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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평점 :

“까칠한 수잔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리즈 위더스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결정에 출연 확정된 배우이다. “가족을 거부했던 한 여성이 결국 만들어내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 「키커스 리뷰」 책 전면에 내세운 선인장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되는 추천사이다.
『유리 가면』이라는 일본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여주인공 마야가 연극을 통해 성장하면서, 맡은 배역과 같은 인물이 되어가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만화이다. 실제로 한국의 많은 여성 배우들도 해당 만화를 보면서 연기의 의미를 배운 사람도 많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있는데, 새장 밖을 나온 작은 새를 어떻게 대하는 가에 관한 마임 연기 장면이 있다. 다른 배우들은 모두 하나 같이 과장되거나,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고 화려한 몸짓을 하는데, 마야는 라커룸 천정을 바라보면서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다른 학생들은 비웃고, 지도하는 선생님은 왜 연기를 하지 않느냐고 야단친다. 이때, 마야는 말한다. ‘새장 밖을 나온 새가 라커룸 위에 앉았는데, 키가 닿지 않아 어떻게 할지 몰라 고민 중이에요’라고 말이다. 주연 배우의 한마디에서 정말 멋진 연기가 나올 것 같아 기대가 크다.
「사라 헤이우드」 작가의 정보를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소개란의 글을 통해 영국 출신이며, 법학을 공부하고 변호사로 활동한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리버풀에서 살고 있다고 소개하는데, 마치 『캑터스』가 그녀의 자서 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혼자만의 느낌일까? 평생 변호사라는 다소 딱딱한 일을 해온 작가가, 이처럼 유쾌한 소설을 써낼 수 있다는 것은 상상보다는 현실을 기반으로 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다. 첫 소설을 베스트셀러로, 또 영화화될 정도로 유쾌하게 잘 쓰인 소설이다.
『선인장』 “내가 태어났을 때 이미 부모님은 서른이 넘었고, 아빠는 좋지 않은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수명을 깎아 먹고 있었다. 이제 엄마는 말년, 마흔다섯에 고아가 될 줄을 몰랐다.” 「책의 서문」 선인장처럼 까칠하고, 메마른 삶이 일상이며, 인간미라곤 찾아볼 수 없는 쳇바퀴 도는 삶을 사는 여성의 이름은 수잔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습관이나 인생관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굳어지고, 젊은 시절보다 유연하지 않으며, 과장된 고집이 생긴다. 고집을 버리면 마치 내가 아닌듯한 느낌을 받고, 그런 느낌을 받으면 생명의 위험까지도 느낀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고집을 버리기 힘들다.
수잔은 마흔다섯의 인생의 절반 또는 그 이상을 선인장으로 살아온 여성이다. 안정적인 직장에 규칙적으로 다니고, 자신의 인생에 불필요한 계획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인간관계를 넓게 하지 않는다. 고슴도치도 자식은 사랑한다고, 그런 수잔을 보듬어 주던 엄마의 사망 소식을 남동생을 통해 듣게 되고,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불행과 불행의 연속일까? 아니면 불행과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설은 선인장 같은 수잔이 ‘다육식물’ 같은 사랑스러운 삶을 찾아가는 성장기 소설이다. 그 과정이 엉뚱하지만 유쾌하고 그런 점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우리가 늘 듣는 말이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고 한다.’ 수잔이 그러하다. 그녀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자기 안에 있는 여러 수잔을 인정하고, 그 모습들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와의 관계가 편해질 때, 타인과의 사랑도 싹트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