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체인저 1 - 세상은 어떻게 바뀌는가? 부의 체인저 1
김장섭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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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資本主義, capitalism) 순우리말이 없다는 것은우리나라가 근대에 접어들었을 때 들어온 말이기 때문이다근대 이전엔 존재하지 않은 사상으로서사유재산제에 생산수단을 가진 계층이 이윤 획들을 위해 상품의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경제체제를 말한다고대나 중세에도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이 경제를 유지해왔다예를 들어 봉건주의 땅을 하사받은 영주가 소작농을 부리듯 말이다반면에 자본주의는 땅에만 국한되지 않고모든 방법을 다 포괄한다토지공장지적 재산에 이르기까지 말이다또한자본주의는 절대권력에 의한 국가의 중상주의 정책에 반하여상인계층에 의해 발달한 경제체제다얼핏 모든 계층에게 평등한 권리가 발생할 것 같지만실상 생산수단에 의한 부의 대물림은 지난 200년간 충분히 경험하게 된다.

 

 

21세기 한국은 민주주의인가정확하게는 민주 자본주의로 부르는 것이 옳을 것이다. 20세기 후반 공산주의 국가의 몰락과 함께자본주의는 전 세계의 핵심적인 생존 사상이 되었다투명한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사회를 기반으로 민주주의 통치체제를 완성하는 것이 사상의 핵심이다자유시장-자유경쟁-사유재산이 인정되지 않는 경제체제로는 민주주의를 이룰 수 없다는 말이 된다지난 100년의 역사에서 사상은 굶주림 위에 설 수 없다는 것을 모든 국가가 알았으니 말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국가로부터 지배받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국민은 투표를 통해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이 주권의 행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배고프지 않고가난하지 않아야 한다가난은 국민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니까 말이다가난하지 않으려면자유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투자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고모른다는 것은 결국 도태를 의미한다.

 

 

김장섭(조던)은 부동산 전업투자자로 경매재개발 등의 부동산 투자로 고수익을 얻은 전문가라고 한다임대사업과 해외채권에까지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직접 경험하고 성공했다고 한다. 2008년 미국발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졌을 때세계 경제는 휘청였고 경매로 나온 매물들을 통하여 고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자본주의의 법칙은 결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없다누군가의 손해는 나의 이익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아직 모두가 불행해지지 않는 시장경제는 실현된 적이 없으니 말이다생존을 위해서 채집과 수렵을 하고낚시를 배우고재배를 배우고 하듯이편법이나 불법이 아니라면 투자기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생존을 위해서 말이다.

 

 

코로나를 거치며 세상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책의 서문을 여는 질문이다세계의 많은 지성이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대하여 예측하고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그러나 팬데믹이 종식 가능할지어떤 세계가 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주식이란 무엇인가많은 위험성을 감수할 때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의 한 기법이다지금의 상황은 위기이자 누군가에는 결국 기회가 되는 것이다반도체 산업에서 51%의 1등과 49%의 2등 기업이 있다면, 1등 기업은 부의 모든 것을 가져가지만 2등 기업은 적자를 본다고 한다수십 조를 투자하고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져도 2등은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는 것이 냉정하지만 현실이다.

 

 

세상의 재화는 고정되어 있고 이것을 공평하게 나눌 수 없다면 누군가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바뀐 세상을 예측하고 부의 일부를 나에게 오도록 하는 것이다부로 가져다주는 행복은 한계가 있지만가난으로 인한 불행은 그 한계가 없다행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최소한의 부자가 되어야 한다.

 

 

현재 시장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 부동산과 주식이다식당을 창업해서 1년을 버티는 확률이 10%, 3년을 버텨 흑자를 내는 확률이 1%라고 한다냉혹하지만 그것이 오프라인 창업의 현실이다부동산과 주식 또한 1%의 소수만이 부를 선점하게 되어있는 구조이다배우지 않고 우연에 의한 부를 기대한다면 99%의 적자를 보는 편에 서게 될 것이다. 700페이지에 이르는 책에서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부자가 되는지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활용하는지 한번 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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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 1927
송해.이기남 지음 / 사람의집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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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 년을 살아 낸다는 건 어떤 걸까요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이에요송해 선생님은 그야말로 1백 년의 시간을 살아 내고 있는 분입니다버텨 내는 것의 진정한 가치를 몸소 보여 주는 분그러기에 우리는 송해 선생님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이겠지요.” KBS 아침마당 작가 남희령」 최고령 현역 연예인이자 국민 MC 송해의 인생사를 소개하는 책이다대기업 총수가 아닌 95세의 나이에 1회당 300만 원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전국노래자랑이 한 달에 4회 정도 방송되기에 월 1,200만 원을 1년 연봉으로 계산하면 14,400만 원이다. 2시간 정도의 행사 진행비는 700~800만 원 수준이라 전해진다국민은행이 김연아 선수에게 지급한 연간 모델료는 10억 원이라고 한다그러나 은행 이미지에 가장 큰 도움을 준 모델은 기업은행에서 연간 3억 원을 받는 송해라고 한다은행 광고를 떠올렸을 때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기업은행을 꼽는다고 한다자본주의 시대에서 95세의 현역 연예인이 추정 약 10억 가까운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임이 틀림없다.

