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한다는 착각 - 나는 왜 어떤 것은 기억하고 어떤 것은 잊어버릴까
차란 란가나스 지음, 김승욱 옮김 / 김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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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도서 제공]

오래전에 귀금속 매장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었다. 손님들이 금반지 같은 걸 팔러 오는데 그중에 가끔 도둑이 훔친 귀금속을 팔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 날 한 남자 손님이 오전에 금목걸이를 팔고 갔는데, 얼마 안 되어 갑자기 경찰이 찾아왔다. 그 남자가 도둑이었고 훔친 목걸이를 팔고 간 것이었다.

경찰은 매니저와 나에게 남자 인상착의를 물었고 우리는 상황을 자세히 말해줬다.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매니저와 나의 말이 달랐다.

나는 그 남자가 분명히 하늘색 와이셔츠를 입은 걸로 기억하는데, 매니저의 기억은 달랐다. 내가 기억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고 그 남자를 내가 응대했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밝혀진 결과는 매니저와 나의 진술이 둘 다 틀렸다는 것이다! 그 남자의 의상은 전혀 다른 색이었다. 나는 그렇다 치고 매니저는 평소 기억력이 좋은 편이었는데도. 나는 그 결과를 믿을 수가 없었고, 그 이후로 나는 내 기억 자체를 잘 믿지 못한다.

아직까지도 그날 내 뇌리에 왜 하늘색 와이셔츠가 각인돼 있었는지 정말 의문이다. 그날 나는 남자를 응대하면서 한참 동안 바로 앞에서 봤었는데 대체 어떻게 된 노릇일까.

그리고 나는 지금 이 내용을 쓰기 위해 꽤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렸는데, 내가 떠올린 이 기억 또한 전부 정확한 사실일까?

그런데 이 정도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살인을 했다고 자백한 용의자의 기억이 완전히 틀린 기억이라면? 자기가 하지도 않은 살인에 대한 기억이 뇌에서 떠올랐다면?

이런 일이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다. 1906년에 시카고에서 한 여자가 강도 살인을 당했는데 그 시신을 발견한 백인 남성이 용의자로 몰렸다.

그는 아무런 폭력 전과도, 그가 범인이라는 아무 증거도 없었고 본인 역시 범행을 부인했지만 그는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서 한참 동안 심문을 받았다.

경찰에게 심문당하는 동안 계속해서 '살인 과정을 기억해 보라고, 기억을 떠올려 보라'는 압박을 받았고 결국 그는 두 번이나 범행을 자백했지만 진술이 앞뒤가 맞지 않았고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그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가 범인일 수 없는 이유와 신빙성 있는 알리바이를 내놓았고, 재판에서 검사조차 그는 범죄를 저지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여러 저명한 심리학자가 그의 무죄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아이븐스의 자백은 그의 머릿속에 주입된 암시의 비자발적인 합성과 정확히 똑같습니다... 신경증에 걸린 사람이 가공의 기억을 만드는 경계선 영역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 인간 기억의 부정확성에 대해 선구적인 연구를 하던 후고 뮌스터베르크의 편지 중에서. (그는 아이븐스의 무고를 주장했다.)

그는 나중에 다시 자백을 철회하고 무죄를 주장했지만, 배심원들의 유죄 평결에 의해 결국 교수형을 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하고도 흥미로운 점은, 자백을 철회하고 범행만 부인한 것이 아니라 그는 범죄를 자백했던 사실도 기억하지 못했다.

"나는 그런 진술을 한 기억이 없고, 그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 (...) 나는 죽이지 않았다. (...) 하지만 경찰서에 있는 동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 무죄를 주장한 용의자 아이븐스의 말. 차란 란가나스 저 <기억한다는 착각> 중에서.

무고한 사람이 자기가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을 자백해 범인으로 몰리고 사형을 당한다니.. 상상만 해도 너무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 이런 사례가 이 사건 하나뿐이 아니었다고 한다.

정말로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범죄를 저지른 기억을 갖고 있을까?

<기억한다는 착각>의 저자 차란 란가나스가 이것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기억을 떠올리는 일은 재생과 녹화를 동시에 누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무슨 말일까?

어떤 사건에 대해서 기억을 더듬을 때, 재생만이 아니라 녹화까지 누른다는 것이다. 떠올릴 때 부정확한 기억을 떠올린 것이 그대로 녹화된 채 다음번에 다시 기억을 더듬을 때 녹화됐던 그 부정확한 기억을 재생한다.

