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정면
윤지이 지음 / 델피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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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술·담배를 안 할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의사가 업무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시고 피운다. 누구보다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음을 머리로 이해하지만, 신체적·정신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신명칭은 신경정신과라고 불린다. 뜬구름같은 마음을 고치는 병원이 아니라, 우리의 호르몬 불균형, 신경 물질대사의 이상으로 겪는 정신적 괴로움을 주로 치료하는 병원이다. 물론, 전문적으로 대화를 통해 상담으로 치유를 하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말도 계속 반복적으로 들으면 싫증이 난다.” 막 이혼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와서 자신의 하소연을 내뱉는다. 나는 친구니까 위로가 되는 말들을 건네고, 전 남편에 대해서 막 욕을 한다. 그러면, 친구가 위로될 것 같지만, 어느 사이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와 말싸움을 하게 된다. 보통 이런 경우를 한두 번은 겪어 봤을 것이다. 나는 너를 위로하고자 하는 말인데, 너는 왜 내 말을 그렇게 받아들이니? 상대방은 내가 아니다. 아무리 좋은 말도 반복적이 되면 거부감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 사람이다. 이런 전화가 왔을 때, 가장 현명한 방법은 아무런 조언 없이 공감해주고 계속 들어주는 것이다.

 

 

『어둠의 정면』 소설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주인공은 신경정신과 의사이며, 우울증이 심해져 자살을 생각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상태로 현장에서 계속해서 비슷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환자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어떤 배신감을 느낄까? 자신의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방문한 의사가 자살을 시도하려는 환자라니 말이다.

 

 

얼마 전 읽은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라는 임세원 교수의 마지막 책이 생각나는 소설이다. 임세원 교수는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살인 사건’의 의사자이며, 20년 동안 환자들을 진료한 전문의이다. 그의 책에 이러한 고백이 나온다. “하지만 어느 날……. 느닷없이 통증이 시작되고 뒤이어 우울증까지 심해지자. 나 역시, 죽고 싶어졌다.” 환자를 돌보며, 자신 또한 환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동화되고, 신체와 정신이 자신도 모르게 망가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사고가 일어나 사망하기까지, 의문의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자신이 극단적인 생각을 하면서 ‘막연한 희망’이 아닌 ‘근거 있는 희망’이 있어야 자살하려는 사람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임세원 교수는 ‘자살 예방프로그램’을 공동연구하여 현장에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게 된다.

 

 

다시 소설로 돌아가 보자. 주인공은 이미 우울증과 극단적 자살이라는 설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가 죽지 못하는 이유를 말하는데, ‘살아남은 아내가 걱정되어서라고 말한다.’ 얼핏 보면 죽지 못하는 이유일 것 같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극단적인 자살에 이르는 사람들의 궁극적인 이유는 ‘살고 싶다’라는 극적인 반전이다. 그러므로, 주인공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자기애에 있는 것이다.

 

 

사람은 언어에 지배당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깡패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무엇인가? ‘의리’이다. 결국, 형님·아우 하다가 배신으로 자리를 빼앗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들에게 의리는 곧 배신이라는 말이다. 정치인의 말을 살펴볼까? 정치인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국민과 서민이다. 그러나, 그들의 삶 어디에도 국민을 위한 일이나, 서민의 마음을 아는 경우는 없다. 솔직하게 자신의 권력욕과 명예욕에 정치한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것이다. 그렇게 ‘국민’을 외치는 정치인들은 세금 횡령, 비리, 각종 사건에 연루도 되어 국민을 배신하게 되는 것이다. 가장 정직한 정치가가 가장 판을 엎는 가장 큰 사건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언어는 자신을 지배하는 감옥이기 때문이다.

 

 

“낯설지만 다시 보면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 출판사의 소개 글처럼 의사도 사람이다. 그들도 문제가 있고, 욕심이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학창시절 조금 더 암기력이 좋아서 의대에 진학했을 뿐이다. 우리 사회에는 학력·직업 등을 막론하고 가장 인간적인 본성은 누구나 비슷하게 존재한다. 세상에는 ‘완벽’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으며, 아직 ‘온전’하게 자신의 삶을 만족해하는 사람도 드물다. 극단적인 선택은 필멸의 존재가 가지는 창조주에 관한 유희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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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지압법 - 1분만 누르면 통증이 낫는 ㅣ 기적의 건강법
후쿠쓰지 도시키 지음, 김나정 옮김 / 길벗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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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압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통증과 항생제에 관한 이야기부터 먼저 시작하고 싶다. 앞으로 20년 이내에 평균수명은 100세를 돌파한다고 한다. 이제 60~70대의 나이는 노인이 아니라, 인생 제2의 청춘이 되는 셈이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삶이다.