 

 

송해(송복희, 1927~95) 1949년 한국전쟁 발발 직전 22세의 나이에 데뷔하여무려 73년 동안 현역 연예인으로 살아오는 입지적인 할아버지다황해도에서 태어났고평양 국립음악학교 성악과를 졸업했다고 한다. 1950년 23살에 월남하여 국군에서 통신병으로 복무했으며전쟁이 끝난 후 1955년 창공악극단에서 정식으로 가수 데뷔를 한다. 1963년부터는 배우와 가수코미디언 활동을 병행했으며요즘 아이돌이 노래와 연기를 모두 배우듯이 송해는 이미 시대를 앞서간 만능 연예인이었다. 1980년 시작한 KBS의 전국노래자랑을 1988년 5월부터 MC를 맡아 34년째 진행하고 있다방송횟수가 2000회에 가까운 방송을 입지적인 프로그램이다. 2014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송해입니다노래하는 인생은 즐거운 인생이요움직이는 인생은 건강한 인생이지요.” 송해」 정식데뷔하고 66년의 연예계 생활 동안, 1~2건의 논란 말고는 큰 사건이 없는 연예인이며, 1986년 장남을 오토바이 사고로 떠나보낸 것이 유일한 인생의 큰 슬픔이라고 말한다아나운서 출신인 조우종이 송해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손자뻘인 조우종이 해형이라며 같이 다니는데특유의 친화력과 예능감으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 준다어떤 인간적인 관계를 떠나서방송에서의 진행 유전자가 완전히 각인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라 하겠다.

 

 

BMW 송해가 사랑하는 단어라고 한다유명 독일 자동차냐고? B버스 M지하철 W걷기의 세 글자라고 말한다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아직도 엄청나게 소주를 마시는 주당이지만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매일 걷는 것이 그의 장수비결이라고 하였다엄청난 주당이지만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그 목적이 있을 것이다아내와 2018년에 지병으로 먼저 떠나보냈는데발인식에서 붙잡으면 무슨 소용 있나조금 먼저 갈 따름이야열심히 애들 보살필 테니까 마음 놓고라며 죽음에 대하여 겸허하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사람은 어쩔 수 없이 필멸의 존재이며생이 허락하는 순간 동안 삶을 살아가는 것이니 말이다.

 

 

