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쫌 아는 10대 - 플라톤 vs 칸트 : 좋아하는 일만 하면 행복할까? ㅣ 철학 쫌 아는 십대 3
서정욱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 쫌 아는 10대 - 플라톤 vs 칸트 : 좋아하는 일만 하면 행복할까?


제목에서부터 10대들의 관심을 제법 끌 법한 책이다. 학교와 학원을 바삐 오가며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고생하기보다 지금 당장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게 요즘 10대들의 마음이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아무튼 이 책은 행복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플라톤과 칸트의 이론에 기초해서 소개해준다. 그리고 그 방식은 성격 발랄한 제이와 침착 신중한 시현이 상담 선생님과 나누는 즐거운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해 주고 있다. 각 단원마다 한페이지 만화로 시작하며 흥미롭게 주제에 다가갈 수 있게 하고, 자주 티격태격하는 제이와 시현, 그리고 중재하며 철학적 개념들을 쉬운말로 풀어주시는 상담선생님의 대화로 부담없이 철학적 사유를 따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형식은 친근한 대화로 접근하고 있지만 내용에는 플라톤의 이데아에 대한 개념, 영혼 3분설, 기게스의 반지에 대한 전설, 동굴 비유 등 만만치 않은 개념들이 녹아져 있다. 

플라톤은 영혼 3분설을 통해 인간의 영혼이 이성, 기개, 욕구라는 세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다. 여기서 이성이 마부로서 지혜롭게 판단하면 기개(용기)가 이성을 도와 욕구를 조절하고 욕구는 이를 수용하여 만족하게 되면 인간의 행복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결국 인간의 행복은 이성과 기개, 욕구가 조화를 이루는 것인 셈이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야. 이성으로 자신을 통제하고, 이성이 인정하는 덕 있는 행동을 할 때 행복해지는 존재인거야. 그러니 플라톤은 행복해지고 싶다면 자신에 대한 이성의 통제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겠지." -42쪽


***

그리고 다음 칸트 편으로 넘어가면 도덕 형이상학에 대한 개념, 정언명령, 선의지, 도덕적 행동과 도덕적 가치의 차이, 목적과 수단에 대한 고찰 등이 담겨있다. 칸트에 따르면 조건이나 목적없이 의무로서 행해야하는 도덕적 행동이 정언명령인데 이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어도 옳아야 하고, 목적과 수단이 바뀌어서도 안되며, 결과나 나의 행복 때문에 행해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칸트에 따르면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정언명령을 행할 수는 없지만 선의지를 따라 도덕적 가치가 있는 도덕적 행동을 하면 행복을 누릴 권리를 얻게된다는 것이다. 즉 도덕적 행동이 우리의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행복해질 권리를 준다는 것이다. 


"도덕적 행동은 도덕적 가치를 갖고 선의지를 따라 의무로 행하지. 이때 우리는 행복해. 하지만 꼭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어. 생색내기라든가, 감성팔이 아버지라든가, 약속을 바꾸려는 사람들로 말이야. ... 그래서 도덕은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질 권리라고 하셨군요."-136쪽 



행복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유하려고 하니 사실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화의 내용들을 차근히 따라가며 나 자신도 적극적으로 사고하다보니 나름대로 얻고 깨닫는 바가 적지 않았다. 이런 방식으로 사유하기가 10대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도 있지만 철학적 사고를 깨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공부 천재들의 남다른 AI 활용법 - 수행 평가 · 학생부 · 진로 · 진학까지 한 번에
이보미 지음 / 미디어숲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아이들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날 것의 정보를 검색하여 정리하기보다 이미 정리된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해주는 유튜브 영상을 검색하거나 챗지피티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요약된 정보를 찾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 이전 세대가 했던 검색과 정리, 재조합의 단계를 AI나 크리에이터가 대신해주게 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헤매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되었고 그 절약한 시간을 좀 더 창의적이고 한단계 더 높은 수준의 수행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정보 환경이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의 수행능력이 동일하게 업그레이드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또한 하나의 도구이기 때문에 도구를 얼마나 능숙하게, 창의적으로, 심도있게 다루느냐에 따라 도출되는 결과물은 천차만별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집 두 청소년의 경우를 보아도 학교에서 수행평가시 AI 활용조건으로 과제가 주어질 때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때에 AI를 능숙하게,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아이들은 빠른 시간 내에 심도있는 내용까지 파고들어 수준 높은 보고서를 완성하지만 AI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이것 저것 시도하다가 마감시간이 되어 단순 정보조사와 정리 수준으로 마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공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과 미래역량강화에 힘쓰고 계신 이보미 선생님이 학생들의 필요에 맞는 구체적인 AI 활용법을 담은 책을 펴내신 것이 시의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이보미 선생님이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AI를 단순히 과제를 대신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학습능력을 성장시키는 학습파트너이자 보조교사로 활용하는 법을 안내하고 있다.


