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하는 삶 - 개정판
이창래 지음, 정영목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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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문학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 나다고 들었다.

그러나,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 문학을

영어로 번역해야 하는 그 과정에서 작가의 의도가 살짝 빗나갈 수도 있고, 정확하게

전달하기도 100% 완벽하지 못해서, 즉, 언어적인 건너뛰기에서 그 장벽이 존재한다는,

조금은 어이가 없지만, 그랬다고들 했다.

작가 스스로가, 그것도 한국의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삼아 우리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가해자 측의, 그 당시 군의관으로 현장에 있었던 주인공을 데려와서 글을 썼다는 점도

무척 관심이 있었지만 영어로 소설을 썼다는데 대해서, 그리고 그 속의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는데에 대해서 우리도 이제 노벨상의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란

기대감에 사로잡혔었다. 더욱 기대가 되면서 관심을 가지고 소설 읽기에 돌입했다.

 

주인공 프랭클린 하타는, 현재는 미국에서 살고 있는, 이웃들에 의해 존경받으며,

의료기구 판매 가게를 운영하면서 살아가는 모범적이고 선량한 시민이다.

그는 한국인이었지만 어렸을 때 일본인 부부가 그를 양육해 주었고, 일본인 구로하타

집안의 양자로서, 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군의관으로서 전선에 배치되어 복무를 마친다.

현재 살고 있는 미국의 동네에서도 의료 기구 가게를 하고 있으니 사람들은 그를

닥터 하타 라고 부르고 있다. 독신 남자 이면서도 딸 아이를 입양해서 키워야 겠다고,

그것도 한국 여자아이를... 수소문 끝에 부산 출신의 써니를 딸로 맞이해서 정성을 들여

키우고 교육시킨다. 언제부터인가 써니는 점점 하타에게 맞서게 되고 비행 청년들과

어울려 다니며 못되게 구는데, 써니를 집으로 데려오려고 애를 쓰던 가운데 하타는

여태까지 수고하고 애써 길러온 딸애의 비행 속에서 좌절하고 실망한다.

그러면서 전쟁 중에 있었던 위안소의 여자들을 회상하게 되고, 그녀들 중 하타의

상급자가 유난히 신경 써서 돌봐 주고 있던 여자, 끝애 와의 헤프닝, 그리고 그녀들의

행동과 군인들의 분위기, 작가의 상상력과 서술력이 문장 구절마다에 대단하게 드러나던

부분들 이기도 했다.

2차 대전 속 우리나라의 특수했던 상황과 전쟁 이후의 입양아 문제 등 소재가 다양했고

다루기가 무겁고 어려운 부분이었음에도 찬란하게 이끌어 냈던 수작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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