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 ㅣ 이어령 대화록 1
이어령 지음, 김태완 엮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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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메멘토 모리

▷ 이어령 저 / 김태완 편

▷ 열림원

▷ 2022년 01월 24일

▷ 244쪽 ∥ 380g ∥ 135*210*20mm

▷ 인문 에세이

 

 

 

 

 

이어령(1933년 ~ 90세)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육자, 정치가로서, 대한민국 제29대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 경기고 교사와 단국대 강사를 거쳐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1955년 서울대 재학시절, 당시 문단의 거두였던 김동리, 조향, 이무영을 각각 ‘미몽의 우상’, ‘사기사의 우상’, ‘우매의 우상’이라고 비판했고, 22세인 그의 글은 한국일보 논설 전면에 실리며 화려한 데뷔를 하게 된다. 정말 날카로운 지성이었고, 그의 주장에는 일관성과 이유가 명확했고, 논란의 중심에도 많이 섰다.

 

 

 

 

 

古 이병철 회장(삼성)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신부에게 24가지의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다. 이 24가지의 질문에 이어령 교수는 자신만의 대답을 지금 하고 있다. 24가지의 질문만 적어도 1200자가 넘기에, 가장 인상적인 질문과 답을 적어보려 한다. 그리고 교수는 무신론자였고 기독교와 논쟁도 많이 벌였다. 하지만 2007년 딸인 이민아 목사와 노환의 병, 고독 등의 영향으로 세례를 받고 기독교 신자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대답은 영성에 가까운 답을 하게 될 것이다.

 

 

 

 

 

P.92 「질문1 하나님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요?」 【신부】 “1+1=2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칸트, 데카르트 같은 철학자도 자신을 증명하지 못했다. 증명은 우리가 하는 게 아니라 신이 하는 것이다.” 【이어령】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증명하려고 하지 마라.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중략》 그러니까 종교의 영역은 지성의 영역이 아니라 영성의 영역입니다.” 나는 한때 매우 열심인 개신교 신자였고, 천주교 신자였다. 신을 증명하지는 못했지만, 가벼운 잘못도 반성하지 않는 공동체에 회의를 느꼈고, 지금은 불가지론적 유신론자로 살아간다. 신의 영역은 인간이 판단하거나 상상할 수 없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P.127 「질문8 성경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신부】 “성경은 알다시피 아람어를 히브리어, 그리스어로 옮긴 거예요. 그리고 그것을 다시 라틴어로 옮기고, 또다시 각 나라말로 옮긴 것이지요. 성서 무오류설이란 그 진리에 오류가 없다는 것이지 번역된 자구 하나하나가 절대라는 것이 아닙니다. 《중략》 인간의 논리에 앞뒤가 맞게 편찬되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게 돼요.” 【이어령】 “과학자들은 화석이나 유물의 발굴을 통해서 역사적 사실을 증명하려고 하죠. 그런데 저와 같이 문학 하는 사람들에겐 ‘말’과 ‘문자’가 바로 그 화석이요. 유물인 게죠. 그리고 또 그들은 있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있는 것을 ‘표현’하려고 합니다. 《중략》 하나님 말씀이 성경이라면, 인간이 쓴 성경은 달그림자에요. 하늘의 달은 그대로인데, 수백 수천의 강물에 비치는 달그림자는 물결에 따라 서로 달라요. 그런데 달그림자를 두고 자꾸 하나님이라고 하면 되겄어?”

 

 

성경의 구약은 유대교의 성경 타나크에서 비롯한다. 유대민족은 오랜 세월 가나안 일대에서 왕국을 구성하여 살아왔다. 분열과 통일을 반복했으며, 주변 강대국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솔로몬 사후 이스라엘 왕국과 유다 왕국으로 분열하였고, 기원전 5세기경에 각각 멸망하게 된다. 타나크는 바빌로니아 노예가 되었을 때 쓰인 신화와 역사의 기록이다. 우리의 단군 신화처럼 ‘에덴동산’, ‘아담과 이브’는 소설과 같다. 곰이 사람이 되었다고 믿는 사람이 없지 않은가? 그리고 기독교의 뿌리인 유대교에는 신약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경책에 진리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는 거짓 선지자라고 말한다. 성경은 공동체의 역사서이자 참고서이다. 이것을 도구로 삼는 것은 달그림자를 달이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메멘토 모리』 진짜 재미있는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다. 개인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책이 취향인데, 신부도 노교수의 답도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하는 사유에 참고일 뿐이다. 그래서 질문1의 대답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질문8의 대답에는 수긍하게 된다. 세상에는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이 말을 믿는다. 한국 최고의 부자였던 古 이병철 회장은 왜 사회나 경제 전문가가 아닌 신부에게 질문했을까? 세상의 9,999가지의 고민이 1개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바로 건강이다. 지금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면, 당신은 그 누구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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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대 패싱 - 튀고 싶지만 튀지 못하는 소심한 반항아들
윤석만.천하람 지음 / 가디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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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낀대 패싱

