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고 글쓰기 -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
나민애 지음 / 서울문화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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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학생들의 강의를 손쉽게 만나보는 기분이다. 기초 교양강의, 참 듣고 싶었고, 한 번쯤 배우고 싶었던 분야를 책으로 만났다는 즐거움도 한 몫 한다. 제목은 《책 읽고 글쓰기》처럼 언제 어디서든 자주 듣고 볼 수 있는, 특별하지도 유별나지도 않는 수수함으로 덮여 있지만- 그렇다고 제목이 보통 이하, 라는 뜻은 아니다- '아는 사람만 압니다', 할 정도로 이 책의 값어치는 발견해 낸 사람에게만 보석이 될 만 하다. 대학생들을, 아가, 라고 부르며 친절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서평의 세계 속에 이끄는 저자의 강의를 일반인인 나도  저자의 아가로서 그동안 서평이랍시고 써오던 글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 독서 감상문과 서평 이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한 설명이 우선하는 것을 보면 처음 서평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공감되고 반가운 내용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서평을 써야 할 때의 그 혼란스러움은 바로 이 두 가지의 차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선을 긋지 못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책만 손에 들어 오다가 서평이라고 처음 쓰기 시작하던 과거의 그 시점으로 돌아가게도 해 주었다. 저절로 겸허해 지는 마음으로, 다시금 아가의 기분으로, 차분하게 설명을 듣게 한다.


 

너무나 좋은 책이라면 자신있게 구구절절 칭찬 일색으로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책도 있다. 서평을 쓰고 싶을 때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그 난감함은 어두운 감정으로 교차할 뿐이겠다.  다행히, 서평 쓰는 방법, 구조랄까, 공식같은 이런 것이 존재한다. 괄호 안에 규격에 맞춰 써 넣으면 될 것 같다. 그러나 쉽지는 않다. 우선 비평이라는 것을 뛰어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평은 '분석'을 바탕으로 한 '판단'및 콘텐츠에 대한 '평가'가 핵심이다."  (38쪽)



글을 쓰는 목적을 잃지 않고 헤매지 않으려면, 이것부터가 많이 어렵다. 인생 자체도 목적이 없었던 것 만큼이나 총체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서평이란 것의 의도를 끝까지 잊지 않고 꿋꿋하게 써 가야 한다면  내용물의 판단과 평가가 필요하고 그 속에 비평은 필수 요건이다. 초보자에겐 당연히 힘들다. 그러나 한단계 더 도약하고 서평을 잘 쓰기 위한 자세로써 비평을 가장 큰 훈련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내용은 기초 '서평러' 에게 더 할 바 없이 꼼꼼하고 자세하게 도움이 된다. 한 줄 요약에서 출발하여 블로거들의 서평 방법과 장편을 쓰기 위한 방식 등 알차게 구성되어 있는 점도 좋다. 책 말미에 "서평쓰기 실전 활용 꿀팁" 이 있어서 몇 번이고 잘 새겨 읽어 둔다면 서평 쓰기에 가닥도 잡히고 무엇이 잘못이었는지도 짚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제목 쓰기에서부터 서평으로써가 아니었던, 다분히 개인적인 기록에 불과하였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개인적인 에세이 형식으로 길을 벗어나려 할 때에는 꼭 서평 쓰기 공식을 떠올리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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