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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38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운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7월
평점 :

현대지성 클래식을 읽고 수집하고 있는 독자입니다. 이번에 서른 여덟번째는 역사상 가장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교황청이 금서로 지정, 나폴레옹과 같은 혁명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 책 <군주론>입니다. 국민이 주인인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정치사상가의 교훈을 배우고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지침서 ‘움베르토 에코의 제자’ 김운찬 교수의 이탈리아어 원전 완역본으로 냉엄한 현실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처세술과 리더십을 배워볼 인생 필독서입니다.
p.108 아카이아인들의 필로포이멘은 작가들에게 칭송받는 군주입니다. 그는 평화로운 시기에도 전쟁을 치르는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했고, 동료들과 함께 전장에 있을 때면 자주 걸음을 멈추고 그들과 논의했다고 합니다. “적이 저 언덕 위에 있고 우리는 군대와 함께 여기 있다면, 누가 더 유리할까? 어떻게 대열을 유지하면서 적을 공격하러 갈 수 있을까? 만약 우리가 퇴각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p.111 ‘어떻게 사는가’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사이는 거리가 아주 멀다 보니 실제로 행하는 일보다 해야 할 일을 지향하는 사람은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파멸을 배우게 됩니다. 모든 부분에서 착한 일을 하려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다수 사이에서 파멸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므로 군주가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고 싶다면 착하게 굴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하며, 필요에 따라 그렇게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만드는 자보다 사랑받는 존재로 만드는 자를 해칠 때 덜 주저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유는 사랑은 의무의 결속으로 유지되는데, 사람들은 사악하기 때문에 자기가 이익을 얻을 기회가 생기면 관계를 깨뜨릴 수 있지만, 두려움은 처벌에 대한 공포로 유지되므로 절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예로 시칠리아 아가토클래스는 평범한 보통사람으로 낮고 비천한 신분에서 시라쿠사의 왕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을 죽이고 수많은 악행으로 군주가 된 것입니다. 사악하고 역겨운 수단이나 방식으로 군주의 자리에 오르는 경우 호의는 얻지는 못했으나 포위를 당하고 어려움에 처했으나 도시를 지켰습니다.
<군주론>은 단지 잔혹한 통치를 옹호하려고 쓴 책이라고 많은 오해를 받아왔지만 당시 이탈리아는 크고 작은 나라들로 분열되어 서로 싸웠고, 강대국의 침략에 번번이 시달렸을 상황에서 이 책에는 무력을 쓴 강력한 군주가 등장해 이탈리아를 통일하고 외세의 지배에서 해방하기를 바라는 열망이 담겨 있다고 마키아벨리는 말합니다. 현재는 무엇보다 금기를 깨고 ‘현실정치’의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근대 정치학의 토대를 다진 책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군주는 짐승의 방법을 쓸 줄 알아야 하고 그중에서도 여우와 사자를 모방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자는 덫으로부터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여우는 늑대 앞에서 꼼짝도 못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덫을 알려면 여우가 되어야 하고, 늑대를 쫓아내려면 사자가 되어야 한다는 표현, 단순히 사자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신중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자기에게 불리하거나 신의를 약속한 이유가 사라졌을 때 신의를 지킬수 없을뿐더러 지키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군주는 교활하지도 않고 정직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칭찬 받을 만한 일인지 알고 있지만 또한 교활하게 사람들을 속이는 법도 잘 알고 있습니다.
책은 다소 직설적이지만 정치 세계의 민낯을 살펴볼 수 있고 당시 유럽의 정세와 사회상을 세밀히 파악할 수 있으며 오늘날 많은 시간은 흘렀지만 군주 즉 리더가 갖추어야 할 살아 있는 지혜는 변함이 없습니다. “실전에서 살아남은 날것의 지식” 그대로를 전하기에, 지난 500년간 통치자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이끄는 위치에 선 리더에게는 “나만 알고 싶은 책”으로 읽혔기 때문입니다. 지금 정치인들도 국민의 사랑을 받기엔 많이 부족한 상황이지요. 국민들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생활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지혜로운 정치가 필요한 때입니다.
현대지성에서 지원해 주신 책입니다.