▷ 윤석만 / 천하람

▷ 가디언

▷ 2022년 01월 25일

▷ 268쪽 ∥ 336g ∥ 140*200*20mm

▷ 한국사회비평

 

 

 

 

 

?? “우리가 이룩한 것을 잘 보고 따라와.” 586세대의 정의. “제가 그걸 왜 해야 하죠?” MZ세대의 공정. 책은 70년대 초반에서 80년대 중반, 3040(36~49세)을 낀대 세대라고 부르고 있다. “왜 그렇게 입고 다니나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좋거든요.”라고 대답한 X세대이자 Z세대의 부모들이다. 서태지의 ‘난 알아요’로 대표되는 X세대는 90년대 문화를 이끈 세대이며,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꾼 세대이다. 그래서 언론은 그들을 ‘신인류’라고 불렀다. MZ세대에서 M을 맡은 Y세대는 586세대의 자녀들이다. 주로 90년대에 태어나서 아날로그와 청소년 시기에 디지털에 익숙해진 세대를 말한다. Z세대는 신인류의 자녀들로서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에 익숙하고, 텍스트보다 이미지와 동영상을 선호하며, 자신을 노출하고 소통에 거리낌이 없는 ‘신인류’이다. MZ세대가 우리 인구의 34%가량을 현재 차지하고 있고, 생산과 소비의 주축이라 할 수 있다.

 

 

 

 

 

P.38 “낀대들의 기억 속엔 초등학교와 초등학교가 혼재한다. 초등학교가 초등학교로 용어가 바뀐 건 일제 식민지 문화의 잔재라는 지적 때문이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과거의 초등학교에는 요즘의 상식으론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일제 식민지하에서의 교사란 폭력집단에 가까웠다. 일제의 문화와 방식을 강제적으로 주입받았으니 말이다. 그 잔재로 국민학교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맞지 않은 학생이 없었다. 책상에 올라가서 꿇어앉는 것은 기본이고, 얼차려에 마대가 부서질 때까지 두들겨 맞았다. 특별한 이유도 필요 없었다. 우리 반이 전체 꼴찌를 하면 순서대로 불려 나가 맞았다. 칠판을 가리켜야 할 지시봉을 폭력의 도구로 사용하였으니 말이다. 남녀 나이에 구분 없이 두들겨 패는 것부터 배우고 선생질을 시작했다. 내 기억 속에 선생은 깡패들과 다른 바 없었다.

 

 

 

 

 

P.54 「586의 가스라이팅, X세대는 왜 문파가 됐나?」 “1998학번인 필자 중 한 명이 신입생 당시 겪은 일화는 다소 우스꽝스럽다. 《중략》 집회를 나가면 선배들은 과거의 행적을 무용담처럼 늘어놨다. 그 후에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은 많았다. 총학생회 주도로 ‘군사 독재 타도’ 느낌의 대자보를 써 붙이고, 대규모 집회를 열며, 해가 지면 촛불을 들고 ‘아침 이슬’을 떼창했다.” 1960년 4·19혁명, 1980년 5·18민주화운동, 1987년 6·10 민주항쟁에 이르기까지 세대는 독재에 항쟁해왔다. 그 마지막 정점이 1987로 마무리되며, 그 주축이 되는 세대가 지금의 586 들이다. 그들이 학교에 돌아왔을 때, 학생회의 간부들로서 후배들을 지도했다. 90년 중반이 넘을 때까지 이들은 학교와 노동계에서 영향력을 펼쳤다. 선배들의 삭발하는 장면을 보고, ‘청년의 기상’을 부르며 행진을 하던 시절이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게 옳은 것인 줄 알았고, 그들의 말이 맞는 줄 알았다. 결국은 그들은 그때도 간부였고, 지금도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는 간부들이다. 나는 그들을 ‘간부 개미’라고 부른다. 일반 개미가 될 수 없는 병정개미들처럼 말이다.

