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 - 삶의 고비마다 나를 일으킨 단 한 줄의 희망
한동일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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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에게 [라틴어 수업], [한동일의 공부법]으로 친근해진 한동일 작가님의 신간 [한동일의 라틴어 인생문장]을 읽어보게 되었다. 공부하는 노동자, 한국 최초, 동아시아 최초의 교황청 대법원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로 알려진 그의 인생에서 빛이 되어주고 힘이 되어준 인생문장들이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펼쳐보았다. 


시크한 블랙 바탕에 금빛 활자로 찍힌 표지는 독특하고 고급스러워보였다. 삶의 고비마다 그를 일으켜준 라틴어 문장들을  담은 만큼 깊이와 무게가 있는 내용이었다. 인생에 대해, 관계와 상처에 대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환경에 대해, 일과 공부에 대해, 절망과 희망에 대한 저자가 몸소 깨우치며 얻은 혜안들이 담겨있다. 그래서 담박한 문장에 술술 읽다가도 시시로 멈춰서 가만히 곱씹어보게 한다. 



전체적인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운명에 지지않고, 운명을 가지는 자의 문장

2장 절망의 한복판에서 새기는 희망의 문장

3장 그럼에도 끝내 꿈꾸는 자가 품은 문장

4장 더는 이렇게 살면 안 된다고 나를 흔들어 깨우는 새벽의 문장

5장 공부하는 자가 벽에 붙여둔 용기와 신념의 문장

6장 사람이 던진 비수에 피 흘릴 때 읽어야 할 치유의 문장

7장 인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한 최후의 문장



아픔이 스토리가 되게.

Vexatio storia fiat.

벡사티오 스토리아 피아트.


인생에 아픔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찾아온 아픔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입니다. 인생에 아픔이 이유나 핑계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 아픔을 보호막으로 쓰지 마세요. 

(p.105)

아픔이 고여 썩고 무르면 사람을 망치지만, 아픔이 숙성되어 스토리가 되면 한 사람의 생을 증언하는 역사가 됩니다. (p.106)


누구에게나 어려움은 찾아온다. 하지만 그 아픔을 누군가는 자신이 지금 못나게 굴 수 밖에 없는 이유, 비겁한 보호막으로 쓰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 아픔을 성장과 성숙의 스토리로 숙성시키기도 한다. 나는 내게 찾아온 아픔을 어떤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부디 아픔이 스토리가 되어 내 삶을 증언하는 역사로 일구어가야 하겠다.



겨울나무

Arbores hibernales

아르보레스 히베르날레스


겨울은 나무를 가장 정확히 볼 수 있는 계절입니다. ... 나무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

우리도 우리가 약해졌을 때 겨울나무와 같이 있는 그대로의 가장 정확한 우리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p. 135)


화려한 꽃도, 무성한 잎사귀도 다 지고나면 나무 본연의 모습이 나온다. 그것이 나무의 참 모습이다. 때로는 꽃으로, 때로는 잎사귀로 치장할지라도 그 본연의 모습은 드러나게 되어있다. 내 인생의 겨울은 나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기회가 된다. 그러한 때에라도 나의 모습이 부끄럽지않고 당당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삶의 질은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가 기른다.

Qualitas vitae non nomina sed adiectiva dividit.

콸리타스 비태 논 노미나 세드 아디엑티바 디비디트.


가령 '삶'은 명사 자체로 있을 때는 그냥 삶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어떠한 형용사가 붙느냐에 따라 그 삶은 '행복한 삶'일 수도 있고 '불행한 삶'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더 많은 명사를 부리며 사는 것보다 내가 이미 가진 명사들에 어떤 형용사를 붙일지 고민하는 인생을 꾸려가고 싶습니다. 

(p. 141)


지금 내 삶을 수식하는 형용사는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앞으로 내 삶에 장식하고싶은 수식어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나는 어떠한 인생으로 남기 원하는가... 그 형용사를 구하고 그 형용사를 얻도록 삶의 방향을 조율해가야 하겠다.


내용을 가져라. 

그러면 말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Rem tene, verba sequentur.