 

 

통증(질병이나 기타 이유로 아픈 증세를 말한다.) 실제 인체 조직의 손상으로, 심리적 요인 등으로 인해 불쾌한 감각적·감정적 경험을 하는 모든 고통을 말한다. 스트레스라고 부르는 환경적 요인에서 기인하는 심리적·신체적 긴장 상태가 지속하면 결국 신체에 질환이나 문제를 발생하게 된다. 신경세포가 발달한 다세포 동물들이 특히 고통을 크게 느끼고, 단세포일수록 몸이 절단되어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예도 있다고 한다. 즉, 우리가 느끼는 통증은 외부 환경에 대한 방어로서 신경을 발달시켜온 결과물이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는 민간에서 운영하기에 병원비가 무척이나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웬만한 큰 병이 아니면, 미국 시민들은 병원에 가지 않고 자가 치유를 한다고 한다. 서북유럽의 경우에는 의료혜택은 잘되어있지만, 국민 스스로 의식적으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어떠할까? 평일 날 아침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대기실에 가보면 노인들이 넘쳐난다. 가을과 겨울이 지나는 환절기에는 어린이 병원에 입원실이 없을 만큼 아기 환자들도 넘쳐난다. OECD 국가 중 한국의 항생제 남용순위는 3위라고 한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2025년까지 25% 이하로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발표도 하였다.

 

『1분만 누르면 통증이 낫는 기적의 지압법』 엘리베이터가 개발되고 사람들은 계단을 오르지 않게 되었고, 결국 만성 운동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서울의 인구가 1000만 명인데, 자동차 수는 2000만대가 넘는다고 한다. 인간은 도구의 편리한 혜택을 얻을 때, 인간은 운동과 건강을 잃어갔다. 불의 발견이나, 칼의 개발이나 편리함 뒤에는 엄청난 어둠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 것이다. 몸에 통증이 있을 때, 스트레칭이나 지압을 하기보다 진통제를 먹으면 금방 사그라진다. 그래서 집에 온갖 진통제를 약국 수준으로 쌓아놓고 먹는 사람들도 흔하다. 움직이기 귀찮기 때문이다. 그렇게 몸은 만성 통증으로, 항생제 오염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통사고나, 팔다리가 부러지는 외과적인 수술을 해야 할 때는 당연히 서양의학의 병원을 찾아가는 게 옳다. 반면에, 알 수 없는 근육 적 통증이나, 신경적 통증에는 한의학의 침술이나 부황이 효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 어느 하나를 맹신하거나 불신할 필요 없이 지혜롭게 이용하여 아픈 곳을 낫게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근육이나 신경에 문제가 있을 때, 정형외과에서도 무조건 수술이나 깁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 물리치료사를 두고 ‘도수치료’라는 스트레칭 운동법으로 치료를 한다. 그것이 수술이나 약물보다 훨씬 치료 효과와 재발 방지에 우수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117가지 혈자리를 소개하는데, 한의사도 아니고 이걸 다 외울 필요는 없다. 한가지가 머리에 각인 될 때까지 하나를 꾸준히 매일 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가장 뻐근하고 통증이 있는 부위가 있다면, 해당 페이지를 펴서 한 가지를 우선 익히기를 추천한다. 완전히 익숙해지면 10가지 정도의 혈자리를 익히는 것을 추천한다. 117개를 다 누른다는 것은 입원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10개 정도만 책을 통해 습득하더라도, 당신의 삶의 질은 평소보다 배 이상 좋아질 것이라고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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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없으면 가난해지고 - 여자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사적인 이야기
김박은경 지음 / 소명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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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Secret) 공적인 일에 쓰일 때는 군사적·정치적일 때는 소속된 국가의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중요한 일이 된다. 반면에, 개인적이거나 소규모의 집단으로 가게 되면, 타인에게서 용납받기 힘들거나, 타인에게 해가 되거나, 알려지면 곤란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직박구리’ 대표적인 바탕화면의 폴더이름이며, 대표적인 비밀의 대명사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직박구리’에 관용적이기도 하나, 대부분은 야유와 비난을 받게 된다.

