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를 넘어 KB로 - 대한민국 교육을 다시 설계하다
이혜정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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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교육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교육은 오랜 실패와 수정, 검증의 시간을 견뎌낸 시스템에서 나온다. 그래서 IB를 넘어 KB를 읽으며 가장 크게 떠오른 생각은 모르면 배워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원칙이었다. 자동차를 만들 때는 독일에서 배웠고, 반도체를 만들 때는 미국에서 배웠다. 운전을 못 하면 택시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르다. 교육도 다르지 않다. 잘하는 나라에 배우고, 그 경험을 우리 현실에 맞게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혁신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상식을 교육에 적용하자고 말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교육은 시스템이라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종종 좋은 수업이나 뛰어난 교사 한 사람에게 교육의 변화를 기대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교육과정, 수업, 평가, 채점, 대입이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되지 않으면 교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평가가 바뀌면 교육이 바뀐다는 문장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대구와 제주의 공교육 IB 학교 사례, 교사의 변화, 학생과 학부모의 경험을 통해 이러한 변화가 이미 현실에서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KB 역시 새로운 시험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교육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들이 공정성과 신뢰성을 이상이 아니라 경험의 축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한국은 논술형 평가를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채점의 신뢰성과 공정성 앞에서 번번이 멈췄다. 채점 기준은 흔들렸고, 채점자의 전문성은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으며, 사회적 신뢰도 얻지 못했다. 반면 프랑스 바칼로레아는 1808년부터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가 단위의 서술형 평가를 운영하며 공정성과 신뢰성을 다듬어 왔다 IB 역시 1968년 출범 이후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국제 채점관 연수와 표준화, 반복 검증을 통해 세계적인 외부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금 우리가 인정하는 신뢰는 하루 만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쌓인 경험의 결과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한 부분은 AI 활용 학습과 채점이다. 많은 사람이 AI가 교사를 대신할 것인지부터 묻는다. 그러나 더 중용한 질문은 AI가 공정한 서술형 평가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가이다. 책은 AI를 사람이 쌓아 온 전문성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오랫동안 축적된 채점 기준과 루브릭을 더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구현하는 도구로 바라본다. 이 관점은 매우 현실적이다. 우리는 새로운 채점 시스템을 처음부터 혼자 만들 필요가 없다. 이미 바칼로레아와 IB가 오랜 시간 검증해 온 원리를 배우고, AI를 활용해 그것을 한국 교육에 맞게 발전시키면 된다. 혼자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것보다 검증된 경험을 배우는 것이 훨씬 빠르고 안전하다. 책이 말하는 KB는 바로 그런 학습하는 교육개혁이다. 5장은 그 가능성을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KB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우리의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태도, 잘하는 사람에게 배우되 우리 현실에 맞게 새롭게 발전시키는 태도 말이다. IB로 대학 가다에서 이야기했듯 시대가 바뀌면 인재상도 달라진다. 산업화 시대에는 기계와 기술을 다루는 능력이 경쟁력이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지식의 양보다 인공지능을 올바르게 활용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협력하고, 윤리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앞으로 교육도 암기와 정답을 반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인공지능을 활용해 더 깊이 사고하고, 더 좋은 질문을 만들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기술만으로 미래 교육은 완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IB를 넘어 KB는 단순히 IB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한국형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제안서에 가깝다. 특히 교육정책을 만드는 교육 행정가, 교육 관계자, 그리고 교실에서 변화를 만들어 가는 교사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교육은 한 사람의 열정이 아니라 시스템이 바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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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보급판)
알랭 드 보통.존 암스트롱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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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가까이 읽고 쓰기의 습관을 들였는데, 예전 교통사고 당한 허리가 10월에 도져버렸다. 2주 동안은 제대로 앉지도 눕지도 못했고, 삶의 질은 엉망이 됐다. 모든 일이 힘들어 당연히 독서가 될 리 만무했다. 친구의 추천으로 완독챌린지 독파를 신청했었는데, 10월에 이 책이 올라왔다. 어려운 작가 보통의 더 어려운 예술 이야기로만 보이겠지만, 예술은 결국 인간의 삶을 재료로 한다. 책을 통해 나는 현재의 괴로운 상황에 대한 위로를 받았다.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될 수도 있다는 가장 두루뭉술한 인간의 삶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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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충돌 - ‘차이메리카’에서 ‘신냉전’으로
훙호펑 지음, 하남석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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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에서 오늘날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국가들의 특징을 정의했다서구의교육 수준이 높고산업화된부유하고민주적인 사회에서 자란 사람들에 의해서 말이다. 18세기 산업혁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은 이런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여러 세기 동안 로마의 지배를 받고바이킹의 침략으로 멸망 직전까지 갔던 잉글랜드가인류역사상 가장 넓은 면적을 지배했던 대영제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이다. 20세기 1차 세계대전 이후 100년 넘게 세계 최강국인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국가이다미국 역시 영국이 걸어왔던 길과 비슷하게 성장해왔다그럼 21세기 미국의 패권에 도전한 중국은 어떠할까?

