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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뇌" 라는 제목부터가 과학 소설 스러운, 뭔가 묵직한 과학 이론이 서술되어 있는 건 아닐까라는
선입견을 줄 지도 모르고, 쉽지 않은 제목의 냄새 부터 슬그머니 올라와서, 쉽사리 읽으려는
의지와 이 책에 손 뻗는 일이 그다지 내키지 않을지도 모른다.
뇌에 대한 얘기를 서술하자면 이 책을 쓴 작가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시작할 수 없다.
이 작가가 지은 다른 소설들도 마찬가지로 심상치 않은 제목, 특히 내가 처음 ,
개미 라는 책을 시작했을 때에도 마찬가지 였다.
개미? 개미에 대한 학술 연구의 일종일까? 여러가지로 이해되지 않는 제목이었고
이것은 뭐지? 라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떠 오른 것과 같이 뇌도 그랬다.
사람의 뇌, 영혼과 대비해서 실제 사람 속에 존재하면서 컨트럴 타워로써의 중요 장기가
어떤 내용으로 소설 속에서 등장하며 작용할 지 사뭇 궁금증을 가지고 시작했다.
어떤 평범한 가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변화에 빠지고 그 변화로 인해 겪게 되는
다른 이들과의 관계. 소설의 발단과 전개가 참 흥미진진했으며 읽는 독자로서는
그 다음 내용은? 그 다음, 다음은 어떤? 이런 조바심과 속도감을 갖고 넘겨가는
페이지들 속의 이야기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넘어가는 전개 방식이 흥미로워
오래 끌지 않고 끝낼 수 있는 소설이었다.
멀쩡했던 평범한 사람이 하루 아침에 평범하지 않게 되었을 때의 심경은
마치 장애인이 되기 전의 장애인들의 마음 상태를 묘사했듯이 자세히 되어 있었고
윤리 적인 문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기계를 이용하는 문제에 있어서
사람 우선인지 기계의 일부가 되는 것인지의 우선적인 문제, 현대인들이
부딪힐만한 선택 부분도 상황에 맞게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어서
현시점에서 우리 라면 어떻게 결정했을지 그런 부분도 훙미로울만 하다.
그만큼 우리의 뇌 라는 장기는 개발 가능성이 무궁 무진하므로
어디까지 선을 내려 그어야 하는지도.
실제 생활에서도, 도움이 되는 편을 위해서 도덕적인 면을 사소하게
간주하는 것과 같은, 왜? 편의를 위해서라면, 행복을 위해서라면 하고
그럴듯한 동기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쾌락 추구를 위한 것 만은
아닌지 고개 살짝 갸웃거려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