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이유 없이 망하지 않는다 - 드러나지 않은 것에 주목하라
호세 에르난데스 지음, 김경식 옮김 / 문학사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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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이유 없이 망하지 않는다』 책의 제목이 굉장히 직설적으로 쓰여있다. 부제인 ‘드러나지 않은 것에 주목하라’가 회사가 망하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추측한다. 위기관리전문가이며 기업상담사인 저자가 말하는 드러나지 않은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호세 에르난데스」 ‘오르투스 스트레티지스’의 설립자이며 최고경영자이다. 기업의 법률 준수 문제나, 경영진의 전략, 기업의 지배 구조, 회사 정책 등 전반적이면서도, 크게는 법률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인다. 전 FBI 국장 루이스 프리가 설립한 경영 컨설팅 기업인 FGI의 창립 파트너이기도 하며 상임고문이라고 한다. 수학 학사, 회계학 석사, 경제 경영학 박사 취득하였으며, 암스테르담 VU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저자의 약력을 살피게 되면, 주로 어떤 방면에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지를 알 수 있다.

 

 

「주식회사」 주식회사는 주식이라는 약속증서를 발행하여, 자본금을 충당하는 회사를 말한다. 그래서, 주식회사의 3요소를 자본, 주식, 주주의 유한책임이라고 명시한다. 보통 영세업을 하는 사람들은 100% 자기 돈으로 장사를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지고 직원 수도 많아지고 생산량이 늘어나게 되면 개인 자금만으로는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10개를 판매하는 회사와 10만 개를 판매하는 회사는, 생산단계에서부터 단가의 차이, 마케팅 방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자본금을 끌어쓰기 위해, 담보도 맡기고, 금융권에서 대출도 쓰게 되는 것이다.

 

 

「부도」 드라마나 뉴스로 너무나 익숙해서 그냥 스쳐 듣기만 하는 단어이다. 보통의 회사는 주식회사의 형태를 대부분 취하기에, 가장 많은 방식으로 망하는 것이 부도이다. 부도는 어음이나 수표 등을 보유한 자가 지급 기한이 다다를 때까지 해당 표에 명시된 금액을 지불받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는 이유 없이 망하지 않는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에서 한 사람이 최고로 효율적으로 명령을 전달하고 같이 일할 수 있는 인원을 4명이라고 한 적 있다. 4명이 4명을 다시 그 4명은 4명을 이런 식으로, 그물망처럼 명령체계가 내려올 때 가장 명확하게 지시가 되고 행동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기업에는 이런 직급 체계가 있다. 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와 상무이사, 부장, 과장, 대리, 사원 이런 식으로 말이다. 보통 과장이 이 한 팀을 이루고, 여러 팀을 부장이 관리하고 상무와 전무과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사장이 해당 기업의 총수가 되는 것이다. 그룹이라면 회장이 될 것이고 말이다.

 