"우리 기억은 돌에 단단히 새겨진 것이 아니라서, 우리가 방금 배우거나 경험한 것을 반영해 갱신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 기억 갱신의 촉매는 바로 기억을 떠올리는 행위 자체다."

즉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한번 떠올릴 때마다 그 기억 속에는 바로 지난번 그 기억을 떠올렸을 때의 잔여물이 가득 퍼져 있고, 이런 과정이 계속 되풀이되는 것이다.

친구들과 여럿이 동시에 경험한 일을 함께 되짚어볼 때 기억이 일치하지 않고 모두 제각각이었던 경험이 한두 번쯤 있을 것이다. 내가 알바했던 매장에서 매니저와 나의 기억이 전혀 달랐던 것처럼.

머릿속으로 과거를 다시 더듬어볼 때마다 현재의 정보가 함께 따라가서 기억의 내용을 미묘하게 바꿔놓는다는 것이다. 위 사건의 사례처럼 아주 엄청나게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위 사건에 대한 저자의 해설을 읽는 동안 엉뚱하게도 약간의 위안을 느꼈다. 위안이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할까.

내가 기억하는 온갖 과거의 안 좋았던 사건들, 장면들, 대화들을 나의 뇌가 살짝 각색했을 가능성.. 온전히 완벽한 기억이 아니라는 사실에 위로를 받았다. 내 기억만큼 나쁜 일이, 안 좋은 대화가 아니었을 수도 있으니.

이런 책이나 내용을 접할 때마다 인체의 신비 또한 느끼지만, 나 자신을 점점 믿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기록을 더욱더 생활화해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다. 내 기억은 계속해서 재생+녹화=갱신되기에.

차란 란가나스의 <기억한다는 착각>. 과학서를 자주 읽진 않다 보니 너무 어렵지는 않을까 생각했는데 매 장마다 기억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이 넘쳐난다.

과학서를 처음 본다면 에세이처럼 쭉쭉 읽히지는 않겠지만 차분히 읽다 보면 흥미로운 내용에 점점 몰입될 것이다. 기억에 대해서 우리가 평소 궁금해했던 점들에 대해 명쾌하게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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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의 지혜 에디션) 다산의 지혜 에디션
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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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도서 제공]


요즘처럼 바쁘고 빠른 세상에 옛날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일까, 고전을 계속 읽는 이유가 뭘까.

아무리 대학자이자 시대를 초월하는 지성이라지만, 현대의 우리와는 너무 달랐던 시대이니 현재에 적용할 부분은 별로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펼쳤던 창비에서 발간된 책,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입니다.

이 책은 그 시대의 지식인이자 아버지로서 가족들과 후대에 남기는 말들이 담긴 책입니다.

다산학으로 따로 분류될만큼 방대한 저서를 남긴 대학자로서 정약용의 <목민심서>가 공인으로서의 지침이라면, 이 책은 개인적인 서간문으로 인생을 현명하게 헤쳐나갈 지혜를 주는 생활고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고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편지에서 대학자이지만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외로움을 표현한 인간적인 면이 드러난 부분에서는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은 부분들을 필사를 했는데요, 문장을 마음에 새기기에는 정말 필사만한 것이 없는 듯합니다. 왜 필사를 많이들 하시는지 알것도 같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던 시대라 해도 시대를 초월해서 필요한 삶의 기본적인 지혜를 배울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약용 #다산학 #고전필사 #필사책 #북스타그램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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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보는 세계 - 브릿G 단편 프로젝트
이명희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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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출판사 도서 제공}

황금가지에서 나온 브릿G 단편 프로젝트 <당신이 보는 세계> 입니다. 단편 소설집이고 수록된 9편 모두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들 입니다. 소설들 장르는 SF, 공포, 판타지, 일상 등 다양한 장르들이네요.

브릿G는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장르 소설 온라인 플랫폼인데, 단편들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저도 몇 번 읽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 브릿G에서 진행하는 문학상 중 하나가 황금드래곤 문학상 입니다. 벌써 7회 진행중 이네요.


발단 부분 간단 요약 (스포 없음)

1. 당신이 보는 세계 - 이명희
사람들의 뇌에 칩을 심어 브레인 네트워크를 통해 대화하는 미래 시대. 그러나 뜬금없게도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괴담이 유행한다. 일명 전단지 괴담. 주인공 설란은 룸메이트 시서의 실종과 이 괴담에 어떤 관련이 있다고 느낀다.

