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 킬러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해용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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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라는 제목으로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을 만났다. 이미 클리셰가 되어 버린 가족 이야기 일진대, 가족을 통해 사랑과 감동, 눈물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그 많고 많던 상투적인 묘사와 상황을 벗어날 길이 없을지도 모른다. 천편일률적인 주제를 다룰 수 밖에 없는 일상의 소소함 속에서도 뭔가 다르고 특이한 부분이 첨가되어질 수만 있다면 이것은 이미 진부해 지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 이 소설이 바로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늘 보아오고 알아오던 가족이라서, 아버지, 엄마가 있는, 그들 부부가 주인공인 역할극에서는 어느 가정에서도 있을법한 이야기들로만 넘쳐 날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풍뎅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우는 살인청부업자 이다. 한낱 문방구 제조업체의 영업직을 수행하느라 야근도 잦은 평범한 사람으로 남편을 프레임 속에 지정해 두고 있지만 눈으로 보이는 부분에서만 이다. 그야말로 일상 속에서 주부요 엄마로서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아내는, 남편이 천하에서 가장 두려워 하는 존재이다.  아내의, 아내에 의한, 아내만을 위해 매사 그 자리에서 긴장하며 살아가는 풍뎅이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화를 위해서라면 꿋꿋하게 아내 앞에서 굽실거릴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듯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거리로 만들어 낸 작가 이사카 고타로는 작품 속 등장인물을, 무시무시하고 위험한 일일지라도, 무시하듯 아주 경쾌하게 슬며시 넘어가는 존재로 재탄생 시킨다. 그런 자체가 너무나 코미디처럼 웃음이 빵 터지게 하는 가운데 또다른 생각거리도 엮어 내어 그제서야 독자의 무릎을 치게 한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남은 날은 전부 휴가> 를  통해서 진즉, 작가의 독특한 면을 간파하고 있었기에 평범한 듯 보이는 이 가정을 통해서 어떤 웃음을 그려내고 그 웃음이 어떤 감동으로 몰고 가게 할 지 기대감에 부풀게 했었다.     


AX - BEE - CRAYON- EXIT - FINE

 순서대로 나아가는 구성에서 아내와 아들, 가쓰미의 일상으로 함께 녹여내는 가족이야기, 풍뎅이는 어떤 아버지로서 차지하고 있을까.  남의 목숨을 뺏으며 살아가는 아버지 역할은 '공정함' 에서 벗어나는 일이고, 한 번 들여놓은  잘못된 인생살이는 결국 가족에게까지 위협이 되는데, 손을 떼고 살아가고 싶어도 그 끝을 잘라낼 수 없던 청부업계의 실상에서 풍뎅이가 했어야 할 선택은 무엇인가.  살인청부업에서 은퇴를 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대결, 아버지들의 피할 수 없는 만남은 서로 목숨을 빼앗고 빼앗기지 않으려 격렬했던 그 다툼 속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장소는 영업이 끝난 백화점 내부, 풍뎅이와 맞선 나노무라, 그 둘은 격렬한 결투 중에 넘어진 어린이 마네킹 때문에 순간적으로 멈춘다. 아들이 있는 아버지의 마음이 드러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부서진 마네킹을 다시 세우고 가방을 메어주던 아버지들, 부모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엄마에게 굽실거리고 모든 것을 맞춰 주려 하는 아버지를 보이지 않게 응원하고 덮어주는 아들 가쓰미의 속 깊은 정도 인상적이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들, 풍뎅이네 가족을 보면서 가족의 정을 다시 생각해 봄 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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