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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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좀 섬뜩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는 개별적인 소개를 하지 않더라도 워낙 유명한 작가이고 그의 작품은 읽을 때 마다 기승전결, 등장인물, 구성, 배열, 말투, 이런 것들이 참 절묘하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연극 오디션에서 합격한 7명의 단원들, 그들을 펜션이라는 장소를 설정한 후에 한 자리에 모은다. 그리고 그 다음은?


게다가 주변에는 다른 사람들을 완전히 배제한 조건과 환경을 만든 채 이야기의 전개, 사람들이 하나 씩 없어지거나 사라진다, 는 설정 자체가 오싹하게 만드는 내용이지 않는가. 펜션이라는 공간 밖으로는 절대 나가서도 안 되고 전화 연락이나 외부와의 연결은 전혀 없어야 한다. 무대 위에 올라갈 것을 기다리는 연극부 단원들로서는 합격을 하고 나서 여기에서 외부에 연락하거나 연출자가 지시한 사항을 어기면서 탈락하고 싶지 않은 마음 뿐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사람들이 하나 씩 사라진다. 밤을 틈 탄 검은 그림자, 외부인의 침입은 전혀 없어 보이는데 그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람이 하나 씩 없어지는 사실 앞에 남은 단원들끼리의 토론은 그 다음 설정으로 넘어가게 되는 시나리오가 될 것인가, 아니면 지금 현재 이 장면 하나가 바로 연극 그 자체인지, 실제 사람들이 죽은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읽는 독자에 따라 덤덤하게 진행되어 갈 수도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독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실마리에 더욱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게 만들면서 전개되어 간다. 어느 덧 100 페이지를 넘어가는 독해, 첫 째 날과 둘 째 날이 그렇게 단서없이 지나가 버리고 셋 째 날을 맞이한다. 아, 이 쯤에서 얼마나 뒤쪽의 이야기를 미리 넘겨 보게 싶게 만들던지.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싶은 마음은 한결 같더라.


연극 오디션에 합격한 사람들 7인, 가사하라 아쓰코, 모토무라 유리에, 아마미야 교스케, 다도코로 요시오, 나카니시 다카코, 혼다 유이치, 구가 가즈유키 그리고 나머지 하나, 오디션에서 탈락했던 하나, 아사쿠라 마사미가 등장한다.

등장인물이 많아지니까, 게다가 외국 이름이니까 이게 참 누가 누군지 처음에는 자꾸 되짚어 보게 되더라. 그리고 이야기 전개 상 실제 살인 사건인지 뭔가 엉성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끝에 짜잔, 연극이었습니다, 할 지 종잡을 수가 없던 것이 답답했다. 그런데 역시, 구성은 참 치밀하다. 미리 읽고 결과까지 다 알고 나니 마음이 안 좋기도 하고, 생각해 보면 너무나 일어나기 쉬운, 감정 공격으로 인하여 벌어진 이 모든 이야기들이, 모두 끝장 내고 싶어지는 마음에 이르게 하는 동기, 그리고 과정을 보여 주면서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하고 극복해 갈 수 있는지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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