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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낙관주의자
수 바르마 지음, 고빛샘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평점 :

언젠가 카이스트 정재승교수님이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내 마음대로 사람을, 세상을 통제할 수 없음을 무기력감 없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다."라고 하신 것이 내게는 꽤나 공감이 되었다. 현실을 통제할 수 없다고 마냥 비관하지도 않고 그저 막연한 희망을 주입시키지않는 성숙한 어른의 자질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이다. 나는 막연한 긍정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할 수 있다."라든지, "다 잘 될거야."를 주문처럼 되뇌이며 자신을 다독이는 것은 어딘가 불안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단순한 낙관주의나 막연한 긍정론이 아니라 "합리적 낙관주의"라는 책의 제목에 호감이 갔다.
"비관주의자는 바람을 탓하고,
낙관주의자는 바람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현실주의자(합리적 낙관주의자)는 돛을 조정한다.
- 윌리엄 아서 워드(William Arthur Ward)-
저자인 수 바르마는 정신과 의사이자 교수이며 9.11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 정신건강프로그램 책임자로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오랫동안 정신건강 회복과 회복탄력성을 연구했다. 그런 연구 가운데 합리적 낙관주의에 대한 이론과 개념을 수립한 내용을 이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합리적 낙관주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합리적 낙관주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과 주도적인 태도로 삶의 본질적인 불확실성과 존재의 불가해함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때로는 그것을 깊이 이해하고 음미하는 마음가짐이다. " -p.28
불안과 회의, 낙담으로 가득한 현대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무력감을 경험한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그저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하지만 이같은 무조건적인 희망은 그다지 힘이 없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한 채 그 순간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회피하게 만들 뿐이다.
저자는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는 공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우리는 희망 중에도 불안할 수 있고, 최선을 기대하면서도 의심을 하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한다. 낙관이나 비관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여서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고 단단한 내면으로 나아가도록 8가지 심리전략을 통해 구체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바꿀 수 없는 현실에 대한 해석을 바꾸는 것과 감정을 통제하기보다는 조율하는 것을 제안한다.
p.82
감정을 손님처럼 대하면 된다. 오면 맞이하고, 가면 떠나보내면 그만이다. 인간은 감정과 반대로 행동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이다. 우리는 감정을 즉각적으로 감지함과 동시에 이성을 통해 균형을 유지한다.
p.163
자기 연민은 강한 감정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소화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우울, 불안, 설명할 수 없는 신체 증상은 종종 처리되지 않은 부정적 감정(과도한 죄책감이나 수치심 등) 앞에서 무력감을 느낄 때 나타난다. 자기 연민은 부정적인 삶의 스트레스와 사건들로 인한 우울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부정적 감정, 냉소, 불안, 끊임없는 생각들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한다. 특히 우울의 주범이 되는 수치심의 강력한 해독제가 바로 자기 연민이다.
3부에서는 합리적 낙관주의를 실천하는 기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자기효능감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런 자기효능감은 자기신뢰와도 연결되는데 자기신뢰를 가로막는 장벽을 극복하는 법을 제시한다.
장벽 1. 무력감
나는 망가졌다. 힘이 없다. 혼자이다. -> 극복법:인정받기
장벽 2. 정체됨
벅차다. 도저히 못할 것 같다. 아무리 해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 극복법:유연성
장벽 3. 피로감
너무 힘들다. 그냥 포기하고 싶다. -> 극복법:자기돌봄
때로 우리 마음이 날뛰어서 현재에 집중하여 의미를 찾기 어려울 때 빠지기 쉬운 세가지 함정에 대한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1. 과거의 함정: 어제에 대한 반추와 후회
2. 미래의 함정: 내일에 대한 걱정과 가정
3. 비교의 함정: 남들과 나를 비교. 이상적인 삶과 현재의 삶을 비교.
이처럼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들에 대해 인식하고 대비한다면 지금 여기에서 의미를 찾고 누리는 현재성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각 장에는 실행전략이라는 코너가 있다. 각 장에서 제시한 제안들을 구체적으로 실행할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나 점검표를 세세하게 실어두고있어 합리적 낙관주의자가 되고자하는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