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요리책 - 헤밍웨이의 삶과 문학을 빛나게 한 요리들
크레이그 보어스 지음, 박은영 옮김 / 윌스타일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베니스에서는 해리스 바, 파리에서는 클로즈니 데릴라,  키웨스트에서는 슬로피 조,  하바나에서는 엘 플로리디타,  팜플로나에서는 카사 마르셀리아노. "  (166쪽)


모두 헤밍웨이가 단골로 드나들던 술집이나 식당이다. 이쯤 되면 유럽내에서는 미식가로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성 싶은데, 내가 알고 있던 그 작가로서의 헤밍웨이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알게 해 주는 책이다. 제목만 보면 헤밍웨이가 어지간히 요리를 잘 하였던 것 처럼 잘못 받아들여질 지도 모르겠지만 요리 책 이라기 보다는 헤밍웨이의 일대기를 그의 작품과, 그가 창조해 낸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이 자주 가던 식당과 음식을 소개 하는 책인 것이다. 물론 조리법이 일일이 아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어서 헤밍웨이가 맛 보던 그 음식의 이름만이 아닌 진정한 바로 그 맛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데에도 일조할 듯 하다.


송어낚시, 투우, 청새치 낚시, 아프리카 사파리 까지 굉장히 모험적이고 동적인 활동을 즐겨 해 왔던 헤밍웨이는 인생 자체가 모험과 도전의 세계 아니었나 싶을 정도이다. 작가의 삶이 이렇게 다이내믹하고 판타스틱한데 그의 재능, 글쓰기가 내재되어 있었으니 그의 손에서 작품이 탄생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사냥과 낚시, 평생을 두고 즐기면서 해 왔던 활동은 생명에 대한 올바른 자세까지 배웠고,  제대로 시작하고 배웠던 헤밍웨이만의 취미였다. 그에게 퓰리처상과 노벨 문학상까지 안겨 주었던 노인과 바다 ,와 같은 작품은 바다 낚시를 즐기던 헤밍웨이가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그를 따라다니던 음식들, 맛과 풍미는 독자가 새로 발견하게 해 주는 헤밍웨이만의 특색이었다.


나로선 헤밍웨이의 결혼 생활도 새롭게 볼 수 있게 해 주었는데, 첫사랑 여인과의 이야기가 무기여 잘 있거라, 와 같은 작품의 토대가 되었고, 첫 번째 부인, 그리고 두 번 째, 세 번째 부인을 맞이하면서 그들과 함께 했던 파리, 스페인, 키웨스트 같은 각각의 장소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아프리카에서는 심지어 사자 고기까지도 맛 보았다니 어후, 대단한 헤밍웨이가 아닐 수 없다. 그가 활발하게 생활하던, 아니 즐기던 인생은 1920년대에서 50년대 였으니 그 때 우리나라 형편은 말해 무엇하리. 그렇게 행복하고, 멋진 인생을 향유해 오던 작가 헤밍웨이의 삶, 그리고 그의 궤적을 연도 별로 따라 가다 보니 우리네 힘든 삶의 단면도 겹쳐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헤밍웨이에게는 작품의 '거리'를 도시와 취미 생활과 친구와 식음료로써, 물론 빠져서는 안 되는 그의 술들까지도 작품 속 소재로써 잘 표현해 내었던 것이다.  독자들에게는 헤밍웨이를 새롭게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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