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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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참신하고 예쁘다, 라는 마음의 감탄이 생겨나는 표지를 지녔다. 월든의 저자 소로를 부분적이지만 체계적으로, 일 년을 하루하루 나눠서 매일 그의 문장을 만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런 구성이 좋았었다. 그의 글은 자연에 온통 빠져서 기복도 변화도 없이, 어찌 보면 지루함이 다가올 듯한 냄새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에 왠만한 독자가 아니라면 중도 포기하기 일쑤이고, 꼭 읽고 싶었다며 맨 꼭대기 목록에 자리 차지하는 일도 없는 글들, 이라는 인상이 강했었기 때문이다. 재해석 처럼 참신하게 읽게하는 맛도 있다. 자연의 흐름을 월 별, 매일 일어나는 그 감정의 느낌으로 독자를 설레게도 하고 그 이미지를 연상하게도 한다. 덕분에, 다가 올 새로운 봄이 소로의 문장처럼, 언제나 숨어 있다가 다시 나타난, 지난 번 그 봄이 다시 얼굴 내미는 형태로 느껴지게도 한다. 시기적으로도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맞딱뜨림을 맞이하는 그 중간 선상에서 이런 문장들을 마주 대하며 소로가 느꼈던 계절의 순환을 맞이해 보려고도 한다.


자연의 변화, 계절의 바뀜을 평범한 사람의 마음으로는 온도와 날씨 변화로만 느껴 왔었다. 시간이 있어서 하루를 가늠해 왔고 계절의 물러감과 오고있는 계절을 온도와 겉옷의 변화로 느껴왔었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봄인가 했고, 장마가 지면 한창 여름이구나, 색색이 입혀진 단풍과 낙엽을 보며 가을의 시작과 깊어짐을, 말 할 것도 없이 추워지면 무조건 싫어하는 겨울이었다. 해가 뜨고 지고 곤충과 새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계절을 맛보고 즐겼던 소로는 진정 자연 속에서 자연의 가고 옴을 느꼈었던가 한다.


1817년에서 1862년, 이 때 우리의 삶은 어떠했었나. 그가 살았었던 그 시간들을 그의 문장들이 생생이 일러주고 있다. 월든 호숫가의 변화와 주변 새들, 곤충을 통하여 계절적 감각을 느껴왔던 저자는 점점 변화해 가는 주변 환경에서 불편해지고 못마땅한 마음이 된다.


"날마다 물리적 세계를 일기로 기록하고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의 주기 속에서 하루라는 선물을 열어 그치지 않는 변화와 놀라움을 찾고자 했다. 진심을 기울여 관찰한 한순간은 빠르게 흘러가는 우주를 포착하는 순간이었다." 8쪽


"계절 속에서 살아가는 일은 소로의 저항방식이 되었다." 10쪽


저자가 남긴 글을 통하여 오늘의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방식, 계절의 흐름과 변화를 어떻게 바라볼 지, 어떻게 느끼게 할 지 달라지는 마음, 변화하는 느낌을 독자로서 따라하고픈 마음도 들게 한다.

그러나 자신은 없다. 소로가 살아왔던 방식대로, 구두 수선을 하러 마을에 내려갔다가 세금을 내지 않은 죄목으로 잡혀 갇히게 되었다거나, 월든 호수의 물이 맑거나 차가워 졌다는 것으로 새로 다가오는 계절을 가늠한다거나, 새들의 지저귐과 곤충들에 따라서, 나무들이 어떻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비바람이 몰아칠 때 그 소리만을 들으며 며칠을 집안에서만 지내는 생활, 산책을 다녀오면 자신의 집에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을 발견하는 일, 무한정 자연에게 자신을 맡기는 삶, 이런 것이 오로지 편할 리만도 없는 평범한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장 컸던 것은 마음의 달램 아니었을까 한다. <월든>을 비롯하여, <걷기>, <원칙없는 삶>, <시민 불복종> 등 그의 작품들에 실린 문장들에 더하여 그가 일기에 썼던 글과 느낌까지 1월에서 12월까지 엮어 낸 책을 읽어 내려가노라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느낌을 한껏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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