송해1927』 2021년 11월 18일 다큐멘터리 영화로 상영하였고책은 감독 윤재호와 작가 이기남이 송해와 그의 가족들과의 대화식 인터뷰를 실은 내용이다책은 스티브 잡스와 워런 버핏 같은 거대한 인물의 자서전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한국전쟁을 몸소 겪은 노인이자북에 가족이 있는 실향민이며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아픔이 있는 아버지이다연예인을 떠나서 분단 70년의 역사를 한 몸으로 겪고 견뎌내고 이겨낸 사람인 것이다책을 통해서 위대한 사상이나삶의 철학 같은 것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을 때처럼 즐겁고 기쁜 게 없어요저는 지금도 원하는 것을 하고 있는데 데 이상 무슨 바람이 있겠습니까그저 건강해서 끝까지 여러분 앞에 꿋꿋하게 선다면 제가 누를 수 있는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송해 1927은 1백 년을 기쁘게 잘 살아가고 있는 할아버지의 솔직한 인생 여정이다책을 읽을 기회가 생긴다면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 때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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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의 무기, 친화력 - 협력을 통해 무리에서 사회로 도약한 이야기
윌리엄 폰 히펠 지음, 김정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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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떻게 인간이 되었는지 조금이라도 궁금한 모든 사람을 위한 책폰 히펠이 펼쳐 놓은 전경을 따라가면 이런 물음이 떠오른다. ‘지금 여기 우리가 존재한다는 기적을 이용해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마자린 R. 바나지(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인간만이 종족끼리 전쟁을 하고인간만이 종족을 노예로 부릴까개미의 세계에는 각자의 역할에 의해 계급이 정해진다모든 개미를 낳는 여왕개미와 수컷 개미로 자랄 귀족 개미들이 번식을 위해 존재한다그리고 이들을 지키는 병정개미나 굴을 파고식량을 구하고애벌레를 키우고전쟁이 나면 전투까지 동원되는 것이 일개미이다동아시아에 곰개미라는 일을 열심히 하는 개미 제국이 있다곰개미들은 다른 곤충의 사냥과 애벌레를 돌보고 일을 하는 것에 매우 특화되어있다이것에 사무라이개미 여왕이 쳐들어와서 기존의 곰개미 여왕을 몰아내고그들의 여왕이지만 수세에 몰리면 곰개미들은 기존여왕을 버리고 강력한 사무라이 여왕개미에게 충성을 다한다이렇게 기존 제국을 수탈한 사무라이 여왕개미는 자신의 새끼들을 낳는데싸움에 특화된 낫 같은 입을 가져 노동에는 취약하다그래서이들은 곰개미들에게 양분을 구걸하며 그렇게 구성원을 늘려간다어느 정도 사무라이 개미와 곰개미의 비율이 맞춰지면곰개미들은 완전하게 노예로 절약되어식량 구하는 것과 고치를 돌보는 것과 사무라이 개미의 식량까지 제공한다곰개미는 낳는 여왕개미는 없으므로성장한 사무라이 개미들은 다른 곰개미의 굴을 탐색하여 고치를 약탈하여 가져와서 먹거나 키워서 노예로 부린다집을 짓고새끼를 낳고키우고 돌보고사냥하는 것보다 약탈이 훨씬 효율적이고 쉽기 때문이다.

 

 

인류 진화의 무기 친화력』 고릴라의 완력은 사람을 찢어발길 만큼 근력의 힘이 세다우리보다 작은 침팬지도 팔의 완력이 인간의 2~4배 이상의 힘을 가진다평생 헬스로 다진 남자도 침팬지 앞에서 힘으론 밀린다는 말이다그럼 같은 유인원 종으로 출반한 인간은 어떤 진화의 과정을 걸쳐왔을까인간은 채집과 수렵의 하기 위해신체적 나약함을 도구와 협동이라는 방식으로 해결했다도구를 사용하기 위해 요통이라는 질환을 앓으면서까지 직립보행을 하였으며서로의 눈동자를 보이며 솔직하게 소통했다심지어 같은 종이 아닌 늑대에게까지 소통하며 그들을 사냥의 동반자로 만들었다결국그렇게 인류는 아직 기술을 많이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도 협동이라는 방식으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았다.

 

 

친화력」 다른 사람들과 사이좋게 어울리는 능력원자들 간에 서로 결합하여 어떤 화합물로 되려는 경향공감 능력은 개인 간 타종 간에 가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면친화력은 문명사회를 건설한 인간이 월등하게 가진 기술일 것이다개미들도 무리를 이루고 제국을 형성한다동물들도 무리를 이루어 집단생활을 많이 한다그러나 어떤 곤충이나 동물도 문명을 건설한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협동과 협력했을 때 인류는 월등한 문화를 만들어왔다는 것은 많은 역사적인 사건으로 확인 가능하다.

 

 

CPU나 AP처럼 중앙처리장치 반도체를 시스템반도체라고 하며 미국이 전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삼성이나 하이닉스가 가지고 있는 1위 타이틀은 메모리반도체에서의 세계점유율이다잘 몰라도미국의 인텔이나 AMD가 삼성보다 더 큰 회사라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미국은 가장 수익이 높은 시스템반도체를 독점하고메모리나 저장 반도체는 그냥 나눠줬다그리고 시스템반도체에 도전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응징해왔다또한인텔의 창업주인 로버트 노이스의 주도하에 기업정부학교의 공동출자를 통한 반도체개발협회를 꾸준히 유지해왔다매년 수척 억을 연구기금으로 내놓으면서 공동의 이익이라는 목표로 미국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로버트 노이스의 사후 각 기업은 자신의 이익에만 집중하고공동협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결국반도체 변두리 국인 중국의 화웨이가 2019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면서 미국의 자존심을 심각하게 무너뜨렸다자존심을 떠나 이제는 중국이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과 제조시설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미국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간단하게 미국의 반도체 회사들이 협력하지 않았을 때벌어진 일을 설명하고 싶었다인간이 문명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친화력이 왜 필요한지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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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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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 미스터리나 범죄소설이라 불리며의문의 사건이 등장하고 주인공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추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소설의 장르이다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시리즈’,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원류로 본다추리 소설을 구성하는 3요소로 ‘W 누가 했는가?’, ‘H 어떻게 했는가?’, ‘W 왜 했는가?’를 핵심으로 본다고 한다추리 소설의 플롯을 구성하는 기본 몸통이라 할 수 있다경찰의 유전자 감식이나수사기법이 CSI처럼 과학적으로 된 것을 얼마 되지 않는다과거의 경찰은 정말 무능했고, 1920~1930년에는 사설탐정들의 수사능력이 더욱 뛰어났고그와 더불어 추리 소설의 인기도 절정에 이른다.

