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두 번째 이야기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2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마음에도 고향이 있다면 정여울 작가와 나는 동향인것 같다. 추억의 한켠을 이루고 있는 장소와 사람들이 놀랍게도 일치한다. 아시아 대륙의 가장 동쪽에 자리잡은 작은 나라 출신인 우리들이 이토록 유럽에 익숙한 까닭을 생각해보았다. 그건 너무나 간단하고 당연한 것이었다. 우리가 읽은 책, 들었던 음악, 인상적이었던 영화, 배워온 학문, 철학, 역사 등등 모두가 유럽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듣고 배운것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직접 보고 느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것이다. 스폰지처럼 흡수하는, 감수성이 예민한 시절에 접했던 작품들이라 더 그리운 것 같다. 가보지도 못했으면서 내가 유럽에 대해 갖는 마음은 어쩐지 실향민 같은 느낌이다. 이 책은 제목을 보고 집어들긴 했지만 이정도의 깊이가 있는 책이라고는 꿈에도 짐작을 못했었다. 작가의 입에서 '융'이 나왔을때 '이건 뭐지' 라는 흥미진진함이 생겨나더니 급기야 스위스 루가노 호수의 헤르만 헤세 이야기에서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정말 오랫만에 가슴을 울리는 얘기였다. 닫혔던 마음이 열리고 슬펐던 지난 감정이 되살아났다. 젊음의 무게는 너무 무거웠고 나는 외롭고 힘들었다. 긴 방황 끝에 만났던 '융'을통해 나 역시도 큰 깨달음을 얻었기때문에 스위스편은 정말 가슴에 큰 울림을 주었다.
이 책은 비슷한 감성을 가진 사람이 읽는다면 그 어떤 에세이나 소설보다도 더 큰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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