 

 

 

 

중국은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의 하나이며세계 4위 면적의 영토인구는 15억이 넘는 세계 1위의 국가이다수천 년 인류사에서 세계 최강국의 수준을 보였고, 18세기 청나라의 GDP는 세계의 절반에 육박했다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해 후 200년 가까이 영향력 없는 국가로 전락했다. 1978년 덩샤오핑은 시장경제로의 체제 이행을 시도했고, 1992년 2차 개혁·개방을 추진하며 경제성장을 시작한 중국은 이때부터 미국유럽일본의 뒤를 잇는 제4의 시장으로 불리게 된다일본은 2011년 1968년 이후 42년 만에 세계경제순위 2위 자리를 중국에 물려주게 된다. 2021년 현재 중국의 GDP는 16조 달러이며일본은 5조 달러로 10년 전과 변함이 없다중국은 10년 만에 무려 3.5배 이상 경제 규모를 키운 것이다이런 중국의 개혁개방과 세계의 공장화에는 냉전 시기 미·러의 경쟁에서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개입으로 인한 결과도 한몫한다.

 

 

 

 

중국은 2011~2021년 불과 10년 만에 5조 달러에서 16조 달러의 경제 대국이 된 것이다이러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제국의 충돌은 짧은 기간 말도 안 되는 경제성장을 이룩한 중국이 과연 미국과의 신냉전 체제를 구축할 말한 제국이 될 수 있을까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풀어낸 책이다역사적으로 거대한 영토나 경제력만으로 세계를 제패한 국가는 없었다오히려 로마나 영국몽골처럼 환경적인 요인보다 구성원이 가지는 특징을 가진 국가가 세계를 제패했다중국은 1921년 창당한 공산당에 의해 정치·군사·경제 모든 부분을 지배당하고 있다창당 이래 1인 독재를 유지하고 있으며최근 시진핑이 2연임 초과 금지 원칙을 깨고 3연임이 확정되었다역사적인 제국이 가졌던 민주적인 사회라는 것이 중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1865년 창립해서 2008년 세계 휴대전화 시장 41.1%라는 기록을 보유한 회사 노키아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2008년 당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겨우 15.4%에 불과했다모토로라의 뒤를 이어 14년간 세계 1위였지만비대해진 조직과 안일한 시장 대응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우리는 초등·중등·고등처럼 성장에 걸맞은 교육을 받으며 성인으로 성장한다중국은 불과 10년 만에 미국과 대등한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뤄냈다하지만 경제를 이끌고 유지해나갈 주축들은 걸맞은 수준으로 성장했을까저자는 급성장한 경제만으로 중국이 미국을 넘어설 패권국이 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미국과 러시아의 대립이 이데올로기로 비롯되었다면미국과 중국의 대립은 자본간 충돌로 비롯된다고 말한다짧은 분량으로 중국 경제성장의 현실과 이면을 알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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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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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어드

▷ 조지프 헨릭

▷ 21세기북스

 

 

 

 

