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역사 : 소크라테스부터 피터 싱어까지 -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다
나이절 워버턴 지음, 정미화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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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그대로 철학자들의 이야기이다.  표지에서 우선 눈에 띈 것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다." 였는데 철학이라는 것이 워낙,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런 복잡다단하고 정답도 없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추구하는 것이어서 삶과 죽음을 언급하는 글귀가 들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밥만 먹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정신을 채우고 마음 속의 빈 공간을 다독여 가는 것이 바로 이런 생각의 집합들이 아니던가. 이 책은 그렇게 살아왔던 철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사상, 생각의 결과물들을 딱 맞는 제목 하나씩 붙여 가며 책을 만들어 냈다. 빠질 수 없는 철학자 분이 소크라테스이고 이야기의 시작도 이 분 부터 시작해 간다. "질문하는 남자" 라는 제목으로.  


피터 싱어 라는 현대 철학자까지 다루는 이 책은 처음 읽는 독자들 이라면 내용이 좀 많고 복잡할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알려 드리고 싶다. 학교 때 중구난방으로 철학자의 이름과 사상을 줄긋기 식으로 알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제목으로 철학자의 기본적인 분위기를 먼저 가늠해 보며 서서히 내용을 읽어가 보길 권한다. 그러면서 순서대로 철학자들의 사상과 분위기가 스며들듯이 닿아 오게 되면서 그다지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름 정도만 어렴풋하다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하여 내용이 집중적으로  짜맞춰져 가는 성과를 기대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한 가지 크게 얻은 점은 큰 덩어리로써 개념을 잘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는 일상 생활 속에서 걱정을 좀 많이 하는 편인데, 특히나 다가오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당겨가면서까지 걱정을 하던 걱정쟁이에 속하고 있을 정도였다. 에픽테토스, 키케로, 세네카를 지나치면서 현재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웠고, 그다지 가깝게 여겨지지 않았던 토마스 홉스를 통해서도 우리 인간의 본질과 인생을 "끔찍하고 야만적이고 짧은" 이라는 제목이 말해 두듯이 심각하지도 무겁지도 않음을 돌아 볼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이 한데 뭉쳐 죽음이라는 결론적 부분에 이르러서도 크게 느껴지지 않게 하는 효과도 생겨날 수 있을까?  그것 까지 이르기에는 아마도 너무나  깊고도 넒은 경지이리라. 


개인적으로는 크게 생각해 볼 명제로써, 자유, 신, 그리고 행복으로 나누어서 생각을 해 봤다. 각각의 철학자들이 남기고 간 유산들을 되짚어 보면서 철학자 따로, 사상 따로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했던 그 지점을 벗어나서 이제는 그런 생각들이 실 생활과 삶에 어떻게 적용이 되어지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는 그 점이 좋았던 것 같다. 이런 부분에서 수확을 했다는 느낌도 갖게 해 줬던 것 같다. 서술 방법에서도 교과서 적이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소설 느낌이 나는 쪽이어서 가독성도 좋았다고 본다.


좀 어렵게 느껴졌던 한나 아렌트 조차도 질문하지 않은 일상이 쌓여 어떤 결과를 가져 왔던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했고, 질문과 생각을 거듭해 가면서 착오를 다시 고쳐 나가고, 그것이 다시 진리가 되어 가는 과정이 바로 현대 철학에서 추구하고 있었던 바 라는 것도 쉽게 이해하게 했다. 특히, 트롤리 이론으로 다가왔던 사고 실험 부분도- 5명과 1명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상태에서 5명을 살리기 위해서 1명을 희생시켜도 될까, 하는 이론 - 이번에는 확실히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컴퓨터의 판단, 인간과 지능적 컴퓨터의 미래, 이런 것들까지 뻗어 나가는 철학은 오히려 철학의 역할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글자 그대로의 자유, 행복이 아닌 그런 사고의 힘은 실 생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으며 사물을 바라 볼 때 어떤 시선을 갖게 하는지, 더 나아가서는 생활 방식의 변화까지도 철학이 미치는 영향은 거대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는 것을 보면 역시 적지 않은 수확을 거두었다는 생각이다. 소설을 읽어가듯 정리의 시간을 가져보고 독자 나름대로의 생각의 늪으로 빠져 들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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