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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람들 -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청와대를 받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강승지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읽기가 무척 부드럽고 술술 넘어가듯이 읽혀진다. 저자의 관찰력에 힘입은, 마음 속으로 품어오던 생각들이 밖으로 너무나 심플하게 잘 전달되는 문체를 썼다. 청와대가, 아니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 이전으로 개방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 책은 세상에 나오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봤다. 꽉 짜여진 스케쥴 속에 각자의 맡은 바 임무를 다 하는 사람들이 여기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알리는 이 책이 그렇게 쉽게 나왔을 리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 덕분에 이렇게 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직장인들도 있음을, 내가 처한 일상과 닮아 있는 부분이 있어서 더욱 정감 갔던 이야기들을 읽게 되었다. 특수 집단에서의 일 터는 아무래도 평범한 여 회사의 일상과는 다를 것이다. 오가고 출입하는 것 부터 내부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와 같은 것들이 더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출입에 대한 철저함, 경비초소, 내부 출입자들의 조용조용한 움직임, 구내 식당의 분위기는 대통령과 비서실 직원들이 함께 하기에 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고, 그 역사들과 기록들이 세월과 함께 그대로 흘러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래된 물품들, 몇 대에 걸쳐 바뀌어온 대통령과 영부인들, 그들이 열고 닫았을 문고리들, 아직도 성한 모습으로 잘 유지되고 있다니 뭔가 오래된 유적지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집이 오래 되고 낡으면 새로 바꾸고 달라질 수도 있으련만 청와대는 세월과 함께 이런 관심없이 그저 그대로 그 자리에서 수십 년간을 변함없이 지내왔구나, 하는 생각도.
경복궁 유적지에 들어갔을 때에 왕과 왕비들, 그 수하들이 모두 어디론가 이사를 가 버리고 난 뒤의 그 뒷모습 같구나, 싶었었다. 청와대는 대통령과 그의 사람들이 늘 지켜왔고, 각자의 위치에서 할 일들을 꼼꼼하게, 잉어를 헤아리고 채워넣는 직책, 온실에서 나무를 가꾸는 직책, 구내 식당에서 요리를 해 오던 직책 등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간과 하루와 계절을 채워 넣는 사람들 덕분에 이 만큼 이라도 유지되어 왔던 것 같다. 그러다가 대통령 사무실을 이전하였고 청와대 출입과 방문이 허용되면서 이 모든 것들이 밖으로 보여지게 되었다. 더불어 이 책으로 인해 청와대에 대한 신선한 호기심같은 것들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