렘 테네, 베르바 세퀜투르.


언어를 깊이 사유하고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독서입니다. 성장기와 학창 시절에 무수한 책들을 쌓아놓고 읽은 책 사냥꾼은 언젠가 자유자재로 생각의 창고에서 지혜를 꺼내 쓸 수 있게 됩니다. (p. 228)


책 사냥꾼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독서에 굳이 어떤 목적의식을 두고 행하지는 않지만 읽고 사유하고 음미하며 나의 생각의 창고가 가득해져 말할 내용이 있는 사람, 스토리가 있는 인생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조용히 인생에 대해 복잡한 마음을 정돈해주고, 흐릿한 시야를 밝혀주는 것 같다. 라틴어가 주는 그 특유의 향기가 마음을 정갈하게 다독여주는 듯 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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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 - 공부보다 중요한 청소년 진로 멘토링
김태연 지음 / 체인지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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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의 앞머리에는 "공부보다 중요한 청소년 진로 멘토링"이라는 소제목이 달려있다. 진로, 어쩌면 인생의 목표라고 불러도 좋을 그 방향을 아는 청소년이 눈 앞의 공부에도 확신 가운데 박차를 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있고,2028년 대학입시정책 방향이 큰 변화를 꾀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올바르고 신속한 진로설정이 청소년들에게는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그러나 그 진로라는 것이 호락호락하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오죽하면 "태풍은 좋겠다, 진로가 정해져 있어서."라는 유머가 한 때 청소년들 사이에 회자되었을까 싶을 만큼 진로는 막막함 그 자체이다. 이런 청소년들의 마음을 이 책의 제목이 대변해주는 듯 하다. 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 그래서인지 첫째에게 이 책의 표지를 보여주었을 때 아이가 선뜻 읽어보고싶다는 반응을 보인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김태연씨는 매년 70여 군데 이상의 초중고 대학교에서 특강과 진로상담을 진행하고 있고 현재 <내일진로>의 대표이다. 이처럼 수많은 상담과 강의를 통해 다져진 내공을 책으로 풀어주는 만큼 청소년들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실제로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부분들, 현실적인 대안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이 책은 하고싶은 일과 돈을 많이 버는 일, 세상이 원하는 나와 내가 원하는 나 등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대조해보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관련된 인물들의 예를 통해 방향을 잡아주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등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MBTI, 만타라트, 비전보드, SWOT 분석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또한 변화하는 직업동향, 요즘 세대의 직업선호도에 대해서부터 자퇴, 올바른 선택일까?, 대학은 꼭 가야하나요?, 고교학점제, 내게 맞는 공부법 등 아주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다루어준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의 비전을 탐구 실현해나가고, 그 과정에서 막막함과 고통이 있을지라도 지금 당장의 '힘듦'에 굴복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또한 자기정체성을 명확히하되 고정된 직업세계나 낡은 가치관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부록으로는 실제상담사례들을 다양하게 담고 있어 비슷한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은 첫째 아이의 글을 덧붙이며 서평을 마친다.


***************************************


<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 


나는 이제 초등학교를 지나 중학교에 입학을 앞두며 진로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이 책의 제목 처럼 하고 싶은건 없지만 내 꿈을 찾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처음 엄마가 나에게 이 책을 소개해 주셨을 때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제일 인상깊었던 부분이 두 가지가 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진로'라는 첫 단추

첫번째는 67페이지에 있는 '존 크롬볼츠'의 우연한 사건을 자신의 경험,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드는 데 필요한 다섯가지 기술 부분이다. 나는 이 다섯가지 기술 중 1번과 5번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1번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호기심인데, 이 호기심이 사람의 참된 욕망이라고 나와있다. 호기심은 자신이 몰랐던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흥미를 가져다 준다고 한다.  5번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이다. 실패를 하더라도 포기해서는 안되고, 안정적인 삶만 추구하다 보면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내가 이 두 가지를 고른 이유는 둘이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1번 처럼 사람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면 위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5번을 읽어 본다면, 1번을 시도할 용기가 생길 것이다. 안정적인 것만 원하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였던 것 같다. 


