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비울수록 뇌가 산다 - 뇌를 젊게 만드는 습관
이와다테 야스오 지음, 곽현아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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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깜박깜박 뭔가를 자주 잊어버리거나, 일상에서도 사소한 일이긴 하지만 기억이 가물거리면서 날 듯 말 듯 해서 애를 먹었던 적이 한 두 번은 있을 것이다. 일본 뇌과학 권위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망각할수록 뇌에 좋은 일이고 더 젊게 만든다, 그러니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중병에 걸린 것 아닌가고 걱정을 하지 말란다.


자, 뇌를 비우면 비울수록, 즉 기억이 가물거리면서 넘어가지 않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뇌는 신선하게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더 진화를 하고 있는 신호라니 어디 한 번 저자의 말을 자세히 볼까나, 싶어서 내용이 더 궁금해졌었다.


뇌가 기억을 하는 메카니즘과 뇌의 어느 부분이 단기 기억을 저장하고 다시 장기로 넘길 것인지, 그런 일에 어떤 호르몬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등 독자를 위해 기억이 심어지는 순서와 어느 부위에 가 닿아 있는지를 설명해 준다. 재미있었다. 기억에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거나 없는 기억으로 나뉘고 이것들이 다시 일화 기억, 의미 기억, 정서 기억, 절차 기억들으로 나눌 수 있다 한다. 이런 나눔이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도표로도 그려서 어떻게 저장되는지도 보여주니 어떤 것은 오래 기억에 남고, 어떤 것은 홀라당 기억에서 사라지고, 어떤 것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남아있는지 구분도 쉬워진다. 일상에서 아무런 감정이나 실마리 없이 그저 그렇게 흘러가 버린 내용들은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홀랑 잊어버리기 일쑤이고, 다시 반복적 습득을 하지 않은 한은 그대로 흘러가 버린다. 그러나 자전거를 배워 타게 되었다든지, 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된 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할 줄 알게 되는 것 자체, 이런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도표이기도 하였다.


시냅스가 커지고, 수용체가 많아지고, 다시 신경 전달 물질이 커지면서 기억이 돋아난다. 그런데 별 다른 기억이 아니라면 자발적으로 이런 저런 기억들을 지우고 다니는 단백질이 따로 있다 한다. 참 신기한 작용이 아닐 수가 없었다. 학교 때 그렇게 안 잊으려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여 외워 오지 않으면 쉽게 잊어지는 것이 바로 지우고 다니는 단백질의 작용이었다니, 그 이름하여 우리 독자들에겐 너무 생소한 물질 이름이 있더라. 그러면서 분산계와 집중계 이야기, 여기에 노르아르데날린, 도파민과 세르토닌 같은 물질들의 역할도 재미있었다. 이런 메카니즘을 알고 나면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기억과 삭제 등 활동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115쪽, "부정적인 기억은 굳이 잊으려 하기보다 그 사건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해석함으로써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좋다. 방치하면 회로에 자극이 흐르지 않게 되고 그 기억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단백질도 점차 붕괴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내기 싫은 것을 자꾸 되뇌어 반복해 복기하게 되면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 괴롭히게 되는 것을 그저 흘러가도록 버려라, 는 구절로 받아 들여졌다. 가만 있으면 옅어 지면서 그 기억을 남기는 단백질도 서서히 붕괴하거나 삭제해 가는 단백질이 나서서 삭제해 버리니까 굳이 남겨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많은 정보들이 넘쳐 나는 시대에 자꾸 잊어 버려 고민인 판에 유지해야 할 정보를 잃기 전에 쓸데없는 정보들은 사라지도록 그래서 다른 정보를 위한 공간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 함이기도 하다. 나도, 업무량이 넘쳐 나서 들어오는 정보가 내 역량 밖으로 많아지게 되면 정작 남아 있어야 할 내 기억 속의 정보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그런 경험이 있다. 남길 것은 꼭 붙들고 부정적이거나 없어져야 할 기억은 없어지도록 보내는 것이 중요한 정보를 지키는 길이기도 한 것을 확인하게 된 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156쪽, " 항상 임전 상태로 살아가다 보면 집중계를 활성화하는 노르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때문에 스스로가 상처를 입게 되고 뇌의 건강 수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 문장에서, 기억에 대하여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바짝 긴장하며 잊지 않게 살아가려고 하는 태도는 뇌에도 힘들다는 것, 그저 들어오는 기억을 필요한 것만 남기고, 가려는 기억은 바이, 하며 흘러가 버리게 하는 것도 건강에 무척 긍정적이라는 것, 어찌 생각하면 쉬운 방법이었는데 이것을 너무 어렵게 만들어 왔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보게도 된다. 기억의 메카니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생의 교훈도 들어오는 것 같아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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