2. 탐정 김희영희 - 배예람
2년간 집에서 칩거하며 탐정 만화를 그리던 김희영은 어느 날 큰 위기에 처한다. 자기 집에서 반상회가 열리게 된 것! 반상회를 피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김희영 앞에 난데없이 자신의 만화 주인공인 탐정 김영희가 나타난다.

3. 신규 기능이 추가된 트위터에 가입하세요 - 담장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실패한 뒤, 트위터는 급속도로 쇠락해 사용자들이 거의 사라진다. 아무도 없는 트위터에서 혼자 중얼대는 게 낙이었던 '이목탁'은 어느 날 자신의 비공개 계정에 멘션을 단 '파록소'라는 인물과 조우한다.

4. 눈의 셀키 - 이아람
사시사철 눈이 내리는 한 마을에 마녀라 불리며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을 받던 노파가 있다. 얼어붙은 언덕 위의 집에서 마을 사람들을 피해 혼자 지내던 마녀는 어느 날 물개의 모습을 한 바다 정령을 구해주게 된다.

5. 명랑한 함진아비 - 정비정
요양원에서 지내는 아버지 앞에서 중년 딸은 어릴 때를 회상한다. 화축동이라는 동네로 이사갔을 당시 친해졌던 친구 은이. 그리고 그 친구가 들려준 괴담들. 괴담이라고만 생각했던 함진아비가 실제 눈앞에 나타났던 일을 떠올린다.

6. 외자혈손전 - 리리브
조선 후기 한 고을에 산짐승, 들짐승 할 것없이 잡아다가 얻은 고기를 곳간에 잔뜩 쟁여둔 놀부같은 양반집 대감이 있었다. 그 양반의 딸인 무명에게 어느 날부터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7. 나의 첫 장례식 - 박꼼삐
갑작스런 누나의 죽음에 주인공은 누나의 짐을 정리한 뒤 장례식을 치른다. 방에 남아 있던 카메라를 들고 누나가 찍은 사진의 발자취를 따라가던 주인공. 우연히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게 되고 배 안에서 한 여자와 마주친다.

8. 모란이 피기까지는 - 한켠
정복전쟁을 벌이던 고나라에 끝까지 투쟁하며 버티던 현나라는 전쟁에 패배한다. 현나라의 세자는 화친혼을 명분으로 고나라의 후궁이 되어 이름만 남은 현나라의 명맥을 유지시킨다.

9. 세 번째 도약 - 달리
1999년 연화 고등학교에는 '외계지성체와의 지적 소통을 위한 탐사경로 개척반' 이라는 동아리가 있었다. 창단 멤버 김은조, 서혜민, 윤사라의 동아리 설립 목적은 새로운 차원으로 통하는 '관문'을 만들고 그 곳을 통해 새로운 차원으로 떠나기 위한 것. 9월 9일 도약의 날, 그들은 새로운 차원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들의 비밀을 밝히는 누군가의 메세지.


{기억에 남는 문장}

"이 사람들의 눈에는 아직 다른 진실이 보이지 않는 걸까, 보고도 외면하고 있는 걸까. 이 사람들은 언제부터 다른 판단을 내릴 기회를 잃어버리고 살았을까."
"설란은 어쩌면 어느 순간부터 자신에게도 시서에게도 '정확한 판단을 내릴 기회'가 주어져 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이명희, 당신이 보는 세계 중.

"내가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요. 인간인 당신이 보기에 우리는 작위적인 존재로 보이겠죠. 학습된 알고리즘, 입력된 매뉴얼…….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당신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 담장, 신규 기능이 추가된 트위터에 가입하세요 중.

"눈앞에 여전히 열려있는 문 안에는 김희영의 스위트 홈이 펼쳐져 있다. 쓰레기로 가득하지만 평화롭고 고요한 그곳. 평생 이렇게 살다가 택배 박스를 무덤 삼아 죽어도 되는 곳. 그래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 곳. 영희의 손가락이 천천히 문에 닿았다. 어디선가 적절한 바람이 불어 영희가 문을 미는 것을 도왔다. 김희영의 안락한 감옥은 그렇게 눈앞에서 사라졌다." - 배예람, 탐정 김희영희 중.

"그래서 그냥 남보다 절반만 웃고, 슬퍼도 남보다 절반만 슬프고. 마음껏 누리는 것이 없었어. 나도 모르게 팔린 내 팔자를 서러워하는 것도 관뒀지." - 정비정, 명랑한 함진아비 중.

