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빨강머리 앤 : 에이번리 이야기 (오디오북)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시리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엄진현 옮김, 이지혜 낭독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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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집 마루에 치마가 닿을까봐 바짝 들고 있어야 했다니까요"  하던 대사에는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부인이 살아있을 때에는 깔끔했던 집안이 부인이 죽자 그 모양이 되었다고 린드 아주머니와 마릴라가 나누던 대화이다. 에이번리 마을에서 벌어진 이런저런 헤프닝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농촌 마을의 살림살이를 떠 올리게 하는 부분들도 많다. 어딜 가나, 외국이든 어디든, 사람 살이와 행동, 입을 모아 남의 얘기를 하고, 아이들이 자라고, 그 아이들이 크면서 생겨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아기자기 하면서도 오목 조목 재미난 것이 앤 이야기 이다.


오디오 USB 가 표지에 꽂혀 나왔다. 눈으로 쫓아가며 읽는 앤을 벗어나서 귀를 쫑긋거리게 하는, 왜냐면 등장인물들이 좀 많은 편이고, 마을 주민들의 이름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누구의 행동인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머릿 속으로 그림을 그려가는 일련의 작업이랄까, 더욱 쫑긋거리게 될 수 밖에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게다가  앤의 학생들 이름은 또 어떤가. 듣는 독서에서의 매력은 특히, 이지혜씨의 목소리로 앤은 물론, 다이애나, 해리스 아저씨, 마닐라와 린드 아주머니 등  온갖 등장 인물들의 대화 내용까지 다양하게 들어가며 이야기 속에 파묻히게 된다. 


어릴 적에 만화 영화로 앤을 보았었지만 수 많은 에피소드를 다 기억하고 있지 못하는 현재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는 새롭게 앤을 되새기며 제대로 업데이트를 할 수가 있었다. 앤과 길버트 등이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 그 과정을 더 기억해 내고 싶었던 것이다. 많은 에피소드, 꿈을 꾸듯 머릿 속 상상의 세계를 거니는 앤의 생활은 흥미진진할 뿐만 아니라 그 마을 전체를 통틀어서 등장인물들의 이모저모에서도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오디오 북으로 들어서 나아가는 책듣기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감, 동감, 들으면서 저절로 미소짓게 하는 부분, 이런 것들을 이야기 속에서 끌어 내 온다. 귀만 기울이고 있으면 한 개의 에피소드가 금방 지나가 버린다. 몇 번이고 들어 볼 수 있으니 재미나는 부분은 기억 속에 완전히 자리잡게도 된다.


그들의 상황, 대화 내용, 빨강 머리 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까지도 모두 빨개졌다는 문장 구절 까지도 따라 해 보게 된다. 이런 것들이 앤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재미나는, 마음을 끌어 들이는, 자꾸 생각나게 하는, 그리고 다시 느껴보고 싶다, 이런 마음들이 생겨나게 하는 부분이다.


새로 맞아 들인 쌍둥이 남매와 장난 꾸러기 학생들 속에서 교사 역할을 잘 해 나가는 앤, 에이번리 마을을 개선해 보겠다는 의지, 그리고 숲속에 혼자 살아가는 라벤더 양의 비밀까지, 일상적이고도 사소한 이야기들이 행복한 순간의 일부 였다는 것을 독자에게까지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앤의 귀여운 실수들이 참 기발하기도 해서 웃음이 머금어 진다. 그래서 빨강머리 앤을 더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직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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