AI에 끌려다니거나 단순도구로 쓰는 차원을 넘어서 AI를 주도하여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책이다. 수행평가에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AI 시대에 살아남는 효과적인 질문력에 대한 가이드, 학생부와 연결되는 수행평가 전략과 세특 가이드, 적성 발견과 진로설계에 AI를 활용하는 법, 독서감상문에서부터 발표를 위한 PPT 제작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실용적인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의 핵심역량을 키워가게 돕는다.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빠르게 답을 찾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게 배울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그런 면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상당히 유용한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 또한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이 책을 통해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를 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미자모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위험 예찬 - 불확실성을 환대하는 방법
안 뒤푸르망텔 지음, 이세진 옮김 / 사람in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인도에 세 권을 가져갈 수 있다면, 하나는 『위험 예찬』을 가져가겠다. 내게 무척 특별한 책이다." 샤를로트 카시라기라는 프랑스 작가는 이렇게나 인상적으로 이 책을 소개한다. "진정으로 삶에 뛰어들도록 권하고, 생과 열정과 사랑과 결별의 위험을 무릅쓰라고 권하는 책"이라니 너무 매력적인 소개이다.  


사실 인간은 생의 모험을 갈망하면서도 불안정한 상태를 두려워한다. 자유롭기를 바라면서도 그 자유로 인한 위험을 불안해한다. 그런 면에서 인간은 위험과 불안에 취약하다. 그러다가도 용기를 내 무언가 모험을 시작하지만 이내 그 첫 결과를 부여잡기 위해 위험요소를 없애려 애쓴다. 그러다 보면 모험을 위한 여정이 아니라 위험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도망이 시작되는 것 같다. 


돌아보면 나는 매우 안정을 지향하고 상처나 위기 요소를 내 주변에 두기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무언가를 의존하기를 두려워해온 것 같다. 의존은 당장은 안전해 보이지만 그 대상에 종속되기 시작하면 이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불안정함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의존하고 있는 대상이 흔들리면 나도 흔들리고, 기울어지면 나도 기울어지니 나의 생을 스스로 통제할 수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지극히 이성적인 인간은 완전하게 사랑에 빠질 수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랑은 의존의 기술이다. 그러므로 사랑은 위험을 감수할 것을 전제한다. 패배를, 부조리한 기다림을, 타자의 돌연한 거절을 대할 때의 실망을 용인해야 한다.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에 휩쓸려야 한다."고 기술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사랑은 사랑은 우리가 타자에게로 이동하게 해주는 사건이고 우리 자신을 버리고 상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사랑은 대상에 대한 의존을 피할 수 없고 그 의존으로 인해 약해지고 실망하고 고통스러워하기를 기꺼이 선택하는 셈이다. 오, '사랑'이 이렇게나 용감무쌍한 단어였다니!! 사랑이 그저 말랑하고 따사롭지만은 않다는 정확한 인식에 기반한 사고의 전환으로 오히려 용감하게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불안과 결핍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가 인용하거나 재해석한 키르케고르의 철학사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저자는 "불안은 인간의 고유한 속성, 행여 없어지기라도 하면 인류가 멸망하게 될 비밀 무기다. 불안을 모르는 인간이 과연 온전한 인간일까?"라고 질문하고서는 "자유로운 존재만이 불안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 쇠렌 키르케고르의 주장으로 응답하는 것 같다. 