똑똑, 길 좀 묻겠습니다 - 10년 후 나는 어떤 모습일까?:비전보드 만들기

두번째로 인상깊었던 부분은 142쪽~144쪽의 비전보드에 관한 내용이다. 내가 이 부분을 처음 읽었을 때에는 나에게 아직 꿈이 없어서 내가 이걸 만들 날이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꿈이 생기니 꼭 만들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또 다시 생각해 보면 꼭 나에게 꿈이 없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 흥미가 있는 일을 비전보드에 붙이다 보면 진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 <해리포터>를 쓴 조앤 롤링은 어느 날 기차를 타고 부모님 댁으로 가다가 기차에 결함이 생겨서 4시간동안 어느 시골에 앉아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 그녀는 심심함을 달래고자 마법학교에 대해 상상을 했는데, 이 이야기가 훗날 해리포터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상상이란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이 책에 비전보드가 나온 이유는 자신의 비전보드를 보며 내 미래를 상상하다 보면 언젠가는 목표를 달성한 자신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전보드를 보다 보면 동기부여도 되고, 자신의 목표 또한 더욱 뚜렷해 질 것 같다.


이 책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비전보드에 관한 부분이 굉장히 재미있고, 신기했다. 나는 이제 꿈을 정했지만 아직 꿈을 정하지 못한 내 또래 친구들과 아직 목표를 이루지 못한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도 꿈을 위해 용기를 내어 많은 도전을 해보고 호기심을 가지고, 내 비전보드를 꾸며보고 싶다.



* 미자모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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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쌤의 사자성어 속담 일력 365 (스프링) - 초중고 필수 한자 완전정복!
이은경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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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슬기로운 초등생활'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시는 이은경쌤은 대한민국 엄마들의 든든한 멘토이시다. 지난 5년간 유튜브채널이나 강연, 네이버 오디오클립, 네이버카페 등을 통해 초등공부, 학교생활, 부모성장 등에 대해 아낌없이 나눠주셨기 때문이다. 이렇게 엄마와 아이들 모두에게 신뢰받는 멘토 이은경쌤이 이번에 사자성어와 속담을 담은 일력을 펴내셨다. 선생님은 이 일력에 교육부지정필수한자어휘를 알차게 담아내고, 초중고 과정에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거치는 성장통과 시행착오를 이겨내게 도와줄 수 있는 사자성어와 속담들로 선별하여 담으셨다고 한다. 


깔끔하고 귀여운 앞표지와 더불어 뒤표지에는 이은경쌤의 필체로 담긴 응원메시지가 담겨있어 일단 편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일력을 열어보게된다.이은경쌤의 사자성어 속담일력은 7일을 주기로 5일은 <오늘의 사자성어>를 담고있고, 2일은 <오늘의 속담>을 담고있다. 


<오늘의 사자성어>는그 뜻풀이와 함께 각 한자의 음과 뜻을 달아주고 그 사자성어가 사용된 짧은 글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사용된 한자 가운데 두 글자를 뽑아 다른 어휘 속에서 어떻게 쓰였는지도 보여준다. 사자성어를 통해 한자공부, 어휘공부, 문장 공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알찬 페이지들이다. 


<오늘의 속담>에서는 제시된 속담의 의미를 글로 제시할 뿐 아니라 재미난 만화로 표현하여 눈에 쏙 들어오게 한다. 그리고 비슷한 속담이나 사자성어를 첨부하여 어휘를 확장해갈 수 있게 돕는다. 


