 움직이는 구절과

단어들이 얼마나 많던지, 하나씩 길어 올려 영원히, 가능하면 오랜 시간동안 옆에 붙들어

두고 싶을 정도였다. 닮고 싶은 문장들도 많았고 너무나 동감되어 계속 반복해 가며 그 문단들을

읽느라 눈의 흐름이 제자리 걸음 속에서 거의 정지하다시피 붙들고만 싶었으니까.

 

버틴다, 한낱 삶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개인의 목표와 가치관에 따라서 그것들이 하나하나

다를테지만, 때로는 시도했고 때로는 좌절했던 그 순간들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던

감정들이 마치 눈으로 와서 달겨들 듯 했었다.

분노에도, 느낌에도, 좌절에도, 감정에서도 색깔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색감있는 분노와 좌절,

그 색깔이 무슨 색 이다 라고 꼭집어 말 할 수 있을까 마는, 분노의 빨강이 아닌 저녁 노을처럼

은근하며 많은 저음들이 뒤섞여 들려오는 듯한 불확실한 정체 불명의 색깔들의 집합으로

몰려드는 그 분노, 그리고 좌절.  여기에 버티라는, 넘어져도 쓰러져도 시도해 봤음에,

살아있음에 아주 작은, 희미한 희망이라도 던져주는 일상과 영화 이야기가 있었다.

 

작가의 버텨내기, 한 번의 감상 만으로는 뭔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은, 반복적인 울림을 요하는

부분도 강했다.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흔들리고 있고, 흔들리기 쉬운 20 대 젊은 피를 가진 이들에게 살며시

내밀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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