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몰락한 왕의 역사 - 동물 위계로 본 서양 문화사
미셸 파스투로 지음, 주나미 옮김 / 오롯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아침에 운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큰 개 두마리를 보았다. 주인은 줄을 잡고 있었는데 덩치가 주인보다 큰 털복숭이 개들은 터덜터덜 순종적으로 걷고 있었다. 개가 주인 옆에서 호위하듯 걷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도 그냥 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발로 걷는 것이 불쌍해 보였다고 해야하나? 그 개가 덩치에 비해 유난히 목이 짧아 더 불쌍해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동물들 중에 두발로 안정적으로 걸으며 앞발을 손처럼 사용할 수 있는 동물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그런 점에서 곰은 선사시대부터 꽤 오랜시간 특별한 동물이었다.

 온 몸이 털로 뒤덥혀 있으며 기운이 세고 그러면서도 앞발을 자유롭게 쓸수 있다는 점에서 곰은 숲의 왕으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여겨졌다.

 우리나라의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은 인내심또한 갖추고 있다.

이 책은 중세까지도 동물의 왕으로 군림하던 곰이 몰락하는 과정을 상세히 그리고 있다.

그것은 힘이 최고의 가치가 되었던 시대에서 절제와 순종이 미덕이 되는 시대로의 전환을 나타내는 것 같다. 서양의 기독교, 동양의 불교나 유교, 인도의 카스트제도, 중동의 이슬람 등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다스리는 쪽으로 기능해온 것 같다.

 곰은 그런 원초적인 욕망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곰을 매우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곰은 사자에게 동물의 왕 자리를 내주게 되었는데 나는 사자보다는 곰이 좋다.

 정말 색다른 주제였고 기독교 이전의 유럽세상에 대해 좀더 친숙해진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