 

 

일본추리작가협회」 마쓰모토 세이초오사와 아리마사히가시노 게이고교고쿠 나츠히고 등 일본의 추리 소설계에는 대가라 불리면서 흥행에서 엄청나게 성공한 작가들이 많다위에 나열된 작가들은 범죄 물의 대가들이고본격파사회파 같은 장르에서의 대가들도 많다. 1963년 에도가와 란포와 103명의 추리작가가 주축이 되어 창설된 협회는 현재까지도 일본의 추리 소설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또한막부정치를 끝내기 위해 시작된 메이지유신은 서양의 사상·문화·정치·기술 등을 필요로 인해 아시아 그 어느 나라보다 개방적으로 받아들여 오래된 역사가 있다메이지유신의 세계대전을 일으키는 군국주의의 시발점이 되었으나한편으로는 문학에서도 선구적이게 된 것이다.

 

 

미키 아키로(深木 章子, 1947~75도쿄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1973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한 후 60세를 계기로 은퇴하고 집필을 시작한 여성 작가이다. 2010년 귀축의 집으로 64세의 나이에 제3회 바라노마치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새내기 소설가이다. 2011, 2013, 2014년 꾸준히 소설을 출간했고 나선의 밑바닥은 제14회 미스터리 대상 후보작이 되었다늦깎이 작가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으며, 2020년 기만의 살인이 최신작으로 출간된다현직 변호사의 범죄소설이니 정말 전문성과 디테일에서는 가히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기만의 살의』 이번 작품도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오를 만큼 추리 소설계의 정밀기계라 불린다 한다호화 저택에서 독살 사건이 발생하고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범행을 자백하고 무기형을 살게 된다. 40년의 감옥 생활에서 모범수로 감형되어 드디어 가석방되고사건의 피해자에게 편지를 보내고 교환하면서 42년 전 독살 사건의 비밀을 추적하게 된다남자는 강압에 의한 자백으로 억울한 옥살이는 한 것인가아니면왜 스스로 자백해 40년의 세월을 옥살이했을까피해 여성은 40년이 지난 사건의 범인에 편지에 왜 답장을 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갈까남자가 진범이 아니라면 피해 여성은 진범을 알고 있을까?

 

 

소설의 추리 방식은 대화보다는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마치 바둑 대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편지가 오고 가는 시간 동안은 서로의 진의를 알 수 없고발신한 편지의 답장이 도착해야 퍼즐의 조각을 맞출 수 있다. “내가 무죄인 걸 누구보다 잘 알지만그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인간에게 이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황이 있을까요그 은박지 조각만 없었다면……아무리 발을 동동 굴리며 날뛰어도 저를 함정에 빠뜨린 인물을 특정하지 못하는 이상 저의 패배인 것입니다.” p.87」 감정의 능력이 발달한 인간은살해당한 자녀의 죽음에도 엄청난 충격을 받지만그에 합당하지 처벌받지 않는 범인에 대한 억울함은 이를 능가하는 고통을 받는다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되어 20년을 옥살이한 윤성여님을 보더라도 말이다.