 

 

가난(Poverty) 살림살이란 여가나 여흥을 즐기는 단계가 아닌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를 일컫는다. 즉, 생명 유지에 필수요건인 의식주와 보건과 교육 등 사회적으로 받아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가지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난이 사회로 넘어가면 ‘빈곤’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두 가지 현상이 등장한다.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이다. 백만 불(약 12억)을 가지면 중상층이라고 부르며 상위 10% 안에 들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억만장자라고 불리는 상위 1%와 격차는 어마어마해서 백만장자들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가난하다고 느끼게 된다. 이것이 상대적 빈곤이다. 절대적 빈곤은 그야말로 옛날부터 굶어 죽는 것을 말한다. 역사이래 어떤 위인도 이 절대적 빈곤을 해결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소에게 먹일 옥수수는 남아돌아도,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에 돌아가는 식량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밀이 없으면 가난해지고』 책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로 쓰였다. 하나의 주제를 던지고, 그에 대한 사유를 풀어 넣는 방식이다. 하나의 주제에 5~6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략 60가지 제목들은 나에게는 질문으로 느껴졌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기 전에 먼저 상상을 해보고, 나올 이야기를 예상해보거나, 나와 다른 생각일 때는 수긍하거나, 반대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알고 싶은 것은 여자의 비밀은 왜 부자의 조건이 되는가였다. 나는 남자니까 모를 수 있지 않을까?

 

 

“노브라노브라 하다 보면 노브라가 이상해지지” ,“나쁜 일은 사는 동안 계속 일어날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고통에서 뭔가 배울 수 있는 한 헛된 고통은 없다는 사고방식을 갖추는 것뿐이다.” 「치데라 에그루」 글의 서문을 보면서, 문뜩 텔레비전 광고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잖아!, 고생을 왜 돈 주고 사요?’ 뭔가 배울 수 있다면 그냥 고통 없이 배우는 게 최고 아닌가? 왜 고통을 통해서 배움을 말하는 것일까? ‘치데리 에그루는 #처진가슴도중요하다’는 해시태그로 유명하다고 한다. 저자 또한 노브라의 편리함과 자유로움을 인정하고 동경하지만, 정작 밖에 나갈 때는 두꺼운 옷으로 유두를 가리거나, 편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들은 많은 사람 속에서도 당당히 노브라로 사는데 브래지어를 다 내다 버리지 못하는 나의 까닭은 무엇일까. 남의 눈 때문이 아니라 남의 눈을 바라보는 나의 눈 때문이겠지.” 결국, 저자는 노브라를 하지 못한다고 전해진다.

 

 

“남편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사람” 저자는 사랑을 믿지 않으면서 연애를 했고, 비혼주의자면서 결혼을 했다. 저자의 아버지에게는 특별한 레시피가 있다고 한다. 혼자 살게 되어 일상의 요리법도 있지만, 식구들을 위해 도맡아서 하던 메뉴들도 있다고 한다. 단순 때우기 정도가 아니라 요리 급으로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해놓고 자녀들을 부르면 우르르 몰려가서 ‘맛있다’ 노래를 부르면서 가족 행사를 한다고 한다. 궁금해하는 자녀들을 위해 레시피를 디스켓에 담아 주셨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아버지의 레시피 디스켓은 열어보지 않을 것 같다. 맛이 나올 리 없고, 레시피 행간 가득한 마음들에 나는 익사하거나 타버릴 거다. 아버지는 나는 너무 사랑하시고, 남편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고,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신다. 안다, 너무나 잘 알아서 마음이 너무 힘들다.” 결국, 저자는 남편을 사랑을 아직 알지 못한다고 전해진다.

 

 

여자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남자인 내가 훔쳐 읽으니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다.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는 왜 비밀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지 조금은 이해가 갔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더라. 비밀이 많으면 지켜야 할 것이 많고, 행복할 시간이 줄어든다고 말이다. 10년 뒤에 저자의 2탄이 다시 읽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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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부터의 탈출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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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야스미(Yasumi Kobayashi, 小林 泰三, こばやし やすみ 1962년~2020년) 일본의 SF, 공포, 미스터리 작가이다. 오사카대학 기초공학부를 졸업하고, 오사카 대학원 기초 공학 연구 석사 학위를 받고, 연구소에서 개발자로 근무했다. 연구원으로 살듯했지만, 그의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멈출 수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1995년 서른세 살의 늦은 나이에 『장남감 수리공』으로 제2회 일본 공포 소설 대상 단편 상을 받으며 등단하게 된다. 첫 단편이 누계 15만 부를 넘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타나가 레이나 주연으로 영화화까지 되었다고 한다. 1996년~2020년 사망할 때까지 일본추리작가협회, 우주 작가협회, 일본 SF 작가협회 등에서 영향력 있는 활동을 해왔다.