이 책에서 핵심으로 두는 것은 기업의 많은 문제 중에서도, 기업의 건전한 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즉, 성실하고 비리에 연루되지 않는 상식적인 회사를 말이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을 보면, 실제 일어났던 페놀 유출 사건과 기업을 사냥하는 불법적인 브로커가 사장으로 위장하여 기업의 경영권을 강탈하려는 것을, 제대로 직원 대접도 받지 못하던, 여상 출신 주인공들이 막아내는 유쾌한 영화이다. 사람이 하나에서 둘이 되면 그때부터 우리는 사회라고 부른다. 가정도, 학교도, 기업도 다양한 사람이 모인 사회이다. 원룸촌에 CCTV가 설치된 전봇대에도 쓰레기가 쌓이는 것은 왜일까? 누군가 버리기 시작한 쓰레기가 어느새 주변 모두에게 행동이 전염되어 스스로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책임의 회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노상강도보다, 한밤에 집에 침입하는 강도가 압도적으로 많고, 학교폭력이 적은 곳에서는 아이들이 서로를 지켜본다. 지켜보는 눈이 많은 곳에서는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기 어렵다. 이것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도덕이라는 것이다. 부정부패나 비리가 회사의 직접타격을 주지 않더라도, 브랜드를 심하게 훼손하면 회사는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유니콘 기업인 ‘우버’의 성폭력 사건, 구글의 성추행 사건 등은 해당 기업의 주가를 곤두박이게 하였다. 회사를 경영하고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이 사람들을 어떻게 상식적이고, 성실한 구성원으로 이끄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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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암 - 수술도 없이, 약물도 없이
한상도 지음 / 사이몬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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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빠지고 생활도 가벼워져” 채식 홍보대사 된, 채식전물 출판사 「사이몬북스」의 강신원(61) 대표의 이야기이다. 강신원 대표는 80녀대 대기업 연설문 작성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뉴욕공대에서 신문방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채식과는 큰 관계없는 광고계의 능력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뉴욕공대를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광고회사와 출판사를 동시에 차리게 되는데, 그 첫 번째 책이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이라는 번역서다. 외국에서는 유명한 채식 관련 서적이 유독 한국에서는 출간되지 않는 것에 의아했다고 말한다. 그 후 『나는 질병 없이 살기로 했다』, 『맥두걸 박사의 자연식물식』,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지방이 범인』 등 이미 출판업계에서 인정받은 책들을 번역해 출판했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책들이 국내에는 소개조차 되지 않는 것이, 오랜 미국 생활을 하고 돌아온 대표에게는 이상하게 보였다고 한다. 2007년부터 첫 책은 1인 출판사의 책이었다고 하며, 2021년 현재까지 꾸준히 번역 출간해주는,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15년간 채식생활을 해오면서, 지인과 주변의 인식 변화에 큰 노력을 해왔지만, 강신원 대표처럼 더욱 멋진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중앙일보 인터뷰 中」

 

 

『사라진 암』 스테디셀러 번역서에 이어 이번엔 국내 저자의 질병과 치료에 관한 에세이 형식의 책이다. 저자 한상도는 2020년 5월 암 선고를 받고, 수술과 항암치료 대신 자연치료를 선택했다고 한다. 가공식품을 끊고, 자연식 채식을 하고, 아침저녁으로 만 보 이상 꾸준히 걸었다고 한다. 아침엔 명상으로 시작하고, 주말에는 가까운 산을 찾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려 노력한다고 한다. 저자의 사는 모습이 어딘가 익숙하고, 많이 보던 장면이 아닌가? 그렇다, 우리가 흔히 블루존이라 부르는 장수마을 어르신들의 삶과 많이 닮아있다. 급하지 않고, 필요한 것은 걸어서 가져오고, 녹색의 숲을 가까이하고 말이다. 책을 출간한 1년 3개월 만에 병원에서 완치판정을 받았고, 그 놀라운 과정을 기록한 것이 이 책이다.

 

「암 환우」 2020년 4월 친구 아버지의 관을 운구하여 대전 현충원에 모셨습니다. 폐암 3기 진단을 받으셨고, 지방대학병원에서 수술을 권하였고, 수술 후 고통에 몸과 마음이 버티지 못해 스스로 삶의 의지를 놓게 되셨다. 그렇게 한 달의 연명 치료 후 산소호흡기를 떼게 되었고, 치료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보냈으면 하고 후회하는 친구를 다독여 주었다. 현재 우리 가족 중에 흑색종, 폐암, 혈액암을 겪는 3명의 가족이 있다. 하루하루의 상태에 따라, 가족들은 일희일비하게 된다. 이모부가 폐암 말기, 이모가 혈액암을 같이 투병 중인데, 사촌 누나들은 본업의 일을 제대로 할 수도 없고, 상태라도 나빠지면 모두가 공황상태가 된다. 암 환우와 함께한다는 것은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이 더 나빠질지 알 수 없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다.

 

 

「킴리아주」 암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구나 가지고 있고, 아직 암에 관한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유전자 조작을 통해 24개월 차 혈액암 환우에 75% 완치 효과가 있는 치료제가 미국에서 개발되었다. 그 치료제의 이름이 ‘킴리아주’이며, 가격이 5억+α이다. 앞으로 이런 유전자 치료제가 더 나올 수도 있는데, 세 명의 가족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15억+α를 우리 가족이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수술도 없이, 항암치료도 없이 산으로, 섬으로 들어가 자연적인 삶을 하면서 완치된 사람들도 보았고, 끝내 완치되지 못한 분들도 많이 봤다. 암 치료의 초기는 항암치료라 하여, 암이 전이되는 것을 막고 암세포를 억제하는 치료를 한다. 하지만 말기에 이르게 되면, 더는 항암치료를 하지 않는다. 그때부터는, 1회에 300~500만 원에 이르는 면역력 강화 주사를 맞게 되고, 오로지 인간이 가진 면역력에 의지해 버티거나 이겨낼 수밖에 없다.