"아주 잠시간, 그 열기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심장 언저리가 차갑게 얼어붙는 순간이 있었다. 무명의 눈동자에 불길의 희뿌연 아지랑이가 아른거렸다. 무명은 고개를 돌렸다. 타들어 가는 종이가 내지르는 미약한 비명이 주변을 감쌌다." - 리리브, 외자혈손전 중.

"어쩌면 그곳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존재를 바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와 ‘저들’을 나누고 다수와 소수를 식별하는 피상적인 이분법을 넘어, 한 존재의 본질을 이루는 가장 진하고 내밀한 영혼을 응시하는 우주가 저 어딘가에 펼쳐져 있지 않을까요"
"당신이 나와 같은 이방인을 위해 작은 문 하나를 열어줄 수 있다면, 전 주저 없이 그 문턱을 넘어갈 것입니다. 단단한 철제방벽이나 최첨단 보안 설비로도 결코 막을 수 없는 문을 당신의 마음으로 열어주세요." - 달리, 세번째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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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재밌었지만 그 중에 특히 이명희, 배예람, 담장 작가의 단편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역사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현대물만 고름)

이명희, 담장 작가의 단편은 변화한 미래 상황을 통해 현실의 부조리함을 보여주는 내용들이라 좋았습니다. 챗GPT와의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미래라기보다 이미 일어사고 있다고 볼 수 있네요. 일론 머스크가 머스크 향수 사업에 뛰어들었대서 빵 터짐.ㅎ

배예람 작가의 <탐정 김희영희>도 맘에 들었는데요. 굉장히 귀여운 단편입니다. 주인공 김희영에게 점점 감정이입 되고, 특히 김희영과 김영희의 케미가 참 좋아요. 둘 다 매우 귀엽습니다.

제목만 봐도 왠지 웃음이 나오는 정비정 작가의 <명랑한 함진아비>는 그러나 전혀 명랑하지 않은 섬뜩함을 줍니다. 여운을 주는 마무리가 더 섬뜩함을 줘서 해서 마음에 드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

특히 달리 작가의 <세번째 도약>은 여러가지로 맘에 들었던 작품입니다. SF 장르를 통해 작가가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이 혐오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구인들 서로간의 진정한 소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굉장히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단편입니다.

단편집 한 권에 여러가지 장르가 들어있어서 굉장히 다양함을 느낄 수 있었고 여러 작가의 스타일을 한 권으로 맛볼 수 있었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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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행복은 찾아올 거야
도연화 지음 / 부크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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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좋은 말로 치부했던 위로가
어느 날에는 온 마음을 감싸 주고,
진부해서 거부했던 문장이
때론 나를 살리기도 한다.
-

도연화 작가의 <결국 행복은 찾아올거야> 라는 에세이집인데, 위의 단 한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신청했어요.

전에 자기계발서를 보다가 내용이 좋아서 언니한테 보라고 권한 적이 있었어요. 그랬더니 언니가 "자기계발서 뻔하지 뭐. 나 10년 전에 보던 내용이랑 똑같아."

언니가 자기계발서를 한참 많이 보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비슷한 내용을 워낙 많이 봤었던 거겠죠.

듣기좋은 말로 치부했던 위로, 진부해서 거부했던 문장. 그런 것들이 어떤 날에는 많이 힘이 됩니다. 살다보니 뻔한 말들, 뻔한 위로라도 그 한마디가 간절해지는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땐 그런 말들이 한순간에 최고의 위로로 바뀝니다.

이 책의 저자인 도연화 작가의 전작은 <가장 아끼는 너에게 주고 싶은 말>이라는 에세이 인데요, 전 읽어보진 못했는데 50주 연속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았다고 합니다.

그동안 에세이는 자주 보진 못했는데, 이 책의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치유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입니다.

<결국 행복은 찾아올거야> 라는 제목을 되뇌어보니 궁금해집니다. 저자는 어째서 이렇게 확신에 차서 말할 수 있을까요. 그 이유를 프롤로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행복이 형체가 있는 조건이라 생각했습니다. 세상의 기준에 부합하면 완벽한 충만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 하지만 행복은 그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행복은 형체가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에 스며들어야 비로소 진정한 모습을 띱니다. 행복이라는 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된 지금에서야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결국 행복은 찾아올 것입니다."

저자는 '작은 감탄과 함께 아, 행복하다- 말할 수 있는 일상의 순간들, 그리고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시간들'이 진정한 행복을 준다는 걸 깨달았던 것이죠.

그래서 독자들에게 단호하지만 다정한 말로 장담하고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결국 나처럼 행복이 찾아올 거라고. 아, 행복하다 하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많아질 거라고.

