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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ㅣ 누구나 교양 시리즈 1
만프레트 마이 지음, 김태환 옮김 / 이화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저자가 독일인이라는데도 책은 언뜻, 독일 사람이 쓴 느낌이 나지 않는다. 구석기 시대부터 인간의 발생, 신석기, 이런 것들의 서술에는 우리가 늘 보아오던 그런 종류의 전개가 이어져서 일 것이다. 어느 덧 중반부를 넘어가게 되면 그제서야 독일 시각에서 바라 본 의견이나 내용 서술등이, 마치 지도의 중심을 독일에 맞춰 두고 전세계를 바라보듯이, 조금은 독일 면에서 보면서 독일 정부의 입장 같은 그런 것이 더 많이 차지한다. 독자로서는 세계사를 바라보는 안목과 넓이가 좀 더 넓어지는 느낌이 드는 대목이다. 저자의 국적에 따라 전개 방식이 어떤가, 어느 쪽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 그런 부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고 할까.
무엇보다 이 책은, <최대한 쉽게> 라는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어떻게 이렇게 간단 명료하게 사건 상황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정돈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이다. 구성도 굵직굵직하게 딱 56가지 강의로 세계사를 이어간다.
세계사의 흐름을 잡는 부분에서, 어딘가 애매하고 불완전하다 싶은 독자에게는 큰 줄기로 잡아 주는 느낌도 든다. 요점 정리 노트를 보는 기분도 들어서, 혹시 저자가 한국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이렇게 정리하는 것에는 우리가 대단한 실력이 있는데, 싶기도 하면서 피식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청소년을 겨냥하고 있어서 일 것 이다. 너무 장황하고 길게 설명하면 당연히 세계사에 걸맞게 책은 두꺼워 질 것이고 끝까지 읽어 내는데 만도 커다란 인내심을 요구할 지도 모른다. 청소년에게 그런 지루한 책을 몽땅 읽으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실례가 될 지도. 이런 점을 배려해서인지 저자는 딱 알아야 할 부분만 잘 짚어내고 있다. 그만큼 알짜만 모아 강의를 했기에 세계사의 큰 줄기를 잡고 싶은 어른들도 나름 재미도 잡고 세계사의 흐름도 따라 잡을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같다.
시대의 발달에 따라 흐름을 잘 전개하고 있고, 중세 종교전쟁, 종교 갈등, 그리고 근세로 넘어가기 전의 세계 변동사,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사건 뿐만 아니라 ,저자의 시각에서 미리 던져 놓은 주제를 향해 한 장씩 차근히 나아가고 있다. 특히 관심 갖고 본 부분은 독자로서 기억을 되살리고 싶은 시대, 중세와 각종 사건들의 발단을 상기시키는 점도 좋았고, 독일 작가의 시선으로 본 1차 세계대전, 그리고 히틀러 정부, 2차 세계 대전으로 이어지는 그 과정들을 세심하게 더 보게 되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랄까, 독일 총리 비스마르크를 해임하던 그 당시 시대상의 풍자에서, 독일이라는 배에서 내리는 총리를 두고, "수로 안내인이 배에서 내린다." 라고 하던 말이 인상적이었다. 제대로 가야 할 길 위에서 무엇을, 어떻게, 왜 선택해야 하는지, 절실하게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들이 시대별로 정리되어 있어서 두고두고 참고하기에도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