 

 

정말 간단한 우리 속담 중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우리 속담 중에 ‘만 가지의 고민이 단 한 가지의 고민을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많은 고민과 욕망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지금 건강하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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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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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수잔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리즈 위더스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결정에 출연 확정된 배우이다. “가족을 거부했던 한 여성이 결국 만들어내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 「키커스 리뷰」 책 전면에 내세운 선인장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되는 추천사이다.

 

 

『유리 가면』이라는 일본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여주인공 마야가 연극을 통해 성장하면서, 맡은 배역과 같은 인물이 되어가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만화이다. 실제로 한국의 많은 여성 배우들도 해당 만화를 보면서 연기의 의미를 배운 사람도 많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있는데, 새장 밖을 나온 작은 새를 어떻게 대하는 가에 관한 마임 연기 장면이 있다. 다른 배우들은 모두 하나 같이 과장되거나,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고 화려한 몸짓을 하는데, 마야는 라커룸 천정을 바라보면서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다른 학생들은 비웃고, 지도하는 선생님은 왜 연기를 하지 않느냐고 야단친다. 이때, 마야는 말한다. ‘새장 밖을 나온 새가 라커룸 위에 앉았는데, 키가 닿지 않아 어떻게 할지 몰라 고민 중이에요’라고 말이다. 주연 배우의 한마디에서 정말 멋진 연기가 나올 것 같아 기대가 크다.

 

 

「사라 헤이우드」 작가의 정보를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소개란의 글을 통해 영국 출신이며, 법학을 공부하고 변호사로 활동한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리버풀에서 살고 있다고 소개하는데, 마치 『캑터스』가 그녀의 자서 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혼자만의 느낌일까? 평생 변호사라는 다소 딱딱한 일을 해온 작가가, 이처럼 유쾌한 소설을 써낼 수 있다는 것은 상상보다는 현실을 기반으로 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다. 첫 소설을 베스트셀러로, 또 영화화될 정도로 유쾌하게 잘 쓰인 소설이다.

 

 

『선인장』 “내가 태어났을 때 이미 부모님은 서른이 넘었고, 아빠는 좋지 않은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수명을 깎아 먹고 있었다. 이제 엄마는 말년, 마흔다섯에 고아가 될 줄을 몰랐다.” 「책의 서문」 선인장처럼 까칠하고, 메마른 삶이 일상이며, 인간미라곤 찾아볼 수 없는 쳇바퀴 도는 삶을 사는 여성의 이름은 수잔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습관이나 인생관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굳어지고, 젊은 시절보다 유연하지 않으며, 과장된 고집이 생긴다. 고집을 버리면 마치 내가 아닌듯한 느낌을 받고, 그런 느낌을 받으면 생명의 위험까지도 느낀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고집을 버리기 힘들다.

 

 

