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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없으면 가난해지고 - 여자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사적인 이야기
김박은경 지음 / 소명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비밀(Secret) 공적인 일에 쓰일 때는 군사적·정치적일 때는 소속된 국가의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중요한 일이 된다. 반면에, 개인적이거나 소규모의 집단으로 가게 되면, 타인에게서 용납받기 힘들거나, 타인에게 해가 되거나, 알려지면 곤란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직박구리’ 대표적인 바탕화면의 폴더이름이며, 대표적인 비밀의 대명사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직박구리’에 관용적이기도 하나, 대부분은 야유와 비난을 받게 된다.
가난(Poverty) 살림살이란 여가나 여흥을 즐기는 단계가 아닌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를 일컫는다. 즉, 생명 유지에 필수요건인 의식주와 보건과 교육 등 사회적으로 받아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가지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난이 사회로 넘어가면 ‘빈곤’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두 가지 현상이 등장한다.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이다. 백만 불(약 12억)을 가지면 중상층이라고 부르며 상위 10% 안에 들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억만장자라고 불리는 상위 1%와 격차는 어마어마해서 백만장자들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가난하다고 느끼게 된다. 이것이 상대적 빈곤이다. 절대적 빈곤은 그야말로 옛날부터 굶어 죽는 것을 말한다. 역사이래 어떤 위인도 이 절대적 빈곤을 해결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소에게 먹일 옥수수는 남아돌아도,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에 돌아가는 식량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밀이 없으면 가난해지고』 책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로 쓰였다. 하나의 주제를 던지고, 그에 대한 사유를 풀어 넣는 방식이다. 하나의 주제에 5~6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략 60가지 제목들은 나에게는 질문으로 느껴졌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기 전에 먼저 상상을 해보고, 나올 이야기를 예상해보거나, 나와 다른 생각일 때는 수긍하거나, 반대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알고 싶은 것은 여자의 비밀은 왜 부자의 조건이 되는가였다. 나는 남자니까 모를 수 있지 않을까?
“노브라노브라 하다 보면 노브라가 이상해지지” ,“나쁜 일은 사는 동안 계속 일어날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고통에서 뭔가 배울 수 있는 한 헛된 고통은 없다는 사고방식을 갖추는 것뿐이다.” 「치데라 에그루」 글의 서문을 보면서, 문뜩 텔레비전 광고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잖아!, 고생을 왜 돈 주고 사요?’ 뭔가 배울 수 있다면 그냥 고통 없이 배우는 게 최고 아닌가? 왜 고통을 통해서 배움을 말하는 것일까? ‘치데리 에그루는 #처진가슴도중요하다’는 해시태그로 유명하다고 한다. 저자 또한 노브라의 편리함과 자유로움을 인정하고 동경하지만, 정작 밖에 나갈 때는 두꺼운 옷으로 유두를 가리거나, 편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들은 많은 사람 속에서도 당당히 노브라로 사는데 브래지어를 다 내다 버리지 못하는 나의 까닭은 무엇일까. 남의 눈 때문이 아니라 남의 눈을 바라보는 나의 눈 때문이겠지.” 결국, 저자는 노브라를 하지 못한다고 전해진다.
“남편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사람” 저자는 사랑을 믿지 않으면서 연애를 했고, 비혼주의자면서 결혼을 했다. 저자의 아버지에게는 특별한 레시피가 있다고 한다. 혼자 살게 되어 일상의 요리법도 있지만, 식구들을 위해 도맡아서 하던 메뉴들도 있다고 한다. 단순 때우기 정도가 아니라 요리 급으로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해놓고 자녀들을 부르면 우르르 몰려가서 ‘맛있다’ 노래를 부르면서 가족 행사를 한다고 한다. 궁금해하는 자녀들을 위해 레시피를 디스켓에 담아 주셨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아버지의 레시피 디스켓은 열어보지 않을 것 같다. 맛이 나올 리 없고, 레시피 행간 가득한 마음들에 나는 익사하거나 타버릴 거다. 아버지는 나는 너무 사랑하시고, 남편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고,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신다. 안다, 너무나 잘 알아서 마음이 너무 힘들다.” 결국, 저자는 남편을 사랑을 아직 알지 못한다고 전해진다.
여자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남자인 내가 훔쳐 읽으니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다.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는 왜 비밀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지 조금은 이해가 갔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더라. 비밀이 많으면 지켜야 할 것이 많고, 행복할 시간이 줄어든다고 말이다. 10년 뒤에 저자의 2탄이 다시 읽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