 

 

 

 

 

책은 정치권을 지배하고 있는 586세대와 경제의 주축이 된 MZ세대 중간에 끼인 X세대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하지만 올해 3월 9일의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정치색을 너무 많이 낸 책이다. 보수에서 대학 시절 극진보 이후 아무런 정치색을 띠지 않는 나에게는 보기 편한 책은 아니었다. 586세대 정치인들이 대거 포진한 곳은 민주당이다. 결국, 책은 민주당을 까는 것이 주력이다. 거기에 애먼 MZ세대를 끌어들여 위기처럼 각색했다. 이런 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책에서 말하는 낀대 세대로서, 나는 세대 간의 갈등을 느껴보지 못했다.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위선적인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나쁜 것이고, 젊은 아이 중에 몇몇 생각이 돌발행동을 하는 사람이 이상한 것으로 생각한다. 세대 간의 문제가 아니라, 몇몇 특정 인물들이 문제인 것이다. 나는 왜 X세대가 외면받고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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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세상의 주인공들에게 - 우리가 만나게 될 새로운 미래 ㅣ 아우름 52
이상근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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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메타버스 세상의 주인공들에게

▷ 이상근

▷ 샘터

▷ 2022년 01월 15일

▷ 160쪽 ∥ 200g ∥ 133*198*20mm

▷ 에세이

 

 

 

 

 

유니버스(Universe, 우주, 삼라만상, 세계) 실질적인 의미는 우주(宇宙) 즉 ‘공간’이나 ‘공간의 총체’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좁은 의미로 지구 대기권 밖의 검은 세계를 말하며, 넓은 의미로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스페이스(Space) ‘우주 공간’, 유니버스(Universe) ‘삼라만상’, 코스모스(Cosmos) ‘형이상학적인 모든 세계’로 나눌 수 있겠다.

 

 

 

 

 

메타버스(Metaverse)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출간된 소설 『스노 크래시』속의 유래된 단어로서, Meta(초월)와 Universe(삼라만상)의 합성어이다.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현실과 디지털 세계의 중간쯤에 있는 것으로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같은 서비스도 있다. 메타버스를 형이상적인 다른 정신세계나 현상의 세계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하게 말하면 메타버스는 유니버스의 두 번째 개념인 삼라만상의 인지 가능한 사물과 현상으로 제한된다.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통신세계에서 우리의 뇌가 인지하는 영역 말이다. 실질적으로 유니버스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그런데 왜 요즈음 이와 관련된 책이나 정보가 넘쳐날까? 그것은 아직 만들지 못했고, 사용하지 못했고, 질서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NFT, 메타버스 3가지의 공통점은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P.19 「새로운 우주, 메타버스」 책에서 증강, 현실, 가상으로 나누어 새로운 세계로 메타버스를 설명한다. 가상세계를 물리적인 세계와 나누어 형이상학적인 정신의 세계로 설명한 것이 잘못이다. 형이상학은 인간이 경험하지 못하거나, 경험할 수 없는 세계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메타버스는 네트워크 기반의 서비스가 물리적 제한을 덜 받는 방법이라 설명해야 옳다. 컴퓨터 마우스가 발명되기 전에는 글자 위에의 정보를 입력하거나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MS-DOS를 사용해본 세대나, PC 통신을 경험해본 세대라면 더욱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마우스가 개발됨으로 인해 현재의 GUI(graphical user interface)가 상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1952년 군사 연구소에서 트랙볼이 개발된 이후, 1982년 로지텍에 의해 상용화되고 40년이 지난 지금도 입력 도구로 사용 중이다. 아직 마우스보다 더욱 편리하고 상업적인 입력 도구는 없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이런 마우스와 같은 입력 방식의 변화로 이해하기가 훨씬 쉽다. 증강현실이라는 것도 우리 몸에 부착된 스마트 장비를 통하여 네트워크 장비와 소통을 위한 입력 도구이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지 대략 2~300년 정도 될 것이다. 오늘날에는 일론 머스크가 암호화폐를 팔아먹고 있다. 암호화폐는 아직 어느 국가에서도 인정받은 바 없고, 공식적으로 상용화되거나 가성비가 뛰어난 화폐가 아니다. 같은 블록체인 기술인 NFT(대체불가능토큰)는 어떨까? 라바랩스가 발행 “크립토펑크 #9998” 이상한 캐릭터는 총 6225억 원이나 팔렸다. 블록체인 기술은 P2P 방식으로 전 세계 컴퓨터 서버에 분산 저장이 되기에 절대 보안이 가능하다고 한다. 세상에는 ‘완벽’이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데, ‘대체불가능’이라는 말은 누가 보장하고 있을까? 1999년 12월 밀레니엄버그를 대비하기 위해 나는 3일 밤을 서버 앞에 있어야 했다. 2000년 1월 1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2000년 이후의 연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핵미사일이 발사되고, 금융시스템이 마비되고 거의 지구 종말 급의 시대였다.

