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지구는 없다 - 아이들의 핏값으로 세워지는 위대한 AI 인프라
김가람 지음 / 문학수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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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 살아서 어른이 된 기자가 콩고에서 일어나는 아동 노동 착취 현장을 고발하는 르포다. 앞 부분 몇 장을 읽었을 때 ‘이게 2026년에 일어나는 실화인가’라는 의문이 들만큼 놀라웠다.

십 여년 전 도덕 교과서에 파키스탄에서 바느질로 축구공을 만드는 어린이와 카카오를 따는 아동을 사례로 아동 인권에 대한 문제가 실린 적이 있다. 그 때도 세계적인 대기업이 아이들에게 노동을 시키고 심지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에 공분했다.

아동에 대한 관심과 아동 착취의 악랄함이 드러나며 대기업과 중계인의 횡포가 이제는 없어진줄 알았다. 하지만 아동 착취는 더 어두운 곳에서 더 치밀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선진국이 부유해 지고 사람들의 생활이 편리해질 수록 콩고의 어린이는 건강을 잃고 삶을 잃고 생명을 잃는다.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코발트 광산을 가진 콩고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식민지를 겪고 독립 후 스스로 안정을 찾기 전에 자본가들의 또 다른 침략으로 내전이 일어났다.

아이들이 목숨을 걸고 코발트를 캘 수 밖에 없는 이유와 그렇게 배를 불리는 중간 업자와 세계적인 대기업의 관계는 예전 축구공을 만들었던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

누군가는 몰라서 누군가는 내 일이 아니어서 누군가는 내가 사는 게 바빠서, 각자의 이유로 외면하는 현실이다. 책에 있는 콩고 아이들의 사진을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럼에도 직시할 마음을 다잡게 만들었다. 읽기 힘들었지만 모두가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아름다운 지구에서 우리는 하던 대로, 눈만 질끈 감으면 된다.

*우리가 '세계'라 부르는 선진국들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그 ‘세계' 밖 누군가의 현재는 으스러지고 있다.

*결국 책임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책임 있는 선택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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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식사 혁명 - 먹어서 병을 예방하는 아주 작은 식습관의 힘
하마야 리쿠타 지음, 오시연 옮김, 김민지 감수, 김혜민 감수도움 / 부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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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식사 혁명>

‘극도의 귀차니스트’도 실천할 수 있는 식사로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니 혹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예방의학을 전공한 저자는 건강에 관하여 기본적으로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건강을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 식사의 중요성을 말한다.

식사야 말로 매일 누구나 하는 것이고 개인의 식습관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섭취해야 하느냐, 레드 와인은 건강에 좋고 적색육류는 삼가고 채식은 몸에 좋다는 등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음식에 대한 내용을 조목 조목 반박한다.

요지는 좋고 나쁜 음식은 한 가지 영양소로 구별할 수 없고 개인의 환경, 함께 먹는 음식 등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커피를 누군가는 건강식품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발암 물질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저자는 자신의 식사를 점수화 하여 분석하고 성향과 환경을 분석하여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을 가질 것을 추천한다. 회식이 많은 주라면 회식을 하지 않는 저녁에 의식적으로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일년에 한 번씩 자신의 식사를 점검하면서 하나씩 바꾸어 나가길 권한다.

개별적인 영양소에 집착하지 않고 상대적인 비중을 따져서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다.

*건강과 관련된 식습관은, 이를테면 '평균적으로 1년 동안 어떤 음식을 어느 정도의 비율로 먹고 있는지'를 뜻한다. 식습관을 개선한다는 것은 이 비율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과정이다.

*높은 식습관 점수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단기간에 몰아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지속되는 식습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식습관 개선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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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인문학 - 축구로 읽는 40가지 삶의 지혜
명왕성 지음 / 글의온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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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인문학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골 때리는 학문일 수 있기 때문에 제법 노골적인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슛! 골!의 그 골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잔뜩 흥미가 생겼다.

지은이는 명왕성.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태양계 행성이었다가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어 빠져버린 그 명왕성이랑 이름이 같아서 닉네임인가 했다. 알고보니 프로축구 선수출신 스포츠 사회학 교수님이시다.

제목부터 지은이까지 흥미롭지 않은 부분이 하나도 없는 이 책은 축구와 철학을 연결시켜 인문학적으로 분석한다. 지단의 마르세유턴이 장자의 무위자연과 함께 나오고 광화문 광장의 그 함성이 디오니소스와 연결될 줄은 물랐다.

호모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에게 공놀이가 왜 중요한지, ‘리즈시절’과 같은 밈으로 끊임없이 탄생되는 문화 창출, 개인의 수양에서 공동체적 덕목으로 확장되는 수양으로서의 축구 등 귀신같이 축구와 철학을 접목시켰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축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이다. 둘 다 관심있는 나에겐 이보다 더 재미있는 통합이 또 있을까.

