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투아네트 는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좀 더 나지막이, 입가와 입술 속으로 흐르는 눈물을 맛보면서. 그런데 갑자기 묘한 쾌감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그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얼 굴을 찌푸리거나 딸꾹질을 하지도 않은 채, 그렇게, 조용히 울고 있었다. 성숙한 여자처럼. 나중에, 그녀는 사랑 때문 에 그 같은 눈물을 흘리게 되리라… 그녀는 한참 동안 깊고 나지막한 파도처럼 자신의 가슴 속에서 구르는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눈물에 젖은 입술에서 소금과 물의 맛이 났 다. 그녀는 불을 켜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눈꺼풀은 부어 있고, 두 뺨은 얼룩진 채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얻어맞은 여자아이처럼. 그녀는 아주 못 봐줄 정도로 흉했다. 그래서 그녀는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 P32
노예. 감옥. 날마다 같은 시각에 같은 몸짓을 반복하고… 부모는 그녀를 같은 시각에 일어나게 하고,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찮은 여자아이를 한순간도 눈으로 좇지 않도록 일부러, 일부러 하녀처럼 맨날 시커먼 옷만 입히고, 큼직한 반장화에 줄무늬 양말만 신기고… 바보 같은 사람들, 당신들은 결코 보지 못할 거야. 이 꽃처럼 민감한 피부를, 매끄럽고, 순결하고, 신선하고, 푸르스름한 눈꺼풀을, 그리고 겁에 질린 듯, 뻔뻔한 듯, 호소하고, 무시하고, 기다리는 이 아름다운 두 눈을… 절대, 절대 더는 안 기다릴 거야. 이 나쁜 욕망들, 석양이 질 무렵 서로를 껴안고 걸어가는, 술에 취한 사람들처럼 살짝 비틀거리며 지나가는 두 연인을 볼 때 마음을 갉아먹는 부끄럽고 절망에 찬 시샘은 왜 이는 걸까? 열네 살의 나이에 노처녀의 증오심을 갖다니? 언젠가는 자기 몫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멀었다. 결코 오지 않을 것처럼. 그때까지는 굴욕적이고 답답한 생활과 레슨, 엄격한 규율을 소리나 빽빽 질러대는 엄마…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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