은경쌤이 서문에서 얘기하시듯 부담없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하루하루 일력을 넘겨가다보면 어느새 한자와 속담, 어휘와 문장에서 일취월장해 있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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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이름 붙이기 - 보이지 않던 세계가 보이기 시작할 때
캐럴 계숙 윤 지음, 정지인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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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밀러가 우리에게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알려준다고 한다면, 캐럴 계숙 윤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고기가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를 이야기 한다.이렇게 말하면 얼핏 서로 모순처럼 들릴 것도 같은데, 사실 둘 다 폭압적인 도그마를 거부하는 상보적 관점이며, 서로 어우러져 더 완전한 원을 이루는 반쪽이자 거울상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아쉽게도 <물고기는 존재하지않는다>를 읽어보지 못한 채 이 책을 읽게되었지만 이 책이 주는 임팩트와 흥미만으로도 충분히 분류학에 대해, 생명 세계에 대해, 과학과 움벨트에 대해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즐거이 음미할 수 있었다. 분류학에 대한 책이 이렇게나 흥미로운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웠다. 그러면서 이 책은 과연 어느 영역에 속하는 글일까를 한번씩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쉬이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저자가 사랑하는 이명법에 따라보자면 분류학 에세이, 또는 분류학 변천사 정도로 볼 수도 있겠으나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는 분류이다. 소소하지만 생물만이 아니라 무생물인 책도 자연스럽게 익숙한 기준 가운데 분류하고자하는 내 안의 인간 본성이 발현되는 순간이었다. 


저자는 린나이우스(나에게는 린네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지만)를 통해 체계화되고 확립된 전통분류학이 이후 다윈을 통해 진화분류학으로 나아가게되고, 이후 수리분류학의 공격과 공생, 분기학의 맹렬한 조롱과 파괴 속에서 살아남아 알파분류학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매우 상세한 스토리텔링 가운데 흥미진진하게 전달해준다. 그리고 그 가운데 전통 분류학이 생성되게 한 원동력이자 핵심기준이 되어준 자연과 생물세계에 대한 인간 본연의 감각과 비전을 움벨트로 지칭한다. 


움벨트는 글자 그대로 '환경' 또는 '주변세계'를 뜻하는 독일어 단어이지만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그 단어로 더 구체적인 무언가를 가리켰다. 이 생물학자들에게 움벨트란 지각된 세계, 즉 한 동물이 감각으로 인지한 세계를 의미한다.  

자연에 이름붙이기, p.35

저자는 분류학의 변천 역사를 이러한 생명의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는 인간 특유의 시각이자 직관적인 감각체계로 설명될 수 있는 '움벨트'와 실험과 데이터로 무장한 '현대과학'의 싸움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2세기가 넘도록 진행된 그 싸움 가운데 움벨트에 기반한 직관에 의존하여 세워진 전통분류학이 끊임없이 공격받고 조롱받아왔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마침내 빌리 헤니히의 방법론에 근하여 분류학을 재정의하려는 급진적인 분기학파에 의해 물고기는 하나의 분류군의 인정할 수 없는 존재라고 선포되고만다. 분기학파의 이론에 의하면 물고기가 없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새는 공룡에 속하고 얼룩말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이는 그들이 주장하는 과학적인 이론에 의하면 진실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타고난 감각과 특유의 움벨트를 지닌 인간이 받아들이는 실제세계와는 괴리감이 크다. 이에 저자는 엄연히 존재하는 생명세계를 무시하고 과학의 시각만을 신봉하고 따를 필요는 없다라고 결론짓는다. 

과학은 과학대로 생명세계를 탐구하고 체계화해가겠지만 우리는 움벨트에 기반한 각자의 감각을 통해 생명세계를 탐조하며 마음껏 누리고 돌보라고 한다. 현대과학이 실행하고 있는 개념의 추구가 생명 자체의 추구를 압도적으로 내리눌러버린 나머지 실재하는 생명의 세계가 일그러져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선들을 그어야만하고. 일정한 인간적 방식들에 따라 선을 그을테지만. 우리끼리도 과학자들과도 항상 정확히 똑같은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생명에서 읽어내는 세계는 매혹적인 관점들이 가득한 세계이며, 그 관점에는 과학도 포함된다.이 모든 관점 하나하나와 모든 생물을 다 유지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어디있단 말인가?

자연에 이름 붙이기, p.408

사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는 생명의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는 유일한 방법이 과학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그러나 생명의 분류에는 과학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존재함을 알게되면서(움벨트, 민속분류학, 생명세계를 인지하는 뇌의 부분 등) 생각을 전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너무나 명확해 보이는 과학과 함께 다소 두루뭉실해보이는 움벨트 또한 생명세계를 지각하고 정의하는 중요한 관점으로 받아들일 것을 권한다. 

