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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다 ㅣ 빛나는 미술가 8
문희영 지음, 오승민 그림 / 사계절 / 2015년 2월
평점 :
지면 가득히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이 노랑색으로 한가득 채우고 내 눈에 다가선다.
뭔지 모르게 환한 느낌으로, 피로한 하루의 일상 속에서 축 쳐져 있던 내 몸을 살금살금
녹여주는 기분이다. 무슨 청량제를 마신 것도 아니고 피로회복을 위한 강장제를 복용한
것도 아닐진대 눈으로 달겨드는 노랑 색은 눈을 통해, 그리고 마음으로 흡수된 듯,
내 세포 하나하나 속에 각인 되는 듯, 경직된 근육 마다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어
주는 것 같다. 이것만 봐도 벌써, 첫 페이지도 열기 전에 그에 의한 제조 표시 번호처럼
그 강렬한 노랑 색의 시작만으로도 그것의 위력은 가히 대단하기만 하다.
이것이 바로 고흐의 힘이다.
시대가 바뀌었고 그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도 그의 그림은 남아서 여전히 그를
기억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그토록 바라던 삶의 모습, 농부, 광부의 살아있는
모습이 그림 속에 남아서 그가 원했던, 표현하고자 애썼던 그 느낌이, 세월 속에서
그림으로 온전히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다른 예술가들의 그림 가운데에 있던 고흐의 그림을 보며 지날 뿐이어서
그의 일대기를 그림과 연관지어 나열해 보여 주는 책을 이전에는 따로이 만나지
못했었다가 ,이제서야 그의 전기를 읽어가며 그가 처했던 생활과 화가로서의 삶,
그리고 그가 그려낸 그림들을 연관지어 다시 감상하는 기회를 가졌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그린 그림으로 장식을 한 우산도 소장하고 있다.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그림을 향한 식지 않는 열정, 가난하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래서 화가의 길은 뒤로 밀려 나거나
다른 방식으로 우회해서 돌아갈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끝까지 그림을
향해 걸어 갔었고, 다른 사람의 작품을 많이 보면서 스스로 자신의 그림 연습에
더욱 빠져 들었던 그 자세, 정규 교육을 통해서가 아니라 혼자 힘으로 그림 그리기를
반복했었던 그 열정, 좋아하는 일에 이토록 한평생 전력투구를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림만을 위한 삶이었다.
진정으로 그림이 좋아서, 그림을 보고, 연습하고, 또 그렸던 고흐의 생활에서,
한 사람의 유명한, 재능있는 화가의 탄생은 이렇게도 멀고도 고되었던가 라는
생각과 함께 그가 남긴 그림 한 점 한 점씩에 그가 흘렸던 땀과 쏟아 부었던 열정을
덧입혀 감상하게 만들었다.
화가로써 지독히도 운이 없었던, 힘들었던 삶의 고흐, 그가 그려내고자 했던
인간의 삶을 다시 한 번 재조명 해 보는 계기와 다소나마 그의 그림으로 위안도
얻을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