 

 

지금 말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표준규격이 되기 전의 많은 실험적 기술을 의미한다. MP3, MP4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것보다 더욱 뛰어난 규격도 많다. 하지만 자본시장에서 위의 규격이 살아남았다. 20년 전에 생수를 사 먹을지 누가 예상했을까? 어떤 뛰어난 네트워크 기술이 나올지 알 수 없으므로, 너무 설레발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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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 문장
백건필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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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 문장

▷ 백건필

▷ 국일미디어

▷ 2021년 12월 06일

▷ 368쪽 ∥ 566g ∥ 140*210*30mm

▷ 창조적 사고 / 마케팅

 

 

 

 

 

tvN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라는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한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확실한 교양 프로그램으로써의 컨셉을 가지고 있다. “들어 봤지만 읽지는 못해서 궁금했던 책만 골라서 대신 읽어 드립니다.” 제1화에 책을 읽어 준 사람은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이며, 책의 제목은 『개소리에 대하여』이다. 우리말로 번역을 기가 막히게 했는데, 원제는 『ON BULLSHIT』 따뜻한 입김을 그냥 내뱉는다는 표현이다. 그러니까 아무짝에도 쓸 때가 없는 말이라는 뜻이다.

 

 

 

 

 

“어느 화창한 봄날, 눈이 먼 노인이 길에서 구걸하고 있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한 남자가 지나가다가 이 광경을 목격하고 주머니에서 펜을 꺼내 팻말을 고쳤다. 그러자 텅 비어 있던 모금함에 어마어마한 돈이 쌓이기 시작했다. 《화창한 날입니다. 하지만 전 그걸 볼 수가 없군요.》” 앞 문장과 뒤 문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앞은 ‘당신이 나를 도와야 한다’라는 강요지만, 뒤는 ‘나의 이야기를 통해 당신이 도울지 말지 선택할 수 있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스토리’를 제공한다. 두 말의 의미는 같지만, 표현의 방식은 다르다.

 

 

 

 

 

카피라이터(Copywriter) 상품이나 기업을 홍보하기 위해 미디어에 사용하는 문구를 쓰는 사람을 말한다. 그들이 작업한 문구를 카피파이팅(Copywriting)이라고 한다. “카피라이팅은 신춘문예가 아니다. 철저히 대상의 요구를 분석해서 물건을 팔아야 한다.” 위의 구걸하던 노인을 생각해보자. 매우 멋진 문장을 만들어 자신을 실력을 과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대상이 어떠한 마음이든지 간에 모금함에 돈을 채우는 것이 목적이다. 서투른 카피라이터는 대상이 욕구를 무시하고 화려한 문장으로 자아도취에 빠진다. 즉 ‘개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목적을 상실하고 자신이 인정받고 싶은 욕구만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진정성’이 없다고 표현한다. 인류는 오랜 진화의 역사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타인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것 말이다. 인간이 다른 유인원보다 흰자위가 유달리 큰 것은, 눈을 맞추고 동공을 보여줌으로써 속이지 않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P.52 「욕구의 위계질서」 심리학 서적에서 유독 많이 볼 수 있는 말이다. 여덟 가지 인간의 선천적 욕구에 관한 것인데, 가스라이팅이라는 범죄도 이런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에 기반을 둔다. 생명 연장, 먹는 즐거움, 안전함, 성적 만족, 안락한 생활, 우월함, 보호자, 사회적 인정이 인간의 선천적 욕구라고 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세 가지는 다른 욕구보다 가장 우선하는데, 생존과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성장하고 싶은 욕구이다. 고 이병철 회장도 죽기 전에 신부에게 24가지의 질문을 하는데 현세와 경제가 아니라, 추상적인 종교와 신에 관한 것이었다. 인간의 모든 욕구는 ‘생존’이 만족하였을 때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즉 아무리 훌륭한 문구라고 해도 최종단계의 욕구에 반한다면 성공할 수 없다. 이것이 ‘누구에게 무엇을 줄까?’라는 핵심 가치이다.

 

 

 

 

 

“핵심 가치: 누구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가치 제안: 확 꽂히는 헤드라인을 쓰는 6가지 유형, 가치 입증: 고객을 설득하는 8단계 PERSUADE 공식, 행동 촉구: 즉시 결제하게 하는 7가지 CLOSING 기법”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물론 이것들은 마케팅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 같지만, 우리의 일상에도 필요한 것들이다. 사람의 뇌는 하루에 35,000개의 결정을 한다고 한다. 의식과 무의식이 합해진 숫자이지만, 숨을 쉴지, 어디로 갈지,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볼지, 무슨 말을 할지, 어떻게 말을 할지 등 뇌의 결정에서 행동으로 연결된다. 마케팅에서도 인정받는 기법을 습관으로 가지고 평소에 말을 하거나 글을 쓴다고 생각해보자. 더는 ‘개소리’가 아닌 ‘진정성’ 있는 솔직한 말과 글이 전달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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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ㅣ 세상을 방랑하는 철학 1
파스칼 세이스 지음, 이슬아.송설아 옮김 / 레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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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 파스칼 세이스