더불어 과학에 모든 것을 의존하면서 생명 세계와 분리되어가는 세태를 안타까워하면서 각자의 움벨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생명세계를 실제적으로 보고 듣고 누리라고, 생명에 대한 경이를 회복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단 하나의 해법은 없다. ... 분류는 옳거나 그렇지 않으면 틀린 것이라고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니다. ... 생물은 하나의 진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사고라는 백색광을 무수한 명암과 색조의 분류학으로 흩뜨릴 수 있는 프리즘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 p.409

생물학이나 분류학에 문외한이던 나에게  지혜롭고 흥미로운 스토리텔링 통해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고 움벨트에 대해 지각하게 해준 저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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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라이더 세계 대모험 2 : 영국 ㅣ 카트라이더 세계 대모험 2
박시연 외 지음, 최우빈 그림, 전국지리교사모임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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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김영사에서 펴낸 카트라이더 세계대모험 시리즈는 현재 미국, 영국편까지 출간되어 있고 이후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편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 2권 영국편을 읽어보게되었다.


카트라이더 세계 대모험시리즈는 카트라이더 게임의 캐릭터인 다오, 디지니, 배찌, 우니가 주인공이 되어서 지구를 정복하려는 아크메돈 행성의 사령관 이에스시(ESC)와 문힐시티의 악당 블랙컴퍼니에 대항하여 지구를 지켜나가는 과정이 주요 스토리이다. 아크메돈의 외계인들은 지구에 잠입하여 정복하기 위한 통로로 지구 곳곳에 포털을 설치해가고 카트라이더 4인방은 이를 찾아내어 없애는 미션을 서로 쫓고 쫓기며 수행해가는 것이다. 지난 1권은 미국에서의 활약을 다루고 있고 2권에서는 영국에서 벌어지는 추격 과정이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심플한 편이고 포털을 찾는 과정에서 아크메돈 외계인이지만 카트라이더 4인방을 도와주는 알트가 주는 정보를 따라 각 나라의 랜드마크를 가게되는 설정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나라의 가장 유명한 도시나 박물관, 건축물을 구경하게 되고 더불어 관련된 인물과 역사 문화 상식까지 섭렵하게된다. 그리고 부록으로 큼직한 영국의 지도가 포함되어있어서 좋았다. 


이번 영국편을 보면 요크성, 요크민스터 대성당에서 시작하여 노팅엄성, 네이즈비 평원, 로빈후드 동상, 과학산업박물관, 비틀즈 동상, 내셔널갤러리, 웨스트민스터사원과 궁전, 버킹엄궁전, 영국박물관, 런던탑, 런던아이 등등 영국의 문화/역사/예술의 핵심 장소들을 콕콕 찝어 데려다준다. 그리고 만화와 더불어 실사 사진들을 적절히 배경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실제로 영국의 랜드마크들을 아름답고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네이즈비 평원을 지날 때에는 올리버 크롬웰과 찰스1세를 중심으로 벌인 의화파와 왕당파의 전투(네이즈비 전투)에 대해 다루면서 청교도혁명의 전개과정까지 전달해주고있어서 어른인 나에게도 좋은  공부기회가 되었다. 


산업혁명의 중심지였던 리버풀과 맨체스터를 지날 때에는 산업혁명과 더불어 영국축구의 역사에 대해서도 다루어준다. 


다우닝가 10번지에서는 윈스턴 처칠이 등장하고 처칠의 유명한 연설장면이 나오는데 연설내용의 영어원문까지 병기되어있어서 지식전달에 있어서 정말 세심하고 정확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디지니의 상식 레벨업에서는 전염병 발생의 '역학조사'를 최초로 시행하여 '역학조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스노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는데 이런 내용들도 흥미로웠다.



이 한권의 책 안에 영국에 관한 상식과 지식을 아주 꾹꾹 눌러 담아 퍼주고 있는 것 같다. 스토리는 단순해서 저학년도 무난히 볼 수 있고, 담겨진 세계지리 내용은 고학년 이상도 만족할 만한 책인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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