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나도 말이 없다. 말없이 먹었다.이야기할 거리가 없었던 걸까.이야기할 거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갑자기 알 수 없게 됐다.가까운데 가깝기 때문에 닿지 않았다. - P121
희미하게 봄이 되어가는 공기 속을 천천히 걸어간다.달이 금빛으로 빛나고있다. - P154
버들이 우거지는밤의 강 새하얗고강 너머 안개 낀 들판에희미하게 피리 소리가 들려떠돌이의 가슴에 닿네 - P29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는 거군요. - P108
사람의 외모, 골격, 그리고 골격을 덮고 있는 피부는 생물학적 작용의 산물이다. 하지만 얼굴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것이다. 얼굴은 개인의 습관적인 감정 태도, 즉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데 필요한 태도, 자신을 탐색하는 눈에 들키지 않으려는 공포심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는 데 필요한 태도를 그대로 보여 준다. 인간은 악마의 가면처럼 얼굴을 사용한다.얼굴은 자기감정을 보충해 주는 감정을 타인의 가슴속에 불러일으키기 위한 도구다. - P343
아! 신이시여, 삼라만상이 영원한데 왜 우리의 행복에는 끝이 있습니까. - P213
인간은 자신의 상상력을 불신하는 법을 익혔다. 그러므로 경험해 본 적 없이 상상 속에서만 알던 세계가 현실에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면 매우 이질감을 느낀다. - P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