▷ 레모출판사

▷ 2021년 12월 27일

▷ 256쪽 ∥ 408g ∥ 140*210*20mm

▷ 인문 에세이

 

 

 

 

 

P.25 「‘아니요’라는 말」 “삶에서 최소한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서는, 그것이 거실의 커튼 색이 되었든, 소파의 위치가 되었든 간에 기본적으로 마음을 먹어야 하고, 마음을 먹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야 한다. 인간은 습관의 노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변화를 향한 이런 결심이 자유를 위한 근본적 행위라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철학자 알랭은 “잠든 자는 ‘네’라고 말하고, 깨어 있는 자는 ‘아니오’라며 고개를 내젓는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 말은 사유하는 것은 우리가 믿는 것을 부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말이라고 한다. 이는 한 박자 쉬어가며 생각을 정리하고 전진하기 위해서이며, 좋은 결정, 공정한 결정, 유용한 결정을 내리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세상을 새롭게 보고, 스스로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을 부인해야 한다.

 

 

저자의 논리에 설득당하고 말았다. 우리는 왜 생각을 해야 할까? 삶에서 무언가를 바꿀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가 아닌가? 커튼 색의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하면, 아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두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네’라고 받아들이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하지만 삶에서 아주 작은 것이라도 무언가를 바꾸고 싶거나, 가능성을 찾고 싶다면 ‘아니오’라는 말이 필요하다. 상대를 부정하는 ‘아니오’가 아닌, 깨어 있는 생각을 하려는 ‘아니오’ 말이다.

 

 

 

 

 

P.212 「전염볌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 “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웠듯, 흑사병은 1347년부터 1351년까지 단 4년 만에 유럽 인구의 3분의 1인 1천 3백만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시기에 단테는 피렌체를 떠나 도망쳤고, 보카치오는 『데카메론』을 집필했다. 《중략》 100편의 단편을 담은 이 책에서, 무시무시한 흑사병은 그 누구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는 잔인한 전염병이었다. “신사 숙녀들로 가득했던 웅장한 성과 아름다운 저택에서 이제는 가장 천한 하인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네!”라고 썼다. 젊건, 돈이 많건, 아름답건, 건강하건 흑사병은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프랑스 추리소설 작가 프레드 바르가스의 소설에서 어느 중세 건물의 ‘CLT’의 의미를 파헤쳤는데, Cito(빨리), Longe(멀리), Tarde(늦게)를 의미한다고 한다. 흑사병에서 무사하려면 “빨리 떠나거나, 멀리 가서, 늦게 돌아오라”라는 것이다. 프랑스의 왕은 이러한 이유로 수도를 떠났고, 보로도의 시장은 권력을 이양하고 떠났다.

 

 

저자는 전염병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어’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왕이든, 부자이든, 가난하든 ‘가장 먼 곳으로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마라’가 그들을 구한 것은 아닐까? 코로나 19는 현재 세계에서 570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 중세시대의 인구와 비교되지 않지만, 현재의 의료시스템을 고려했을 때, 흡사 흑사병의 치사율만큼이나 많은 숫자이다. 팬데믹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단어는 무엇일까? ‘마스크, 백신, 제한’과 ‘노 마스크, 음모, 자유’ 우리는 어떠한 단어를 써야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팬데믹 상황에서 자율적 행위자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면서, 사회적 감염의 책임을 모두 질 수 있을까? 나는 지하철 입구나, 버스정류장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매우 혐오한다. 자신의 자유라고 말하지만, 광범위하게 피해를 주는 행위다. 질서를 위해 흡연자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일까? 질서를 위해서 자유를 외치고 질서에 반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일까?

 

 

 

 

 

많은 질문을 던지는 책이고, 또 독자는 그걸 받아서 사유하는 재미있는 책이다. 이처럼 완전한 답이 없는 질문들이 더욱 재미있다. 정답이 없으므로 개개인 독자의 생각이 정답이다. 정답의 우열을 가리려면 만나서 대화로 가리면 된다. 몰입도가 좋고, 저자가 질문하는 방식에도 격이 느껴져 유쾌하게 답할 수 있어 좋았다. 이런 사유의 책이라면 2~3번은 반복적으로 더 읽어도 좋다는 것이 나의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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