 

 

모든 것이 제가 맞서야 하는 현실입니다제가 잃어버린 42년이라는 세월은 아무렇지 않게 물에 쓸려 보내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었습니다범인을 용서할 수 있을 리 없지요저는 그 기나긴 시간을 일분일초도 허투루 쓰지 않고 사건을 돌아보며 진실을 찾는 데 바쳤습니다그리고 뜻밖에도 제 염원이 이뤄진 지금이제는 뭘 어떡해야 하는가그렇게 갈팡질팡하는 저를 보며 또다시 아연실색하고 있습니다.” p.256] 너무나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표현이다범인을 잡는다 해도 지나간 42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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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데니스 존슨 외 지음, 파리 리뷰 엮음, 이주혜 옮김 / 다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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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제목을 읽고 느낀 것은 이렇게 예쁘고 귀여워도 되나 싶었다원서의 제목은 Object lessons이고 15편의 단편을 모은 책이다. “나는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일어나기도 전에 모든 일을 감지했다차에 탄 가족의 다정한 목소리만 듣고도 우리가 폭풍우 속에서 사고를 당할 것을 알았다.” 데니스 존스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 책의 가장 처음 등장하는 소설의 한 문장이다한국어판을 출판한 편집자의 제목선정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시적인 표현을 좋아하는데 난해한 것은 싫어한다그런 점에서 데니스 존스의 문장은 정말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습작 시절의 나는 모든 문예지가 파리 리뷰〉 같을 거로 생각했다단지 몇몇 전설적인 단편소설과 인터뷰를 훔쳐본 게 다였지만 그렇게 상상했다작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꿀 것이다소설을 쓰면 파리 리뷰에 실리겠지파리 리뷰는 가장 문학적인 꿈이 실현되는 통로였고 그 꿈들이 지금 여기 현실이 되어 도착했다.” 정지돈소설가」 책 소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파리 리뷰와 70년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The Paris Review』 1953년 Harold L. Humes이 파리에 설립한 분기별 영어 문학 잡지이다. 1973년 파리에서 뉴욕으로 본사를 이전했고, 2003년까지 편집자로 일했다파리 리뷰는 큰 회사는 아니었지만작가의 기법과 글쓰기 방식삶에 관한 진솔한 인터뷰 등으로 기존 문학 잡지와는 결을 달리했다타임스지는 작지만 가장 강한 문학 잡지라며 칭찬을 하였다미국의 소설가 윌리엄 스타일런은 창간호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었다고 한다. “파리 리뷰는 창의적인 작품인 소설과 시에 관한 비평의 배제가 아니라대부분의 문학 잡지들이 문학의 지배자 적인 장소가 되는 것을 제거하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파리 리뷰는 훌륭한 작가와 훌륭한 시인비주류 작가들이 좋은 글을 쓴다면 책으로 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리 리뷰를 거쳐 간 많은 작가 중에는 노벨 문학상맨부커상퓰리처상 등 많은 상을 받은 작가들이 많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에 그들이 책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파리 리뷰의 창간 정신이 있었다. ‘문학 실험실로 불리며 70년을 빛낸 파리 리뷰의 단편을 한 권으로 만날 기회를 얻었다. “우리는 요란한 선동가나 음모꾼이 아닌 좋은 작가들과 시인들을 환영한다잘 쓰기만 하면 언제든지” 파리 리뷰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책의 처음을 시작하는 단편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를 쓴 데니스 존슨은 미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Tree of Smoke로 2007년 전국 도서상을 받았으며, 2008년 퓰리처상 최종수상자였다젊은 시절 마약과 술에 중독되어 방황하다 극작가와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02년 파리 리뷰에 단편이 소개된 이후 중편 소설로 출간된다. 1992년 출간한 예수의 아들은 2006년 뉴욕타임스 북에서 25년간 출판된 미국 소설 중 최고의 작품으로 뽑혔다세상에 묻힐 수도 있었던 그의 글과 책을 발견한 곳이 파리 리뷰였다.

 

 

명성이 높다 해서 무조건 실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우리의 극장판에서도 스크린 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말이 많은데영화가 중심이 아니라 극장에 의해 시장이 지배당하면서극장의 요구와 조건에 맞는 영화들만 상영되면서 좋은 감독이나 배우의 발굴을 어렵게 한다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아니라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갑이 된 것이다자본주의 시장에서 당연하게 보이는 현상이겠지만결국은 다양성과 신인의 발굴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일시적인 수익 뒤에는 작품의 질이 저하되는 결과를 만드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미 고인이 되었거나유명해진 작가들의 초기 작품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무엇보다 좋은 것은 명성을 떠나서 잘 쓰인 단편들이라는 것이다우리가 책을 고를 때 흔히 하는 것이 작가의 이름이나 명성만 보고 고르는 것이다심지어 해당 작가의 책을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음에도 말이다천 명이 읽으면 천 가지의 생각이 나오는 것이 글이다그만큼 아무리 유명한 소설이라 해도나의 신념살아온 배경기타의 이유로 맞지 않는 책들이 존재한다이름을 떠나서 잘 쓰인 글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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