축구에 혼을 내준 청소년들이 인문학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청소년을 위한 골 때리는 인문학’이 나오면 좋겠다. 책에 의하면 <이방인>을 쓴 카뮈도 자신이 아는 도덕과 의무의 대부분을 축구를 통해 배웠다고 한다.

‘그 깟 공놀이’에 울고 웃었던 시간이 그저 감정에 치우친 스트레스 해소용 여가 생활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학문적으로, 심도있게 다루고 있어서 자랑스럽게 여전히 축구, 스포츠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다.

*메를로퐁티가 말했듯 존재는 생각보다 먼저 감각으로 성립된다. 축구는 이 사실을 다시 일깨운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몸, 함성으로 호흡하는 몸, 패스에 반응하는 눈과 심장. 우리는 축구를 통해 다시 몸으로 존재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경기를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타인을 이해하는 감각을 넓히며, 결국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축구는 자유와 질서, 경쟁과 연대, 정의와 아름다움이라는 철학적 가치들이 맞부딪히는 살아 있는 공간이다.

*축구는 경기 규칙을 뛰어넘는 삶의 은유이며 철학이 결코 추상 속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현장이다. 철학은 그라운드 위에서도 살아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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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 현직 정형외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유쾌 상쾌 통쾌한 촌철살인 의료 사용 가이드
김현정 지음 / 부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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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투어, 의료 쇼핑이라는 단어가 익숙한 요즘, 아픈 몸보다 불안한 마음이 문제라고 말하는 책이다. 최근에 출판된 줄 알았는데 무려 14년 전에 처음 나온 책이다.

이미 그 시절에 과잉 진료와 사치재로 의료 산업을 바라보고 소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의사가 있었다니 사람들이 왜 재출간을 원했는지 알 수 있었다.

과학이 발전하고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모르고 지나갔을 병도 발견하게 되고 병이 생겼으니 당연히 강한 약으로 치료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건강한 세포까지 약해져서 면역력이 낮아지는 악순환을 우려한다.

또한 혈관이 막히면 스텐스 시술, 이가 아프면 임플란트, 무릎이 불편하면 인공관절로 너무 쉽게 교체를 하는 점을 지적한다. 몸에 인공 삽입물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본래의 정상 조직을 깎아야 하고 이렇게 도려낸 조직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인공 삽입물에 대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 관절로 내 치아로 내 디스크로 살자고 말하며 치료와 치유를 구분하는데 치료는 병원에서 의사가 하는 것이고 치유는 내 몸이 스스로 하는 것이다.’

수많은 약을 털어 넣기 전에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자기 몸을 돌보고 적절한 운동을 하며 쾌활하게 사는 것. 내 몸의 주체로서 소신있게 영차 의료 과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다.

*엑스레이 사진은 병의 이력만 보여 주는 게 아니라, 지층처럼 켜켜이 쌓여 온 그 사람의 인생 이력까지 보여 준다.

*많은 경우 의료의 본질은 사치재다. 덜 아프게, 더 잘 뛰게, 더 튼튼하고 건강해지게, 끊임없는 세심함과 개별성을 요하는 사치재다.

*인터넷과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온갖 건강 정보와 뉴 스는 사실 잘 포장된 마케팅 의도를 숨기고 있는 수가 많다. 때로는 거의 공해 수준이다. 그것이 알기 싫다.

*우왕좌왕하는 호들갑은 치료에 도움이 안 된다. 소신 있게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견지하며 지혜롭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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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100일의 명화
이윤서 지음 / 더블:엔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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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100일의 명화>

시대와 사조를 넘나드는 그림 감상. 미술관에서 많이 보는 서양 작가들 뿐만 아니라 정선과 안견, 변상벽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실려있다. 심지어 네덜란드인 휴벗 보스가 그린 고종의 어진까지 등장한다.

책의 왼쪽은 그림으로 꽉 차있고 오른쪽은 그 그림에 대한 설명이나 감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눈 속의 사냥꾼’이나 ‘아테네 학당’ ‘오필리아’ 등은 처음 ‘눈 속의 사냥꾼’이 나왔을 때 페이지 가득 작품 제목만 있고 그림이 없어서 인쇄 오류인가 싶었는데 다음 장을 넘겨보니 양쪽 페이지를 가득 채울 정도로 크게 수록되어 있었다.

얼마전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전시했던 프라고나르의 ‘그네’나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보았던 소로야의 그림도 있어서 반가웠다.

고야의 ‘옷을 벗은 마하’와 ‘옷을 입은 마하’는 그림도 매혹적이지만 그에 따른 이야기도 재미있어서 눈길이 갔다. 곧 예술의전당에서 고야 전시회를 한다는데 이 작품이 있을지 궁금하다.

또 존 콜리어의 ‘레이디 고바이바’도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실제로 초콜릿 고디바에 그려진 여인이 바로 이 고다이바라고.

그림 작품에 대한 책이니 만큼 컬러감과 인쇄 품질이 중요한데 고품질로 실려서 감상하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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