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삶의 웃기는 측면이지. 찰리는 속으로 생각했다. 성인들이 사실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일을 꼭 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다는 게. 처음에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 실체를 부여한다. 그렇게 그 생각이 형태와 입체감을 갖추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머뭇거리는 마음을 말로 물리치고, 그 자리에 그 생각을 실천했을 때 생길 것이라고 짐작되는 좋은 점들을 하나씩 차례로 가져다 놓는다. 본능과 혹시나 하는 마음과 상식도 말로 물리친다. 그러다 보면 그들 중 누구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꼼짝없이 움직이게 된다. - P438
"이블린, 목요일에 내가 우연히 자네에게 차를 권했지. 그날 자네는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내가 복도에서 마스터키를 가진 버디를 우연히 만났어. 자네와 찰스가 함께 본 그 사진, 그게 또 오직 나만 알아볼 수 있는 장소에서 찍혔네? 그러니 고비마다 운명의 여신이 개입해서 나를 이 일에 점점 더 깊이 밀어 넣었다고 말해도 될 거야. 이 일을 정말로 할 거냐고? 지금까지 내가 해냈던 모든 일만큼 확실히 할 거야." 이렇게 자신의 확신을 표현하는 말에서 포괄적인 견해를 예술적이고 극적으로 표현하는 오랜 습관이 은연중에 드러났다. 그는 자신을 이 위험한 일에 끼어들지 않게 말리려는 이블린의 시도를 가로막기 위해 운명의 여신을 조금 끌어들였다. 그러나 이번 일을 운명으로 표현한 것은 정말로 운명이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운명의 문제였다. 그의 운명. - P448
온갖 종류의 모욕이 쏟아지는 시련이었다. 가장 먼저 가벼운 로맨스를 찍는 감독이 프렌티스와 마주칠 가능성을 피하려고 몸을 살짝 돌렸다. 그다음에는 유성영화가 나온 뒤로 일한 적이 없는 여배우가 프렌티스에게 열성적으로 손을 흔들었다. 그다음에는 익살스러운 코미디를 쓰는 작가가 동료 작가의 옆구리를 찌르더니 뭔가 심술궂은 말을 했고, 두 사람은 왁자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막 명성을 얻기 시작한 신인 여배우들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지만 프렌티스에게 거의 눈길을 주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그를 대하는 태도를 보고 그가 중요한 인물이 아님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뭐, 그럴 테면 그러라지. 이렇게 자만심이 꺾이고 나면, 자신의 명예를 모욕하는 것과 맞설 각오를 다질 수 있는 법이다! - P451
지난 몇 년 동안 무게와 덩치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존재감은 줄어들었다고. 몸무게가 1킬로그램씩 늘어날 때마다 그는 조금 덜 눈에 띄게 되었다. 그러다 결국은 친구에게나 낯선 사람에게나 모두 무시 당하는 것이 거의 일상이 되었다. 프렌티스가 처음에는 이런 변화에 눈물을 조금 흘린 것이 사실이다. 한때는 관객의 갈채를 받고, 동료들이 우러러보고, 길에서 낯선 사람에게 이름이 불리는 생활을 했으니, 이렇게 명성이 이지러지는 것을 겪으며 어떻게 상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오늘, 1939년 3월 19일, 베벌리힐스의 중심부에 있는 아시엔다에서 그는 하찮은 존재가 된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일 것이다. 이 악당의 집에 다시 들어가, 화려한 사람들 사이를 뚫고 한 번 더 나아갈 것이다. - P458
"어쨌든 그 사람은 비밀의 숲 속에 살고 있었어요. 자기 집안, 직업, 연애가 모두 비밀이었죠. 자기 아파트에 대해서도 비밀이 있었고요! 하지만 이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입을 다물었든, 그건 모두 일종의 거짓말이었어요. 난 이제 그런 건 질렸어요. 모든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아무리 추악해도, 불편해도, 신경에 거슬려도,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듣고 싶어요. 시선을 피하고 싶은 일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세상은 그냥 신기루가 되어버리니까요." - P575
이브는 생각했다. 그래, 산타아나나 사막의 모래가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매진하는 사람의 업적을 반드시 무위로 돌리는 건 아니지. 세상에 정의라는 것이 있다면, 장인들 한 무리가 망치와 붓과 속돌을 들고 나서서 참을성 있게 작업해야만 자부심 높은 자의 궁궐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 P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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