이 책은 말이나 꿈, 비밀이나 사랑, 결핍 등 인생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단어들에 대해 그것이 주는 위험과 그 위험을 극복할 때의 아름다움이나 자유, 보상에 대해 철학적인 개념들을 메스로 삼아 해부하고 분석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과정이 마냥 수월하진 않다. 저자 특유의 문체가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한 문장 한 문장 그 의미를 짚어가며 독해하듯 읽어가다보면 사고가 전환되고 확장되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 미자모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시험장에서 바로 써먹는 한자어 문해력 80
김진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 입학 후 교내서점에서 처음으로 대학전공서라는 존재들을 펼쳐보았을 때가 생각난다. 법과 경제, 사회과학 전공서들은 하나같이 벽돌책이었고 꽤 많은 한자어가 병기 또는 표기되어 있었다. 한 두 페이지를 읽는데도 중간 중간 한자어들에 막혀 다소 시간이 걸렸다. 그보다 당황스러웠던 것은 한자어를 포함해 문장과 문단을 열심히 읽어냈지만 이 텍스트의 전체 의미가 내게 와닿지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낭패스러웠다. 법학용어, 경제용어, 사회학 용어 등이 내게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이와 같은 현상이 종종 있었다. 읽었으나 읽어내지 못한 상태를 경험해본 나로서는 이 책의 저자가 말한 내용들이 퍽 공감이 간다.

🔸️텍스트를 읽고도 의미가 잡히지 않는 이유는 사고의 엔진인 단어의 해상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어휘의 속뜻이 흐릿하면, 글쓴이가 세워둔 논리의 바닥을 판독하지 못하고 결국 출제자가 파놓은 추론의 함정에 빠지고 맙니다. 🔸️

또한 이런 현상은 단지 사회과학과 같은 비문학의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문학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남을 저자는 알려준다.

🔸️문학은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관계와 정서의 지도입니다. 많은 이들이 문학을 운이나 감에 맡기곤 하지만, 인물이 느끼는 '연민'과 '체념의 한끗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면 감상은 길을 잃고 맙니다. 텍스트 뒤에 숨겨진 마음의 암호를 풀기 위해서는 정교한 판독 도구가 필요합니다. 🔸️

이처럼 한자어는 우리에게 단어의 해상도를 높여주어 텍스트의 참의미에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돕는다. 또한 문학속 화자의 심리를 헤아리고 문장의 행간을 읽어야하는 타이밍에는 정교한 판독 도구가 되어준다.

 


이 책에는 문학과 비문학(사회, 과학, 인문)의 기초이자 도구가 되는 80개의 단어를 엄선하여 그 의미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이해시켜준다. 또한 ▪️이 단어가 시험지에 나올 때▪️라는 코너를 두어서 각 단어가 시험문제에서는 어떤 의도를 가진 도구로 쓰이는지를 친절하고 예리하게 분석해준다. 수험생들에게는 이 부분이 참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6장에는▪️시험지 속 함정을 피하고 의도를 읽는 한자어▪️ 파트를 실어두어서 지문을 완벽히 이해하고도 문제와 선택지에 매복된 함정에 빠져 실수하고 마는 상황을 예방해준다. 여러모로 매우 꼼꼼하고 예리한 한자어 사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의고사를 치르며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권해주고싶은 어휘책자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수평선 너머
벤자민 마이어스 지음, 최리외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를 이어 광부가 될 운명이었던 한 소년의 삶을 바꾼 어느 찬란했던 여름날의 기록"




🔸️전쟁이 있었다. 분쟁이 끝났지만 그것을 통과한 이들이 고향까지 그 기억을 이고 왔기에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사람들의 눈빛 속에 전쟁은 형형히 살아 있었고, 피로 물든 망토처럼 어깨를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었다. 심장에서도 전쟁이 자라났다. ...결코 뽑히지 않는 시커먼 꽃과도 같았다. -21쪽


로버트는 2차세계대전이 마칠 무렵 16살이 된 소년이었다. 전쟁이 시작할 즈음에는 아직 어렸던 터라 참전을 용케 피하였지만 고향으로 돌아온 군인들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여러모양으로 체감하였다. 참전을 피하여 살아남은 자로서 전쟁으로 죽거나 부서진 채로 돌아온 또래들에 대한 마음의 부채도 적지않았을 것이다. 전후의 상처와 공허 속에서 그는 전쟁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고 어떤 이들이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덜 패할 뿐이라는 사실 또한 깨닫는다. 

