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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인문학 - 축구로 읽는 40가지 삶의 지혜
명왕성 지음 / 글의온도 / 2026년 3월
평점 :
[도서협찬]
인문학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골 때리는 학문일 수 있기 때문에 제법 노골적인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슛! 골!의 그 골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잔뜩 흥미가 생겼다.
지은이는 명왕성.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태양계 행성이었다가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어 빠져버린 그 명왕성이랑 이름이 같아서 닉네임인가 했다. 알고보니 프로축구 선수출신 스포츠 사회학 교수님이시다.
제목부터 지은이까지 흥미롭지 않은 부분이 하나도 없는 이 책은 축구와 철학을 연결시켜 인문학적으로 분석한다. 지단의 마르세유턴이 장자의 무위자연과 함께 나오고 광화문 광장의 그 함성이 디오니소스와 연결될 줄은 물랐다.
호모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에게 공놀이가 왜 중요한지, ‘리즈시절’과 같은 밈으로 끊임없이 탄생되는 문화 창출, 개인의 수양에서 공동체적 덕목으로 확장되는 수양으로서의 축구 등 귀신같이 축구와 철학을 접목시켰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축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이다. 둘 다 관심있는 나에겐 이보다 더 재미있는 통합이 또 있을까.
축구에 혼을 내준 청소년들이 인문학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청소년을 위한 골 때리는 인문학’이 나오면 좋겠다. 책에 의하면 <이방인>을 쓴 카뮈도 자신이 아는 도덕과 의무의 대부분을 축구를 통해 배웠다고 한다.
‘그 깟 공놀이’에 울고 웃었던 시간이 그저 감정에 치우친 스트레스 해소용 여가 생활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학문적으로, 심도있게 다루고 있어서 자랑스럽게 여전히 축구, 스포츠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다.
*메를로퐁티가 말했듯 존재는 생각보다 먼저 감각으로 성립된다. 축구는 이 사실을 다시 일깨운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몸, 함성으로 호흡하는 몸, 패스에 반응하는 눈과 심장. 우리는 축구를 통해 다시 몸으로 존재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경기를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타인을 이해하는 감각을 넓히며, 결국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축구는 자유와 질서, 경쟁과 연대, 정의와 아름다움이라는 철학적 가치들이 맞부딪히는 살아 있는 공간이다.
*축구는 경기 규칙을 뛰어넘는 삶의 은유이며 철학이 결코 추상 속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현장이다. 철학은 그라운드 위에서도 살아 숨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