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하는 중세 - 미술을 통해 본 중세 말 종교와 사회의 변화
이은기 지음 / 사회평론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중세에서 르네상스 시기로 넘어가는 13-14세기를 다루고 있다.

일단 예수님의 그림은 주로 십자가 패널로 그려졌는데 고개를 들고 눈을 크게 뜬 심판자의 이미지를 나타냈던 과거에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며 몸이 쳐지고 틀어져 있는 고통받는 예수님의 모습을 바뀌게 되었다. 예수님의 어머니로서만 존재를 나타내던 마리아는 자비로운 모습으로 인간을 대신해 하나님께 기도해주는 존재가 되었다. 가난과 겸손을 강조했던 성 프란체스코는 사후에 나타난 신성을 강조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브는 유혹자에서 모성과 여성의 대변자로 재평가 되었으며 막달라 마리아도 회개와 참회를 통해서 성녀가 된 여인으로,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일반인들도 참회하면 죄를 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었다.

 이런 변화에는 개인의 자아와 감정을 인정하는 당시사회분위기가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다음 시대의 르네상스로 이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미술로 표현된 예수님을 보면서 고통을 같이 느꼈으며, 마리아를 보면서 위안을 얻었고, 지옥을 보면서 속죄의 필요를 느꼈다.

 실제로 조토에게 파도바 교회의 벽화를 주문했던 스크로베니 가문은 고리대금으로 돈을 벌었으며 그것을 속죄하기 위해 예배당을 지었다.

 중제 전기에는 제도적으로 교회에 예속되었다면 중세 후기에는 정서적인 공포나 죄책감으로 교회에 잡혀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심리적, 정서적으로 영행을 주는데 미술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런 미술가로 '조토'가 거의 모든  주제에 등장한다. 아시시의 산프란체스코 하부교회와 파도바의 스크로베니 예배당은 가볼 기회가 있으면 찬찬히 그림들을 보아야겠다.

 중세 미술은 비례나 원근법에도 잘 맞지않고 너무 평면적이고 표정도 부자연스러운데다 색감도 예쁘지 않아서 감동을 잘 못 받았는데 이 책에 실려있는 조토의 그림들은 현대인인 내가 보아도 참 아름다웠다.

 이 책은 어려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배경지식이 별로 없는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삽화도 많이 넣고,   여백도 넉넉하고, 설명도 자세히 잘 되어 있어 초보자가 공부하기에 참 좋았다.

 책의 구성이 머리말은 있지만  맺음말이 없어 스스로 정리를 하고 결론을 내야했다.

 책을 다 읽은 후 머리말을 읽어보니 잘 정리해놓은 개요가 더 잘 이해되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책도 나에게 다음 과제를 선물로 주었다.

그것은 '조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