 

 

『미래로부터의 탈출』은 작가의 마지막 작품인데, 암으로 투병 중이면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열정은 2019년 1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고통스러운 몸을 가누며 완성해 낸 소설이다. 이 소개 글을 보면서 문뜩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유독 겨울이 잘 어울리고, 투병 중에 오장을 긁어내는 듯한 목소리로 마지막 앨범을 낸 김현식 말이다.

 

 

「내 사랑 내 곁에」 1991년 겨울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노점에서 손수레에 노래 테이프를 팔았는데, 시내 어디를 가도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었다. “나의 모든 사랑이 떠나가는 날이~ 당신의 그 웃음 뒤에서 함께 하는데~ 철이 없는 욕심에 그 많은 미련에~ 당신이 있는 건 아닌지 아니겠지요~” 한국 대중가요 역사상 최고의 곡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 노래는, 서른둘에 간 경변으로 세상을 떠난 김현식의 마지막 앨범이다. 고통을 끌어 올려 부르는 노래는 마치 쇳소리 진한 허스키한 노래로 들렸고, 그의 창법으로 생각한 사람이 많았지만, 그의 초기 노래를 아는 사람 들은 목소리에 묻어 나오는 고통의 신음이 들렸다. 그는 마지막까지 노래를 부르다가 세상을 떠났고, 고뱌야시 야스미는 글을 쓰면서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의 열정은 죽음이라는 공포와 무기력한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무언가가 느껴진다.

 

 

『메멘토』에서 시작해서 『아일랜드』로 연결되는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100세 노인의 메멘토, 100세 노인의 아일랜드라고 말이다. 소설은 1부에서 3부로 각각 이야기가 진행된다. 1부에서 전동휠체어에 탄 주인공은 자신이 누구인지, 왜 여기에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도 알지 못한다. 확실하게 100세가 맞는지도 모를 노인이 100명 가까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게다가 모두가 주인공과 상태가 비슷하며, 직원들은 친절한데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다른 나라의 말인지, 아니면 주인공이 치매에 걸려서 그런 것인지 말이다. 우선,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주인공이 있는 곳이 감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100세 가까이 이들을 죽이지 않고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트릭스의 세계관을 빌리자면 생체 에너지라도 추출할 텐데, 이 노인네들 100명으로는 그럴 이유조차 보이지 않는다.

 

 

아니면, 너무나 윤리적인 세상이라서 강력범죄자들을 사형시키지 않고 기억을 소멸시켜 평생 감옥에서 살게 하는 것일까? 소설 1부의 진행은 마치 영화 『토탈리콜』에서 퀘이드가 자신의 진짜 기억을 찾아 원래 하려던 목적을 되찾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찌하여 4명의 100세 노인들이 시설에 의문을 가진 주인공을 중심으로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다가, 한 노인이 기억이 리셋된 채 노인들에게 돌려보내고, 또 다음 노인의 기억이 리셋된 채 돌려보낸다. 노인들의 계획을 다 알고 있는 듯한 관리자의 조치로 말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르네 데카르트」 모든 것을 의심하더라도 더 이상의 의심할 수 없는 진리라고 확신하고, 이를 모든 학문의 제1 원리로 정립하였다. 데카르트는 근대 철학의 창시자로 불리며, 나라는 존재로 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나라는 존재로 물질세계의 진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즉 ‘에고’ 나는 결코 변할 수 없는 진리 그 자체여야 다음 논리들이 들어맞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생각을 한다. 심지어 조현병 환자도 치매에 걸렸어도, 소통이 어려울 뿐 각자의 생각은 한다. 우리의 생각은 기업을 되씹는 작용인가? 아니면 세상에 존재를 입증하기 위한 작용인가? 인간이 죽는다는 것은 육체의 죽음을 의미할까? 아니면, 기억의 소멸을 의미할까? 살아 있는 육체에 기억이 조작된다면 죽은 것일까? 살아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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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체이스 퍼디 지음, 윤동준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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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동물성 음식을 피하고, 식물성 음식만을 먹는 사람을 뜻한다. 여러 단계를 나누기도 하지만, 동물로부터 파생된 유제품, 꿀, 치즈 등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완전 채식을 하는 사람을 보통 비건이라고 말한다. 비건의 시작은 다양한 이유로 시작한다. 윤리, 동물보호, 자연보호, 반자본주의, 정신수양, 종교, 건강, 미용 등 각자의 이유로 시작한다.