나일강 이집트 문명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메소포타미아 문명인더스강 인도 문명황하강 중국 문명을 우리는 4대 문명 발상지라 부른다기원전 3,000~4,000년 경 큰 강 유역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고 언어기술제도 등을 발달시켜 인류 최초의 문명사회를 이룬 곳들이다이집트와 중동 지역은 과거보다 영향력이 떨어졌지만인도와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국 중 하나이다중세 초기 인도의 GDP는 세계 최고였고중세 후기 청나라의 GDP는 세계의 절반에 육박했다그렇지만 이들은 역사에서 군사·정치·문화 등으로 세계를 지배한 적은 없었다오히려 1858년부터 100년 동안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고청나라는 1840~1856년 두 번의 아편전쟁으로 영국에게 패배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라스트 킹덤에는 잉글랜드 최초의 대왕이라 불리는 알프레드의 이야기가 나온다. 9세기경 모든 잉글랜드의 왕국은 바이킹에 점령당했고잉글랜드의 마지막 왕국인 웨섹스의 알프레드 가문이 바이킹을 몰아내고 통일 왕국을 형성해가는 내용이다로마의 지배를 받았고바이킹의 침략을 받았고잉글랜드는 약하고 보잘것없은 국가였다그런데 인류 역사상 몽골러시아를 제치고 최대 면적을 가졌던 국가가 대영제국이다또한 오늘날 세계공용어는 영어이며세계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곳이 영국이다영국은 어떻게 변방의 약소국에서 세계 최대의 제국이 될 수 있었을까책은 중세 후기 유럽이 어떻게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었는가에 관하여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다.

 

 

 

 

당신은 누구인가어쩌면 당신은 WEIRD(위어드)일지 모른다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회에서 자란 사람일지 모른다. WEIRD는 대단히 개인주의적이고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며통제 지향적이고일반적인 관행을 따르지 않으며분석적이다.”

 

 

중세 후기에 이르러 어떻게왜 일부 유럽 사람들이 독특한 심리를 갖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면, ‘서구의 부상이라는 또 다른 커다란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 또한 분명해진다. 1500년경부터 서유럽 국가들이 세계의 많은 지역을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왜 18세기 말에 서유럽에서 신기술과 산업혁명을 동력으로 삼은 경제 성장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며 오늘날까지 세계를 휩쓸고 있는 세계화의 물결을 일으킨 걸까만약 서기 1000년이나 1200년에 외계인 인류학자 팀이 비행 궤도에서 인류를 관찰했다면유럽 사람들이 밀레니엄 후반에 지구를 지배하게 되리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로마의 종교는 그리스에 영향을 받은 다신교이다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이 로마이며, 325년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하기 전까지 잔인하게 박해했다기독교를 받아들인 로마는 전혀 새로운 정체성을 가진 국가로 재탄생하게 된다덴마크스웨덴노르웨이는 바이킹으로 유명하다이들 역시 북유럽신화를 숭배하는 다신교이다북쪽 지역은 척박해서 농사가 힘들고불어나는 인구를 감당할 수 없어 전 유럽을 약탈했다. 10세기 무렵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봉건제로 바꾸며 바이킹이 사라지게 된다.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문화적 진화는 생물학적 진화를 압도한다는 것이다기존의 인류사를 다룬 책들이 지리나 자원 등의 물리적인 요소에 집중했다면책은 유럽인들에게 새롭게 생긴 심리변화로 발생한 사회 변화에 집중한다로마와 바이킹의 개종에서도 볼 수 있듯이유럽에서 기독교는 가장 중요한 인자이다교회의 규범과 믿음은 수 세기에 걸쳐 유럽의 결혼과 가족유산과 소유 같은 근원적인 개념을 극적으로 바꿔놓게 된다이러한 과정의 결과물로 발생한 WEIRD(위어드)는 종교개혁·상업혁명·산업혁명 등을 주도하게 되고긍정적인 결과로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된다. 700쪽에 이르는 책을 읽고 나면 압도적인 물리 자원을 가진 인도나 중국이 WEIRD(위어드)가 될 수 없었던 이유가 이해된다문화적 요인이 어떻게 물리적 환경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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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태도 - 15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의미
박지현 지음 / 메이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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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J(비디오 저널리스트)는 쉽게 풀어보면 영상 기자라고 할 수 있다일반적인 방송은 취재를 담당하는 기자나 MC를 두고촬영 담당조명 담당기획가 편집을 담당하는 PD 등 다양한 사람이 역할을 나누어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반면 VJ는 이러한 모든 과정을 혼자의 힘으로 제작한다이 책의 저자는 다큐멘터리 3의 원년 멤버로 2007년부터 12년 동안 VJ로 일해왔다고 한다다큐멘터리 3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카메라를 든 사람이 72시간 동안 촬영을 하면서 인터뷰도 진행한다입에 넣어 주는 음식을 받아먹기도 하고가끔은 손이 급할 때는 한 손은 카메라를 들고 도와주기도 한다방송팀이 촬영한다면 작위적이거나 어색한 부분이 생기기 마련인데, VJ의 촬영은 영상미는 조금 떨어져도 자연스러운 모습이 촬영되어 좀 더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힘들지 않으세요다큐멘터리 3의 VJ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사실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다 보면 태풍이 몰아치는 배에서 난간을 붙잡고 선원들을 촬영하거나 영하 20도 추위에 손가락이 얼어붙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아도 카메라를 들고 촬영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밥을 굶는 건 다반사고 아직 수습되지 않아 눈 뜨고 보기 힘든 참사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기록해야 하는 순간들도 있습니다그런데도 저는 그 일이 좋았습니다제 인생에 있어 너무나 큰 행운이었습니다.”