"결국 피어날 것이다, 힘듦 따윈 없었다는 듯이."


결국 눈부실 날들이라서.
결국 누구보다 소중한 나라서.
결국 함께 걸을 인연이라서.
결국 변치 않을 사랑이라서.

1, 2 파트는 나 자신을, 3 파트는 사람들을 그리고 4파트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읽을수록 더 좋을 책입니다.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좋을 것 같네요. 마음가는 곳 아무데나 펴서 읽어도 마음을 채워주는 문장들이 들어 있습니다.

진부한 위로라는 생각에 책장을 덮었다면, 어느 날 다시 펼쳐보세요. 아무에게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날 책을 펼쳐 다시 읽으면, 그때는 따뜻하게 나를 감싸주는 문장으로 변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으로 위로를 받았다면 작가도 그랬듯이, 다른 사람에게 내가 깨달은 행복의 정체를 전해줘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행복한 순간이 두 배가 되지 않을까요.

'결코 행복이 찾아올 거라 믿지 않았던 기나긴 밤'을 경험한 적 있다면, 도연화 작가의 다정한 위로에 귀 기울여 봐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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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론 - 행복의 길을 찾다, 사람의 그릇을 논하다
권승우 지음 / 좋은땅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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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

- 행복의 길을 찾다, 사람 그릇을 논하다

가끔 "그 사람 참 그릇이 크다" 는 말을 듣습니다. 보통 아량이 넓은 사람, 대인배 같은 사람을 말할 때 그릇이 크다는 말을 많이 쓰는 것 같네요.

그런데 왜 그릇일까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왜 사람을 그릇에 비유했는지 궁금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더 나은 그릇} 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그릇을 먼저 알 필요가 있다고요.

저자는 평범한 30대 후반의 두 자녀를 둔 직장인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학자나 작가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책을 내는 일이 많으니 평범하다는 사실은 별로 특이하진 않았는데요.

그런데 출판사의 저자 소개에서 "저자에게 조금 남다른 면이 보였다"고 말한 부분에 눈길이 갔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꿈과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순간을 사는 사람 같다고 나와 있네요.

저자의 꿈은 교육과 나눔, 공존이라고 합니다. {돕는다}는 뜻의 본인 이름처럼 살겠다는 목표를 가진 뒤로 이를 이루기 위해 실천하고 행동해 왔다고 하네요.

무료학습나눔, 반찬 배달봉사, 헌혈, 독거노인 봉사, 자선단체 후원 등 많은 나눔을 해왔고 이제는 글과 책으로 영감과 위로를 주고 싶다고 합니다.

저자는 직장까지 장학재단을 선택했을 정도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살겠다는 삶의 목표가 확고한 사람인 듯하네요.

'보통 사람에 의한 보통 사람의 글솜씨'지만 단 한 사람에게라도 영감을 줄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출판사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논리와 사유에는 정답이 없기에 자기만의 논리가 정답이라고 내세우지 않는다, 다만 그 논리가 한 사람에게라도 공감과 치유와 힘이 된다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상적인 그릇에 대한 고찰}

저자는 먼저 자기자신의 그릇의 크기를 아는 것이 행복의 첫걸음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그릇을 알아야 크기와 용도에 걸맞는 삶을 살 수 있을 테니까요.

저자가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그릇으로서의 인간은 포용력, 공감력, 공헌감(헌신), 리더십, 대범함, 논리적 사고력, 냉철한 이성, 실체적 진실에 대한 집요함, 경제적 넉넉함을 갖춘 사람입니다.

더 나아가 좁게는 가정, 넓게는 인류 전체까지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과 공감력을 이상적인 사람의 핵심 요소로 꼽고 있어요.

나 자신을 바로 아는 것에서 시작해 나의 성품과 그릇을 더 크고 단단하게 만드는 것으로 변화가 시작된다고, 이 책을 읽는 한 사람으로 시작해 더 따뜻하고 존중이 가득한 세상으로의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글쓴이가 바라는 이상적인 세상과 공존이라는 글쓴이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실천에 대한 깨달음이 바로 {그릇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너무나 많은 지식이 담겨있기에 저자만큼의 독서와 사유가 부족해 다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그만큼 오랜 시간 쌓아온 저자의 지식과 사유로 가득차 있는 책입니다.

자기 자신의 그릇을 되돌아보고 더 넓고 단단한 그릇으로 성장하는 여정의 마지막엔 행복이라는 종착지가 있다고 글쓴이는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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