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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 처음이야 - 캠퍼스 성장 로맨스 ㅣ 다, 괜찮아 시리즈 3
호담 지음 / 씽크스마트 / 2021년 4월
평점 :
중간에 삐삐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았다면, 2020년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음성메시지를 많이 남기기에, 음.. 음성을 남기다니, 특이하네? 정도로만 생각했으니까.
단어 한 두개로 과거를 회상할 수 있다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다.
나도 삐삐를 사용하고, 음성메시지를 남기던 시절이 떠올랐고,
그 시절의 친구, 내가 살던 동네, 그 때의 날씨, 모든게 새록새록 기억났다.
그리고 첫사랑, 대학시절까지..
대학생 시절, 20대 초반.. 옆에 이런 친구가 있었다면,
꽤나 답답해했을 것 같다.
좋아하는 것 같은데 말도 못 하고, 고백도 못 하는 모습에
소심하게 뭐하는거냐며, 고백해보라고 부추기지 않았을까?
삼각관계도 아니고, 양다리도 아닌, 이 애매하고 오묘한 관계.
그리고 질투와 진심.
하지만 30대인 지금 이 책을 읽으니,
주인공 친구들이 한 행동이 꼭 소심하고 수동적이어서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든다.
상처받기 싫고, 두렵고, 혹은 거절당할까 걱정되고,
나의 다가감이 부담이 될까 배려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도 상처받기 싫어 모른척 하던 때가 있었을텐데..
상대가 부담이 될까 마음을 숨기던 때가 분명 있었을텐데..
그 때의 나는 그게 소심하고 답답한 행동이라고만 생각했다.
시대에 따라, 나이대에 따라,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너무 다양하게 볼 수 있다는게 새삼 신기하다.
가로등 효과.
나도 그랬던 게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테두리 안에 갇혀
늘 내가 하던 노력만 하면서 열쇠를 못 찾는다고 힘들어하고 불평하고,
결국 열쇠는 찾지 못해 아쉬워하면서..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캠퍼스 로맨스라기에 가볍게 읽을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후루룩 금방 읽긴 했다.
덕분에 나의 20대를 추억해보는 시간이 생겼고,
내가 잃어버린 순수함과 상처받기 싫어 숨겼던 진심에 대해 생각하는
나름 유익한 시간이었다.
(물론 삐삐는 20대의 추억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