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 어느 외계인의 기록 매트 헤이그 걸작선
매트 헤이그 지음, 정현선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누군가 너무너무 그립거나 너무너무 외롭거나 너무너무 슬프거나 등등

인간으로서 느낄수 있는 감정과 나의 한계가 버거울때마다 이런 모든것이 초월되는 곳이 천국일 거라고 생각해왔다.

 천국에서는 가고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고 내가 구지 말을 하지 않아도 내 마음이 다른사람에게 전달되고 오해도 없고 아픔도 없을 거라고...

 나와 너의 구별 자체가 없는 그런곳, 밥도 안 먹어도 되고 모든것이 다 이해해되고 행복한 곳이 천국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외계인이 살고 있는  행성의 모습이 내가 생각해온 천국과 너무 일치해서 너무 반가웠다.

   나는 천국이 그런 곳일거라고 생각한 뒤부터  삶이 좀 편해졌던 거 같다.

 

 다시 책 내용으로 돌아가서 그 외계인은 임무를 맡고 지구에 오게 되었고 지구에서의 삶을 하나씩 느끼고 배워간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혐오하던 인간의 속성에 조금씩 익숙해진다. 특히 감정을 느끼는것, 누군가를 보살피고 보살핌을 받는것, 사랑하는 것을 경험하는데 결국 그 외계인은 인간이 되고 싶다는 소망까지 갖게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외계인이 인간의 삶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면서 내가 고통이라고 생각했던 삶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없어 답답하고 고독한 순간도 있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 외계인도 경험하면서 놀라워하고 있는 자신만의 감정과 감각, 그리고 의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 나는 고유한 존재이며 나에 대한 온전한 주인이었던 것이다. 전에 보았던 영화 '트로이'에서 아킬레스가 한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그것은 "신은 인간을 질투하지. 왜냐하면 인간은 죽기 때문에" 라는 말이었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분명 축복인것 같다. 나에게는 감각이 있고 의식이 있고 또 나의 감각과 의식을 행복하게 해주는 세상이 있다.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삶은 인간으로 살때 뿐일테니 하루하루 나의 오감을 기쁘게 해주는 일에 좀더 감사하고 느껴야겠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반납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겠다.

 

 그 외계인의 행성의 동료들은 그가 지구를 선택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역시 그 외계인이 인간의 실체를 알게된다면 그런 선택은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니 나에게도 삶에 대한 강한 욕구가 생기는 것을 느낀다.

  천국에 가게되면 인간으로 살았던 때를 분명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려면 행복한 기억을 많이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물론 천국에 가면 행복과 불행의 차이도 불분명해지겠지만 분명 남는것은 내가 감각으로 느꼈던 행복했던 순간일것 같다.

 

 천국에 가기 전까지 나에게 주어진 이 축복을 한없이 누리며 살아야겠다.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