수잔은 마흔다섯의 인생의 절반 또는 그 이상을 선인장으로 살아온 여성이다. 안정적인 직장에 규칙적으로 다니고, 자신의 인생에 불필요한 계획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인간관계를 넓게 하지 않는다. 고슴도치도 자식은 사랑한다고, 그런 수잔을 보듬어 주던 엄마의 사망 소식을 남동생을 통해 듣게 되고,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불행과 불행의 연속일까? 아니면 불행과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설은 선인장 같은 수잔이 ‘다육식물’ 같은 사랑스러운 삶을 찾아가는 성장기 소설이다. 그 과정이 엉뚱하지만 유쾌하고 그런 점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우리가 늘 듣는 말이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고 한다.’ 수잔이 그러하다. 그녀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자기 안에 있는 여러 수잔을 인정하고, 그 모습들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와의 관계가 편해질 때, 타인과의 사랑도 싹트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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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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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ar Awards」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을 딴 미국의 문학상으로, 미국에서 출판하거나 방영된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등의 추리 장르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1946년부터 미국추리작가협회에서 매년 발표하고 있으며, 수상자들에게는 에드거 앨런 포의 흉상 트로피를 수여한다. 단편, 장편, 희곡, 각본 등 다양하게 시상하며, 추리 문학계에서 가장 큰 권위를 가진 상이라 보면 된다. 미국의 세계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추리 소설계의 노벨문학상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2021 Best Novel 상을 받은, 「디파 아나파라」의 장편 소설이며, 『Djinn Patrol on the Purple Line』 원제목으로, 세계적 출판그룹 Penguin Random House에서 출간되었다. 한국에서는 ‘북로드 출판사’가 번역하여 출간하였다. 매년 세계 출판시장의 매출 규모를 보면 대략 2018년 기준 1300억 달러(155조)에 이른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비율이 3:1 정도인 것을 고려하더라도, 매년 어마어마한 책들이 출간되는 것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2020년 대략 8만 권의 책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많은 책 중에서 최고상을 받은 서적은 읽어 볼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복고풍 카페라고 하며, 이제는 유물이 된 카세트테이프, 다이얼 전화기, 비디오 게임기 등 3~40년 이내에 우리 문화에서 사라진 고전 디지털 제품들이 많다. 21세기의 디지털 시장에서 신기술이 아니면 퇴보하거나 사라진다. 이런 디지털 중심의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매년 성장하는 아날로그 산업이 출판업이다. 종이책은 퇴보하기는커녕, 매년 그 시장이 전자책과 함께 시장규모가 상승하고 있다. 책 읽기는 철학적, 과학적으로 인류에게 필요한 방법임을 증명하는 것일 것이다.

 

「디파 아나파라」 인도 출신으로 11년간 저널리스트로 일하며, 여러 도시에서 가난과 종교적 폭력이 어린이의 교육에 미치는 영향들을 심층 취재하였다. 아직 ‘카스트 제도’라는 신분제가 존재하며, 신분제에 들지도 못하는 불가촉천민이 2억이 넘게 존재하는 곳이 인도이다. 2013년 첫 단편소설을 발표한 것으로 추측해볼 때, 이 시점이 영국 이주 후 작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생각이 된다. 2013년 2015년 2017년 2018년 매년 여러 상을 받으며, 2020년 첫 장편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로 최고의 문학상과 최고 작가의 출현을 알렸다.

 

 

이전에 읽었던 「메가 마줌다르」 또한 인도 출신 작가로서 ‘콜카타의 세 사람’으로 전미도서상 후보에 올랐다. 이 책 역시 운명, 편견, 계급, 부패, 인도 군중의 우매한 극단주의들을 직접 겪고 쓴 소설이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역시 인도 빈민가에서 잇따르는 아동 실종 사건이 발생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부조리한 세상에서, 어린이 탐정단이 수사하는 내용을 그린 소설이다. 저자 역시 인도 남부 해안가에 있는 케랄라 주 출신이며, 실론 섬과 인접한 곳이자 유럽과 가장 먼저 접촉한 곳이기도 하다. 인도 내에서도 성 평등 수치와 교육수준과 소득으로 진보적인 지역이며,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상당히 선진적인 지역이라고 한다. 이런 어린 시절의 경험과 델리, 뭄바이 등의 대도시에서 저널리스트로 지켜본 빈민가와 사회 부조리는 충격적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아이는 부모가 아닌 사회가 함께 키운다고 한다. 아이들이 사라지는 사건에서도 방관하고 침묵하는 사회는 결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그런 사회와 어른들을 바라보는 어린이 탐정단의 기분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책임 있는 어른들이 없는 도시에서, 아이들이 보여주는 회복과 치유의 행동은, 같은 도시에 살지 않지만 한 명의 어른으로서 우리 사회에는 어떤 행동을 했을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책은 청소년이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문체로 쉽게 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편견과 차별과 방관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망쳐가는가에 관하여 잘 표현하고 있다. 비평과 비판에 익숙한 저널리스트가 이렇게 순화되고 아름다운 소설을 썼다는 사실에 무척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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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통행증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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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1960년~62세, 일본 도쿄도 출생의 여성 소설가다. 일본 추리작가협회, SF작가클럽 회원이며, 1987년 『우리 이웃의 범죄』로 문단에 등단했다. 주로 사회파 추리 소설을 쓰는데, ‘본격 추리 소설 ? 사회파 추리 소설 ? 신본격&신사회파 미스터리’ 순으로 일본의 추리 소설은 변화해왔다고 한다. 본격파의 주역이 아마추어 탐정이라면, 사회파의 주역은 경찰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즉, 사회파의 추리 소설은 사건의 추리보다 리얼리티를 더욱 중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일본에 유명한 것이 애니와 게임인데, 게임에 엄청난 마니아라고 한다. 취미가 게임 공략이나 공략본 수집이며, 한 번 게임에 빠지면 소설 쓰는 것도 잊을 정도라고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1991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 1992년 야마코토수고로상, 1997년 일본SF대상, 1999년 나오키상, 2001년 마이니치출판대상 등 쓰는 소설마다 상이란 상은 싹쓸이했다고 한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일본 미스터리의 왕’이라고 한다.