이제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이어 자신 또한 광부가 되어 땅 속 갱도를 더듬으며 살아야한다는 끔찍한 사실에 직면한다. 또한 먼저 죽어간, 의미없이 부서진 또래들이 누리지 못한 생에 대한 깊은 갈망을 느낀다. 그는 집을 떠나 삶을, 자연을 탐닉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그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느낀 것이다.


🔸️삶은 저 바깥에서 내가 게걸스럽게 먹어치워주기를, 허겁지겁 집어삼켜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감각이 내 안에서 깨어났고, 도무지 만족을 몰랐으며, 나로서는 그것을 감당해야 했다.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혹은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깔려 익사하듯 죽어간 또래들을 위해서라도 내게는 삶을 탐닉해야할 의무가 있었다. -23쪽


그렇게 길을 떠난 로버트는 이곳 저곳 허드렛일을 해주며 식량을 자급하고 헛간이나 들판에서 잠을 자며 나아간다. 그리고 바닷가 어느 마을에서 덜시 파이퍼라는 한 부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정원을 손질해주며 식사를 얻어먹고, 별채를 수리해주며 식사와 잠자리를 얻는다. 오래 머물지 않고 바다를 향해 더 나아가려던 로버트는 덜시의 훌륭한 식사에 낚여서, 더불어 그녀에게 느껴지는 어떤 필요에 부담을 가지며 하루, 하루 더 머물게 된다. 방대한 지식과 훌륭한 요리솜씨를 가진 덜시를 통해 로버트는 인생에 대해, 바다에 대해, 전쟁에 대해... 그리고 무엇보다 문학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그렇게 여름이 지나가고 로버트는 소년을 지나 청년에 이른다. 그리고 주어진 운명이 아니라 선택한 운명을 향해 나아간다. 


이 소설은 영국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매우 세밀하게 묘사해서 읽는 내내 풍경을 머릿 속에 그려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또한 작가인 벤자민 마이어스가 영국의 더럼 출신이라고 하는데 소설 안에서 로버트의 고향이 더럼으로 나온다. 어쩌면 작가 자신의 자전적 소설이 아닐까도 추측해본다. 

또 소설 중간에 더럼의 시장광장에 있는 런던데리 후작의 동상, "말 탄 사람"이 나오는데 그에 얽힌 일화가 흥미롭게 언급되어서 인터넷에서 직접 그 동상을 검색 확인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소설 속 덜시 파이퍼를 통해 간접적으로 얻는 지식과 교훈의 분량이 상당한 것 같다. 소년 로버트의 여정과 함께 나 또한 덜시에게 인생 강의를 집중적으로 수강한 듯 하다. 




또 이 책을 통해 시와 문학이 존재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곰곰 생각하게 되었다. 시와 문학은 인간의 내면을 풍요롭게 해서 전쟁 따위는 생각하지 않게 한다는 덜시의 말처럼... 예술과 문학은 권력과 실리의 세계 너머 눈에는 보이지않지만 너무나도 가치있는 것들을 일깨워준다. 그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세상은 자유롭고 또 평화로워질 것이다. 첨단 기술과 AI가 위상을 드높이는 이 시대에 문학과 인문학의 필요성을 다시금 어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네가 지금까지 느낀 모든 감정은 너보다 앞선 누군가가 느꼈던 거란다. ... 바로 그 사실을 알려주는 게 시의 존재 이유지. 시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일러주는 인류의 표현방식이야.  ...시는 시대를 초월해 공명하는 위로의 목소리를 들려주지. - 138쪽

🔸️"마음이 풍요로운 이들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지. 그건 확실해. ... 모든 순수가 사라진 지금, 어떻게 해야할까? ... 이 모든 무의미한 폭력 속에서 반드시 좋은 것이 탄생해야만 해. 시와음악과 와인과 낭만이 길을 안내하게 하자꾸나. 자유가 승리하게 하자꾸나." - 144쪽


[수평선 너머]는 자연의 수려한 묘사에서부터 인생과 사람, 전쟁에 대한 정제된 문장들이 가득해서 밑줄 긋거나 필사할 것이 상당히 많았다. 

인생에 대해 탐닉하고 전망해야하는 청소년이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글로 한껏 느끼고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싶다. 그리고 찬찬히 삶을 음미하듯 읽어보라고 권하고싶다.


* 춢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