 

 

완전 채식을 하는 나에게 많은 사람이 비슷한 질문을 해왔다. 궁금해서 묻는 사람도,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동물을 먹는 것이나, 식물을 먹는 것이나 생명을 해하는 것은 똑같지 않으냐며 나의 논리에 모순이 있다는 것이었다.” 어울려 놀다가 딱밤을 한 대 맞는 것이랑, 길거리에서 이유도 영문도 모른 채 구타당하는 것이 같을까? 단세포와 다세포 생물 간에는 과학적으로 고통의 정도가 다르다고 한다. 인간은 다른 생명의 에너지를 취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게 설계되어 태어났다. 그래서, 비건은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명의 고통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스스로 최대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열매 안에 씨앗이 있는 과일은 향과 맛이 아주 달콤하다. 이 과일들은 다른 동물에게 먹히기 위해 이렇게 진화한 것이다. 동물들이 먹고 씨앗을 땅에 배설함으로 인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일을 먹는다는 것은 식물의 의도에 부합하는 정의로운 행동이다. 이런 씨앗식물 이외에도 한해살이 식물이나, 일부를 잘라도 생명에는 지장 없는 구근류 등을 주로 먹으려고 노력한다. 세상에는 어떤 것도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칼에 베인 고통을 안다면, 다른 생명이 당하는 고통을 이해하고 가여워하는 마음이 인간다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오랫동안 입버릇처럼 말해온 것이 있는데, 알약 하나로 에너지를 보충하는 세계가 오거나, 최대한 고통을 주지 않는 음식이 나오길 자주 이야기한다. 예전 어떤 칼럼에서 이야기했던 적이 있는데, 세포 배양육이 생명에게 더욱 윤리적이라면 나는 채식을 하지 않고 배양육을 먹겠다고 했다. 일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어떤 행위를 일만 시간 정도 노력을 하면, 어떠한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것은 지적능력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우리가 구제역으로 산채로 땅에 매몰당하는 돼지들을 보지 않고, 도축장에 끌려가는 어미 소와 송아지의 눈물을 계속 무시한다면, 결국 일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인간다움을 잊게 될 것이다.

 

 

예전 어느 초등학교에서 닭, 돼지 등을 한 반에서 반년 동안 함께 키우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아이들이 매일 직접 먹이와 물을 주고 동물들과 함께 어울려 놀았다. 6개월 후 점심시간 식반에는 아이들이 키운 닭고기와 돼지고기가 반찬으로 올라왔다. 아이들이 키운 고기라는 말을 듣는 순간, 대다수 아이는 밥을 먹지 못했다. 몇몇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반 트라우마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성적으로 설명되진 않지만, 정들은 동물들에 대한 가여운 ‘인간다운’ 마음 때문이었다. 그 후, 두 번 다 시는 이런 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기란 무엇인가?” 조미료의 맛을 최고로 끌어낼 수 있는 식재료이자, 식당의 99.9%가 취급하는 식재료이며, 현대에는 쌀보다 많이 소비하는 식재료이다. 온갖 향신료와 불로 맛을 낸 고기요리는 침샘과 뇌를 자극한다. 내 손으로 동물을 죽이는 것은 불편하지만, 타인의 손을 빌려 죽인 동물을 먹는 행위에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술이나 담배 또는 섹스까지 사람들은 다양한 것에 중독이 되는데, 요리 또한 마찬가지이다. 수십 년간 익숙해진 맛을 쉽게 끊어내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사람 대다수는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겠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한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기아해결을 위해 보탬이 되고,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탄소배출량을 줄이자고 말이다. 중독된 맛은 보장해주면서, 온전한 동물을 살생하지 않는 세포 배양육이 나온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동물을 키우면서 발생하는 각종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고, 가축 사료로 들어가는 곡식을 기아가 발생하는 국가에 지원할 수 있고, 가축의 배설물과 유통과정의 각종 오염을 막을 수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의 공포와 고통이 담겨있는 고기가 아니라, 고통이 없는 온전한 고기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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