 

 

「사회파 추리 소설」 2012년 이선균, 김민희, 조성하 주역의 영화 『화차』는 나에게도 매우 많은 기억이 남는 영화이다. 우선, 예쁘기만 하고 관심이 없던 김민희라는 배우의 재발견이었고, 너무나도 현실성 있는 연출에 가슴 아픈 영화였다. 미화되거나 가감 없이 현실적인 세상의 모습을 정말 잘 표현하였는데, 극 중 차경선(김민희)의 연기력은 다른 두 남자배우를 영화의 배경으로 묻히게 할 정도였다. 이 영화에서도 두 남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지만, 본격적으로 차경선을 쫓는 것은 불명예 퇴직한 경찰 김종근이다. 본격파 추리 소설이 비현실적이거나 독특한 사건을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범인과 탐정의 줄다리기라면, 사회파 추리 소설은 주변 인물과 상황과 배경을 깊게 묘사하여 그들의 심리나 동기에 주목한다. 이러한 특징은 작품에 대한 공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보여주게 된다.

 

 

「미야베 월드 제2막 시리즈」 미야베 월드 시리즈가 현대 사회가 배경이라면, 제2막은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로 기이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영혼 통행증』은 ‘미시마야 변조괴담 시리즈’의 7번째 작품이다. 국내에는 흑백, 안주, 피리술사, 삼귀, 금빛 눈의 고양이, 눈물점에 이어 2021년 출간되었다. 화차라는 영화를 보고 처음 접하는 미야베의 소설인데, 동서양의 중세를 좋아하고, 특히 노부나가, 히데요시, 이에야스의 일본의 중세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 이전의 6권을 전부 소장하고 싶을 만큼 흥미롭다.

 

『영혼 통행증』 일본에서는 드라마라도 제작되는 시리즈이며, 애니와 게임 덕후인 본인에게는 마치 ‘가타리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시대관과 등장인물은 월드에서 공유하지만, 책은 세 편의 중단편으로 실려있다. 물론 이전의 이야기를 읽으면 시대의 이해나 몰입도가 올라가겠지만,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닌 개별적인 이야기이므로 따로 읽어도 손색이 없다. ‘화염 큰북’, ‘한결같은 마음’, ‘영혼 통행증’ 총 3가지의 이야기이며, 괴담과 치유와 공포가 모두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요괴들의 이름을 돌려주는 일본 애니 ‘나츠메 우인장’의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일본 애니와 게임은 좋아하지만, 문학은 영미권 쪽에 익숙한 본인에게 요즘 일본의 대표 미스터리 작가들의 책을 읽을 기회가 많았다. 현대문학의 복잡한 문체보다, 간결한 고전문학의 문체를 선호하던 본인에게, 현대소설에 대한 인식을 변하게 해주는 작품들이 많았다. 특히 이번 ‘미시마야 변조괴담 시리즈’는 좋아하는 시대관과 요괴와 괴담이라는 소재와 미야베 특유의 문체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서평은 완료하고 문고 사이트에서 미야베 아줌마의 인기 책들을 골라 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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