 

 

2000년 이후 졸업한 세대들이 그러하듯이 저자 또한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이라는 관문을 넘기가 힘들었다고 한다그렇게 자신감이 떨어져 갈 무렵선배의 권유로 VJ 일을 시작하게 됐다그렇게 저자는 다른 누군가의 삶을 72시간 동안 지켜보게 된다우리가 일생을 살면서 누군가의 삶을 72시간 동안 밀착해서 바라볼 기회가 있을까많지 않은 급여와 생각 이상으로 고된 일임에도 저자는 이 일이 행운이라고 말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 인간은 현재 또는 미래를 살아감에도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이 역사이다과거에서 배움을 얻지 못한다면 미래 또한 과거와 같은 실수가 반복되기 때문이다저자가 이 일이 행운이라고 한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인간은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물이기에결국은 누군가의 삶을 통해서 실수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누군가의 경험을 토대도 자기 삶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년간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사람의 한마디분홍색 보자기에 첩첩 싸여 있는 2,000장의 사건 기록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쳤는지 종이 끝이 다 헤져 있었다결국 그는 2021년 2월 4일 무죄를 선고받았다. ‘나는 안 죽였어요.’라는 말을 했지만 돌아오는 건 매질뿐이었고그 후로 무죄를 선고한다.’라는 일곱 글자를 듣기까지는 30년이 걸렸다살인 누명을 쓰고 20년 넘게 감옥살이한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짐작할 수 있을까언젠가 진실은 밝혀질 거라 믿고 그 희망 하나로 살아왔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긴 세월이었다.”

 

 

대략 60개의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안타깝고 답답한 사연이었다내가 겪지 않은 일이라고 해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일들이 아니다이 말은 언젠가는 나 또는 내 가족이 겪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특히 요즘처럼 공안정국이 되어가는 세상에선 약자들이 가장 억울하게 당하는 것이 사법 피해다. ‘용서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이 깊어져 많은 생각 후에 다음 에피소드들을 읽을 수 있었다책은 많은 에피소드만큼 많은 사람과 다양한 그들의 삶이 등장한다저자는 15년 동안 그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절대 풀 수 없을 것 같았던 삶의 해답들을 알아냈다고 한다사람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방법을 익힌다그렇다면 사람이 가장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역사를 배우는 것처럼다른 사람의 삶에서 배우는 것이 가장 현명하지 않을까삶의 태도를 배우기에 참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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