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 - 넘치는 생각 때문에 일, 연애, 인간관계가 피곤한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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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1권을 읽었고 생존편은 겹치는 내용이 많을 것 같아 읽지 않으려 했는데 궁금한 마음을 참을 수 없어 결국 사서 읽게 되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새로운 내용이 많고 작가의 어조도 많이 바뀌어서 안 읽었으면 어쩔번했나 싶다. 정신적과잉활동인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내가 나자신으로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알게 된 것을 작가는 20년동안 정신적과잉활동인을 상담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나도 내가 살면서 깨달은 것들을 적어보겠다. 이것들은 이 책에 나와있는 것과 놀랍게도 일치한다.

일단 나같은 사람은 자신을 보호하는 것을 확실하게 익혀놔야한다.

특히 소음, 빛, 환기 등에 민감하기 때문에 집이나 직장의 환경을 쾌적하게 해야한다.

그리고 평생 외로울거라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혼자서 살아가는것에 겁먹지 말아야한다.

어자피 그들도 나를 불편해하고 나고 그들이 불편하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사람들과 부담없이 어울리는 자리를 즐기는것을 피하지 않는게 좋다. 가치관이나 예민성은 다르지만 인간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소속감이나 정은 그들이나 나나 좋아하는 감정이다. 단지 거기서 끝나야지 집에와서 내가 했던 말을 곱씹어 걱정하거나 그 다음 약속에 연연하지는 말자. 다음으로 나를 쉬게 해줘야한다. 나의 기준은 언제나 높기 때문에 늘 해야할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당장 하지않는다고 세상이 어떻게 되지는 않는다. 피곤하고 아플땐 만사 제쳐놓고 먹고 쉬자. 푹 쉬고나면 다시 일을 할 에너지가 생겨서 훨씬 효율적으로 끝낼수가 있다. 그리고 꼭 기억해야할 것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가장 조심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가족이 그렇다. 성향이 다른 가족원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내가 그들에게 주었던 괴로움을 인정하고 그들에게 받았던 수모와 비웃음도 이해한다. 하지만 그것을 더이상 허락하지는 않는다. 그들도 나로인해 괴로웠겠지만 그들은 다수였고 나는 혼자였다. 그들은 함께 나를 비난할 수 있었지만 나는 그 비난들을 오로지 혼자 견뎌야했다. 그 상황은 나에게 불리했다. 그렇기에 나에게는 의미없는 모임이나 행사, 절차에 애써서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허용을 나 자신에게 해주었다. '그동안 넌 충분히 노력했어.' 라고 말해주면서...워낙 자존감이 약하다보니 누군가 나를 찾아주지 않으면 끝도없는 자기 의심에 시달리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관계는 소모적이었다. 이제는 며칠동안 전화기가 한번도 울리지 않아도 자기부정이나 자기의심이 들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발전이다. 나는 말을 줄이고, 만남을 줄이고, 억지노력을 줄이고 자기의심을 줄이고, 과잉양심과 정의감을 줄이고 나에게 좀더 많은 자유와 여유를 주고 싶다. 지금까지 자신에게조차 부정당하던 나를 있는그대로 풀어놔보고싶다. 이것이 내가 깨달았던 내용들인데 이책의 내용과 상당히 많이 겹친다.

 특히 지배하고 싶어하고 잔인한 변태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수없이 많은 예를 통해 깨달았기 때문에 그들로 부터 정신적과잉활동인을 보호하려는 저자의 눈물나는 노력을  백번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직장생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직장이라는 곳은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도 너무 많은 자극이 있는 곳이다. 그러니 자신을 보호하는것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점점 더 견딜수 없는 곳이 되어버릴것이다. 정신적과잉활동인은 어디를 가든 자신을 보호해야한다. 자극으로부터/ 심리적 변태로로부터/ 뭐든지 열심히 하려는 자기자신으로 부터.... 그렇게 잘 보호해주면 일은 잘 되게 되어있으니까..

 나는 소속감이나 유대감을 느끼고 싶어하지만 사실 혼자 일할때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평생 외로워서 힘들었지만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나니 운명이 바뀌는 것 같다. 어딘가에 속하고 싶어서 외롭지 않기 위해 노력하던 시절이 더 외로웠다. 혼자라도 괜찮다고 생각하고난 후 오히려 친구가 더 많아졌다. 기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친구는 모차르트이다. 그의 유리같이 투명한 슬픔이 너무 와 닿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마스만도 좋고 도리스레싱도 좋다. 과학자중에는 페러데이를 좋아하는데 그의 천재성이 감탄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영화속의 주인공들 중에도 내가 친구라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동안은 이런 친구들에 의지해서 살면서 현실에서도 이렇게 내마음과 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었다. 그러니 현실의 인간관계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자피 현실속에서는 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나자 그 낮아진 눈높이에 맞춰 즐겁고 유쾌한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아마도 내가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되면서 자존감이 높아지게되고 다른 사람의 말한마디, 눈빛하나에도 전전긍긍하지 않을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것 같다. 그리고 그들이 나처럼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는걸 알게되니 불안한것도 덜해졌다. 이제 내가 세운 내 인생의 목표는  나를 존중하는 것이다. 나는 그 첫단추를 잘 끼우지 못해 지금까지 쩔쩔매며 살았다. 나는 잘못끼웠던 단추를 다 풀고 첫단추부터 제대로 끼워가는 중이다. 혼자서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참 감사한 만남이다. 나에게는 별 다섯개도 모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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