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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부터의 탈출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2월
평점 :

고바야시 야스미(Yasumi Kobayashi, 小林 泰三, こばやし やすみ 1962년~2020년) 일본의 SF, 공포, 미스터리 작가이다. 오사카대학 기초공학부를 졸업하고, 오사카 대학원 기초 공학 연구 석사 학위를 받고, 연구소에서 개발자로 근무했다. 연구원으로 살듯했지만, 그의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멈출 수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1995년 서른세 살의 늦은 나이에 『장남감 수리공』으로 제2회 일본 공포 소설 대상 단편 상을 받으며 등단하게 된다. 첫 단편이 누계 15만 부를 넘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타나가 레이나 주연으로 영화화까지 되었다고 한다. 1996년~2020년 사망할 때까지 일본추리작가협회, 우주 작가협회, 일본 SF 작가협회 등에서 영향력 있는 활동을 해왔다.
『미래로부터의 탈출』은 작가의 마지막 작품인데, 암으로 투병 중이면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열정은 2019년 1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고통스러운 몸을 가누며 완성해 낸 소설이다. 이 소개 글을 보면서 문뜩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유독 겨울이 잘 어울리고, 투병 중에 오장을 긁어내는 듯한 목소리로 마지막 앨범을 낸 김현식 말이다.
「내 사랑 내 곁에」 1991년 겨울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노점에서 손수레에 노래 테이프를 팔았는데, 시내 어디를 가도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었다. “나의 모든 사랑이 떠나가는 날이~ 당신의 그 웃음 뒤에서 함께 하는데~ 철이 없는 욕심에 그 많은 미련에~ 당신이 있는 건 아닌지 아니겠지요~” 한국 대중가요 역사상 최고의 곡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 노래는, 서른둘에 간 경변으로 세상을 떠난 김현식의 마지막 앨범이다. 고통을 끌어 올려 부르는 노래는 마치 쇳소리 진한 허스키한 노래로 들렸고, 그의 창법으로 생각한 사람이 많았지만, 그의 초기 노래를 아는 사람 들은 목소리에 묻어 나오는 고통의 신음이 들렸다. 그는 마지막까지 노래를 부르다가 세상을 떠났고, 고뱌야시 야스미는 글을 쓰면서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의 열정은 죽음이라는 공포와 무기력한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무언가가 느껴진다.
『메멘토』에서 시작해서 『아일랜드』로 연결되는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100세 노인의 메멘토, 100세 노인의 아일랜드라고 말이다. 소설은 1부에서 3부로 각각 이야기가 진행된다. 1부에서 전동휠체어에 탄 주인공은 자신이 누구인지, 왜 여기에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도 알지 못한다. 확실하게 100세가 맞는지도 모를 노인이 100명 가까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게다가 모두가 주인공과 상태가 비슷하며, 직원들은 친절한데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다른 나라의 말인지, 아니면 주인공이 치매에 걸려서 그런 것인지 말이다. 우선,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주인공이 있는 곳이 감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100세 가까이 이들을 죽이지 않고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트릭스의 세계관을 빌리자면 생체 에너지라도 추출할 텐데, 이 노인네들 100명으로는 그럴 이유조차 보이지 않는다.
아니면, 너무나 윤리적인 세상이라서 강력범죄자들을 사형시키지 않고 기억을 소멸시켜 평생 감옥에서 살게 하는 것일까? 소설 1부의 진행은 마치 영화 『토탈리콜』에서 퀘이드가 자신의 진짜 기억을 찾아 원래 하려던 목적을 되찾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찌하여 4명의 100세 노인들이 시설에 의문을 가진 주인공을 중심으로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다가, 한 노인이 기억이 리셋된 채 노인들에게 돌려보내고, 또 다음 노인의 기억이 리셋된 채 돌려보낸다. 노인들의 계획을 다 알고 있는 듯한 관리자의 조치로 말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르네 데카르트」 모든 것을 의심하더라도 더 이상의 의심할 수 없는 진리라고 확신하고, 이를 모든 학문의 제1 원리로 정립하였다. 데카르트는 근대 철학의 창시자로 불리며, 나라는 존재로 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나라는 존재로 물질세계의 진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즉 ‘에고’ 나는 결코 변할 수 없는 진리 그 자체여야 다음 논리들이 들어맞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생각을 한다. 심지어 조현병 환자도 치매에 걸렸어도, 소통이 어려울 뿐 각자의 생각은 한다. 우리의 생각은 기업을 되씹는 작용인가? 아니면 세상에 존재를 입증하기 위한 작용인가? 인간이 죽는다는 것은 육체의 죽음을 의미할까? 아니면, 기억의 소멸을 의미할까? 살아 있는 육체에 기억이 조작된다면 죽은 것일까? 살아 있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