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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잡학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속뜻 사전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재운 지음 / 노마드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일상 생활 속에서 무의식 중에 주고 받는 대화 내용을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단어들이 오고 가는지, 게다가
이 책에서 언급되어 나온 대표적인 단어들, 특히 일본어에서 파생되어 지금까지 우리 생활 속에 파고 들어 자리잡아 아직도 우리들 사이에서 쓰여지는 단어들이 주로 대화 속에서 튀어 나올 때 깜짝 놀라게 된다. 아, 책에서 나왔던 단어들인데 이렇게 쓰고 있다니, 하면서. 바로 오늘 저녁을 먹으면서 식탁에서 오고 가던 대화 내용을 생각하면, 어원도 모르고 부지불식간에 입에 배어 있던 단어들이 말이 되어 줄줄 나오고 있었다.
이 책은 사전식으로 'ㄱ' 에서 'ㅎ'까지 순서대로 단어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냥 사전이라 생각할 수 없게 흥미가 대단하다. 각 단어의 유래 설명부터 시작하여 옛 고사성어나 그 말이 완성되어 내려오기 까지 과정과 옛 문헌의 내용, 한자 뜻풀이 등으로 여러 방면에서 넓게 설명하고 있는 까닭이다. 명사, 형용사, 동사, 할 것 없이 두루 소개하고 있어서 아주 골고루 내용이 풍부하다. 감히 딱딱하다, 무미건조하다, 열거한다, 라는 말로 소개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책은 두껍지만 두껍다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가독성이 대단하다. 거기에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단어에 대한 경각심이 생겨난 것도 있다. 이제는 의식을 하게 되었다는 뜻도 되겠다. 예를 들면, 애기들이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행패를 부리는 것을 '뗑깡 부린다' 고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하곤 했었다. 그런데 그 어원이 아주 좋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투정이 심하네, 행패부리지마라, 이렇게 표현하는 쪽이 좋지 않은 단어를 쓰지 않는 방편이 될 것 같다.
생각보다 일본어가 깊이 자리 잡아 있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더 의식하게 한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입에 익어버리게 된 것이다. 일상 속에서, '단도리' 잘 하자, '고바이'가 심하네, '도쿠리' 입어야겠다, 이런 것들, 단어하나 쓸 적 마다 우리 말 인지 아닌지 생각 없이 줄줄 쓰던 단어가 실상 일본 표기로 쓸 수 있는 일본어 였다는 것을 알게 되니 다시 한 번 더 단어를 생각해 보게 된다. 일본어 뿐만 아니라 영어가 어원으로 들어와서 굳어진 우리말도 있고 앗, 이런 어원이?, 라고 느끼게 하는 단어들도 즐비하다.
월드컵 축구 경기가 한창이다. 스웨덴에 패하고 이제는 '이판사판' 으로 멕시코 전을 치를 것이라 한다.
이판도 사판도 둘 다 스님이다. 스님이란 마지막 계급을 의미하고 곧 끝장이란 말이 된다니 어지간히 궁지에 몰린 판인가 한다. 이런 것을 봐도 이 책, 너무나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