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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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나는 세상을 서방 강대국의 관점으로 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중국인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있다.

나의 시선은 태평양을 건너 미국을 지나 유럽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서쪽의 아시아는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심리적으로는 낯설고 먼 나라였다.

그래서 아시안게임보다 올림픽이 더 재미있었나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구별이 잘 되지 않던 아시아 나라들이 하나씩 감별되기 시작했다.

아랍에미리트, 예멘, 오만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알았고 수니파와 시아파가 뭔지도 알게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정말 예리하고 총명하다. 두리뭉실하게 넘어가지않고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래서 핵심을 찾아낸다.

 오스만투르크의 쇠퇴원인으로 희망봉을 경유하는 신항로의 개척을 든 것은 적절하다고 본다.

 세수가 감소하고 자국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국력이 쇠퇴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부가 흘러들어와야하는 것이다. 그것이 금이든, 은이든, 달러이든...

 육상무역의 길목에서 돈을 벌어들였던 중동과 터키지방이 해상항로가 개척되면서 부를 잃고 쇠퇴하는 동안  서방세계는 상업혁명, 산업혁명, 과학발전이 꾸준히 이루어졌고 세계의 많은 지역을 식민지로 만들어 부를 긁어모았다. 

  중동 지방에서는  서방에게 빼앗기던 자원을 되찾으려는 운동이 꾸준히 계속되어왔다.

 어떻게 보면 이슬람이 문제가 아니라 자원이 문제인것 같다.

이슬람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아닌지..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이란의 역사도 상당부분 할애되어있다.

인터넷 경제에 대한 내용이나 중국이 건설하려고 하는 천연가스 수송관로나 대륙수송철도 이야기도 나온다. 그동안 서양의 관점으로 접했던 세계사를 동양인의 관점으로 보게 되어 정말 재미있었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가 몇가지 있다.

우선 내가 구양성경을 필사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대인의 역사이야기를 이해해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두번째로는 콘스탄티노플이 역사적으로 두번밖에 함락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첫번째인  4차 십자군때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던 이야기를 작년에 읽었다. 그래서 두번째인 이번 오스만의 메메드2세의 함락작전이 더 재미있게 읽힌것 같다. 마지막 이유는 이 책인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수니파,시아파, 사담후세인이, 호메이니, 카다피,시리아 등등 언론에서 계속 나와서 궁금하지만 어디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할지 막막하던 참에 이 책이 아주 시원하게 알려주니 배움의 즐거움이 컸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작은 나라인지, 내가 얼나마 우물안 개구리였는지 이 책을 통해서 깨달은 바가 크다.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절감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18년동안 잘 치지도 않으면서 이사할 때마다 끌어안고 다니던 피아노를 정리했다.

피아노는 소질이 있고 잘 치는 사람들이 치면 된다. 그걸 깨닫고 인정하는데 거의 40년이 걸린것 같다. '독서'라는 것이 멋지게 들리는 취미는 아니겠지만 나를 좌절시키지 않고 나를 즐겁해 해주는 취미는 책 밖에 없는 것 같다.

 피아노에 대한 미련을 버리게 해줄만큼 내 눈을 띄워준 이 책에 무척 감사한다.

 

 하지만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세계사  배경지식이 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희망봉을 헝가리가 발견했다는 말로 포루투갈의 엔리케 왕자의 업적으로 알고있는 나를 당황시키기도 하고 '터키'라는 말을 지명으로 사용한 것, 유대인에 대한 저자의 평가에 다 동의할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별을 하나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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